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한화·SK, 연말 인사로 새 판 짠다
현장 경험·전문성 중심…성과형 리더십 부상
경영 안정·혁신 병행 등 내년 전략 조기 수립 나서

국내 주요 그룹들이 잇달아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리더를 전진 배치하면서 기존 사장단과 함께 조직 안정을 꾀하면서도 변화를 가속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한화 △SK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앞다퉈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화 건설부문 김우석 대표이사, 한화임팩트 사업부문 양기원 대표이사, 한화세미택 김재현 대표이사. △사진= 한화그룹
왼쪽부터 한화 건설부문 김우석 대표이사, 한화임팩트 사업부문 양기원 대표이사, 한화세미택 김재현 대표이사. △사진= 한화그룹

한화그룹,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 겸비한 리더 전면 배치

먼저 한화그룹은 지난달 28일 △김우석 한화 건설부문 대표이사 △양기원 한화임팩트 사업부문 대표이사 △김재현 한화세미텍 대표이사 등 3개 계열사 신임 대표이사 3명을 내정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한화그룹은 △전문성 △경험 △글로벌 사업역량 등이 검증된 경영진을 배치, 회사의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이다.

한화그룹은 "해당 계열사는 신임 대표이사 책임하에 새로운 조직을 구성해 내년 경영전략을 조기에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계획을 실행해 나갈 예정"이라며 "급변하는 글로벌 사업 환경에 적응하고 사업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시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실 체제로 전환…조직 안정·후진 양성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개편했다.

삼성전자는 사업지원TF를 정식 조직인 사업지원실로 개편하면서 △전략팀 △경영진단팀 △피플팀 등 세 개 팀으로 구성했다.

사업지원실장에는 기존 사업지원TF의 박학규 사장이 위촉됐다. 그간 사업지원TF장을 맡아온 정현호 부회장은 이재용 회장 보좌역으로 위촉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전략팀장에는 주창훈 사업지원 TF 부사장이 맡는다. 피플팀장은 문희동 사업지원TF 부사장이 위촉됐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는 과거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해체 후 전자 계열사 시너지와 주요 의사결정을 조율하는 '미니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아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정 부회장이 후진 양성을 위해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며 “삼성전자 사업지원TF는 사업지원실로 명칭을 바꾸며 상설조직화됐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과 삼성전자뿐 아니라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도 세대교체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 김정아 대표이사.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 김정아 대표이사.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계열사 이노션, 여성 CEO 탄생으로 혁신 드라이브 강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은 김정아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현업 광고인 출신의 여성 CEO가 탄생하면서 혁신적인 변화와 과감한 도전에 기대가 크다.

김 신임 사장은 글로벌 사업영역 확대와 디지털 콘텐츠 역량 강화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고객 다변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노션은 "김 신임 사장은 지난 20여년간 이노션의 성장을 최전선에서 함께 만들어온 키플레이어"라며 "창의력을 근간으로 이노션의 챕터2를 준비해 나갈 리더십을 갖췄다"고 CEO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신임 김 사장은 지난 2006년 이노션에 입사해 △상무(2014년) △전무(2020년) △부사장(2023년) 승진 후 2년 만에 다시 최고경영진에 오르게 됐다.

30여년 동안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구글코리아, 도미노피자 등 국내외 굴지의 기업들 브랜드 캠페인도 제작하고 총괄해 왔다.

김 신임 사장은 "막중한 책임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크리에이티브라는 업의 본질을 바탕으로 광고 영역을 벗어난 새로운 비즈니스를 끊임없이 창출해 최고의 마케팅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 차세대 리더 대거 발탁…현장 중심 실행·R&D 강화

마지막으로 SK그룹은 현장 실무 경험과 R&D 역량 등 문제해결 능력이 있고 고객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경영진을 발탁하는 '2026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실제로 SK그룹은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형 리더들을 중용했다.

SK는 이번 사장 인사를 통해 사업체질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핵심으로 하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 각 사가 당면한 과제들을 조속히 매듭짓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는 재무 및 사업개발 전문가인 강동수 PM부문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운영 전반을 총괄하고 장용호 대표이사 사장을 보좌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정재헌 CGO(최고 거버넌스 책임자)가 사장을 맡는다. 정 사장은 회사의 컴플라이언스 역량을 높이고 거버넌스 체계 지속 고도화를 통해 고객 신뢰를 높일 계획이다. 유영상 현 SK텔레콤 사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회 위원장으로 그룹 AI 확산에 전념할 예정이다.

현장 중심의 실행력을 높이고 R&D 강화를 위해 차세대 리더들도 대거 발탁했다.

SK이노베이션 E&S는 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이종수 LNG 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선임해 안정적 경영 기반을 강화함과 동시에 에너지 설루션 등 새로운 성장을 모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에서는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이 사장으로 승진,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 개발을 통해 메모리반도체 전 분야에서 시장 선도를 목표로 미래기술연구원 조직을 진두지휘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각 계열사가 직면한 현안을 빠르게 해결하고 차세대 리더 보임을 통해 그룹 경영 후보군을 탄탄히 함과 동시에 현장과 실행 중심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그룹은 예년과 비슷하거나 일주일 빠르게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과 올해 실적 점검 및 내년 계획 수립을 준비하기 위해 사업보고회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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