데이터로 본 K-Contents & Star
- 두 PD 익숙한 재미 반복...후배 PD에게 기존 방식 넘기고
- 보다 실험적 포맷의 리더로 나서야 할 시점

'데이터로 본 K-Contents & Star'에서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두 스타PD, 김태호PD와 나영석PD에 대해 다룬다. 이들 PD의 연출 스타일의 차이점과 콘텐츠 경쟁력등에 대해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총 3편에 걸쳐 집중 분석한다. 

①나영석과 김태호: #프리미엄#섭외#감정코드 

② 나영석과 김태호: #화제성#선호층

③ 나영석과 김태호 : #펀덱스#취약점

예능에도 분명히 트렌드가 존재한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전성시대를 지나, 관찰 예능이 대세로 자리잡았고, 음악·댄스 오디션 예능과 연애 매칭 프로그램도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왔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나영석과 김태호는 여전히 K-예능의 중심에 서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은 방송가에서 가장 강력한 섭외력을 가진 동시에, 방송사와 OTT 모두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제작자들이다. 

이들의 영향력은 단순히 개인의 커리어를 넘어서, K-예능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을 만큼 막강하다. 나영석과 김태호 PD가 만드는 콘텐츠의 현재 위치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보는 일은 산업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이번 '나영석과 김태호'시리즈의 마지막 편은 앞선 2개 칼럼에서 다뤘던 △PD별 스타일△화제성△선호 세대의 차이를 기반으로 '재미강도지수'라는 관점을 더해 이들의 작품을 분석한다. 

재미강도지수(fun-index)...펀덱스란?

'재미강도지수'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고안한 지표로 프로그램의 화제성이 방송 첫 주에서 마지막 주까지 어떤 흐름을 보였는지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특정 콘텐츠가 초반보다 후반의 화제성이 높다면 시청자들이 해당 콘텐츠에 점점 더 몰입했다는 뜻이 된다. 이 경우 ‘재미강도지수’가 높다. 반대로, 회차가 거듭될수록 화제성이 하락하는 경우는 ‘재미강도지수’가 낮다고 볼 수 있다.

표1. 나영석/김태호 PD 예능의 화제성 추이로 본 펀덱스 재미강도지수
표1. 나영석/김태호 PD 예능의 화제성 추이로 본 펀덱스 재미강도지수

위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회차가 거듭될수록 화제성이 감소하는 흐름을 보인다. 특히 나영석 PD의 △서진이네△삼시세끼 Light△나나투어 with 세븐틴 등은 초반에 기대감을 모았지만 중후반으로 갈수록 화제성이 낮아졌다.

이는 고정 포맷과 친숙한 출연진 중심의 전략이 반복되면서, 시청자에게 새로움이나 몰입의 동기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상대적으로 ‘뿅뿅 지구오락실’ 시리즈는 재미강도가 좋게 나타나고 있다. 이전 △1박2일△신서유기와 같은 '버라이어티 100% 오락 요소'를 담고 있는 ‘지락실’ 시리즈는 시즌3가 4월말 방송 예정이다. 익숙함과 반복적인 오락소재 등장에 대하여 시청자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재미강도 그래프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호 PD의 경우, ‘굿데이’가 방송 초반 △김수현△정해인△지드래곤 등 초특급 출연진으로 큰 화제를 모았으나, 뚜렷한 서사 없이 스타 출연에 의존한 기획으로 결국 후반부에서 흥미 유지에 실패했다.

물론 아직 방송중이기 때문에 최종 재미강도지수를 지켜봐야겠지만  화려한 라인업으로 무장한 '굿데이'가 4월1주차까지 보인 프로그램 경쟁력은 기대 이하다. 일부 출연자의 이슈로 인한 영향이 있긴 했지만 ‘굿데이’에 대해 네티즌 반응이 단조로운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비교적 도전적인 포맷으로 평가받은 ‘My name is 가브리엘’이나 ‘지구마불 세계여행’ 역시 큰 흐름에서 화제성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같은 결과는 앞서 1편(나영석과 김태호: #프리미엄#섭외#감정코드)에서 분석했듯 △나영석은 힐링과 자연스러움에 집중한 예능을△김태호는 서사 중심의 도전형 구조를 추구하지만, 두 방식 모두 디지털 시대의 빠르고 강한 몰입을 요구하는 소비 트렌드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펀덱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화제성이 증가한 베스트 예능들

표2. 화제성 추이로 본 재미강도지수가 높았던 예능 프로그램
표2. 화제성 추이로 본 재미강도지수가 높았던 예능 프로그램

위 그래프는 방송 중후반으로 갈수록 화제성이 오히려 상승한 예능들의 예시다. △환승연애2△하트시그널 시즌3△대탈출 등은 뚜렷한 서사와 관계성 혹은 경쟁 구도를 기반으로 회차별 긴장감을 구축해 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환승연애2’는 회차마다 등장 인물 간의 관계 변화와 감정선 전개가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후반부로 갈수록 폭발적인 화제성을 기록했다. ‘피지컬:100’은 미션 방식의 서바이벌 구조를 통해 경쟁 심리를 자극했고, 종국에는 최종 우승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며 재미강도지수가 최고조에 달했다.

이처럼 △기다려서 본방을 시청할 이유△결말이 궁금한 스토리텔링은 현재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성공 조건으로 자리잡고 있다.

익숙함을 넘어서야 할 시점

두 PD의 콘텐츠는 지금도 프리미엄 타임대에 편성되고 있다. 이들은 누구보다 영향력 있는 출연진을 섭외할 수 있고 플랫폼 확장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재미강도지수의 관점에서 보면, 이들이 보여주는 대부분의 예능은 ‘익숙한 재미’를 반복하는 경향이 강하다.

앞선 칼럼(1)에서 살펴본 감정 코드 분석처럼, 나영석 PD의 예능은 편안하고 흐름에 맡긴 힐링형 예능이며, 김태호 PD는 다큐형 서사와 감동 코드에 강점을 보인다. 하지만 지금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은 몰입력 있는 콘텐츠, 그리고 ‘짧고 강한’ 클립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제는 후배 PD들에게 기존의 예능 공식을 넘겨주고, 두 PD가 보다 실험적이고 새로운 포맷의 리더로 나서야 할 시점이다. 기다려서라도 보고 싶게 만드는 예능, 다음 회가 궁금해지는 예능을 이들이 다시 선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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