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쉬었음’ 22년 만에 최대
10월 고용률 상승세는 고령층 취업자 영향
청년 고용난, 원인은 경력직 우대·제조업 부진
10월 고용지표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청년층과 30대의 고용 상황은 오히려 나빠졌다.
일을 하지 않으면서 구직활동도 중단한 30대 ‘쉬었음’ 인구가 33만4000명으로 집계되며,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12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904만명으로 1년 전보다 19만3000명 늘었다. 특히, 15세 이상 고용률(63.4%), OECD 기준 고용률(70.1%)은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고용률 상승세는 특정 연령층의 영향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33만4000명 증가하며 전체 고용 증가를 사실상 견인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6만3000명 줄었다. 청년 고용률 역시 44.6%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 떨어지며 18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일도 안 하고, 구직도 안 하는” 30대 늘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쉬었음’ 인구의 증가다. 10월 기준 ‘쉬었음’ 인구는 258만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5000명 늘었다. 이 중 30대는 33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4000명 증가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20대 ‘쉬었음’ 인구도 40만2000명으로 5개월째 40만명대를 유지했다. 청년층(15~29세) 전체로는 40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제조업·건설업 부진, 청년층엔 ‘그림자’
산업별로 보면 청년층이 많이 종사하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 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5만1000명 줄며 16개월 연속 감소했고, 건설업 역시 12만3000명 감소하며 18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농림어업 분야도 12만4000명 줄었다.
반면 도소매업(4만6000명)과 예술·스포츠·여가(7만명) 등 서비스업 중심의 일자리 수는 소폭 증가했다.
공미숙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청년층 취업난 원인으로 '청년층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력직 중심의 수시 채용'과 '제조업 부진'을 꼽았다.
이 같은 상황 속, 정년 연장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세대 간 고용 불균형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정년 60세 의무화 이후 55~59세 근로자가 1명 증가할 때 23~27세 근로자는 최대 1.5명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청년층 고용난 해결을 위해 “소비 회복의 흐름이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고, 대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 등 통상 리스크 완화에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AI 대전환과 초혁신경제, 생산적 금융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청년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