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죽였다’, 2주 만에 글로벌 1위
'가정폭력' 다룬 작품, 입소문 타고 역주행
"방관자의 침묵이 만든 현실 말하고 싶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가 공개 2주 만에 글로벌 화제성 정점을 찍었다.
'당신이 죽였다'는 가정폭력을 소재로 다룬 다소 무거운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고 비영어권을 넘어 글로벌 순위 1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Tudum)’이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신이 죽였다’는 10~16일 기준 시청수 780만으로, 영어·비영어 쇼를 모두 합쳐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공개 첫 주 비영어 시리즈 8위에 머물렀던 작품이 2주 차에 정상을 밟는 ‘역주행’이 완성된 셈이다.
이 작품은 볼리비아·이집트·한국 등 20개국에서 비영어 쇼 1위, 총 71개국에서 TOP10에 오르며 넷플릭스 전체 네비게이션을 장악했다. 국내에서도 굿데이터코퍼레이션 FUNdex TV·OTT 통합 드라마 화제성 1위를 기록했고, 배우 이유미·전소니가 출연자 화제성 2·3위에 오르며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죽거나 죽이거나”… 두 여성이 만들어낸 서스펜스
‘당신이 죽였다’는 일본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를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조희수(이유미)와, 학창 시절부터 가정폭력의 그림자를 안고 살아온 조은수(전소니)가 “살인을 공모”하는 순간부터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남편 노진표(장승조)의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극단적 결심'이 예상치 못한 사건을 불러오고, 이야기는 점점 더 복잡한 서스펜스로 확장된다.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순한 ‘가해자 응징’이 아니다. 제작사 고스트스튜디오는 “이 작품은 가해자·피해자뿐 아니라 방관자의 침묵이 어떤 현실을 만드는지 묻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가정폭력 생존자들이 겪는 무력감과 공포, 그리고 누군가를 향한 단단한 연대가 어떻게 현실을 바꿀 수 있는지를 묵직하게 제시한다.
전소니·이유미가 끌어올린 ‘쌍방 구원 서사’
작품의 몰입감을 끌어올린 건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다.
전소니는 은수의 감정선을 폭넓게 해석하며 섬세한 완급 조절을 보여줬다. 희수를 향한 단단한 연대, 자신을 옭아매던 트라우마를 마주하는 과정, 진표 앞에서 드러나는 공포 등 장면마다 결이 다른 감정을 정교하게 쌓아 올렸다.
이유미 역시 희수의 고통과 두려움, 그리고 탈출을 결심하는 순간의 변화까지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캐릭터의 내면을 깊게 확장시켰다. 장승조와 이무생, 이호정 역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두 여성의 이야기를 견고하게 지탱하며 서사 전체의 긴장감을 높였다.
완벽할 수 밖에 없었다...배우들의 각별한 준비
전소니는 인터뷰에서 “은수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나 자신을 알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가정폭력 관련 자료를 꾸준히 찾아보며, 감독과 이유미와 함께 실제 피해자의 감정선을 여러 차례 공유한 끝에 캐릭터의 내면을 단단히 완성해 갔다는 설명이다.
4회에 등장하는 2분 40초 롱테이크 몸싸움 장면 역시 배우들의 집요함이 만든 결과물이다. 세 배우가 “다시, 다시 한 번”을 외치며 수차례 동선을 맞춘 끝에 완성된 장면으로, 작품 전체의 강렬한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마지막 회의 서핑 장면도 마찬가지다. 전소니는 “대역 세 명이 파도에 밀려 교체될 정도로 촬영 조건이 험했다”고 밝히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거친 파도와 악조건 속에서 어렵게 건져 올린 컷이었기에, 극의 결을 완성하는 엔딩 신으로 더욱 빛을 발했다.
한편, 화제의 작품 ‘당신이 죽였다’는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