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이미지 관리에서 사회적 가치 설계 역할 해야
공감 능력이 기업 필수 요소, PR의 역할 달라져
기업 시민 시대, 작은 캠페인이 사회 변화를 이끌어

이종혁 공공소통연구소 소장(광운대 교수)은 지난 13일 한국광고주협회가 주최한 ‘2025 홍보전략워크숍’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반론보도닷컴
이종혁 공공소통연구소 소장(광운대 교수)은 지난 13일 한국광고주협회가 주최한 ‘2025 홍보전략워크숍’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반론보도닷컴

"PR의 역할이 이미지 관리에서 사회적 가치 중심 구조로 이동했다."

이종혁 공공소통연구소 소장(광운대 교수)은 지난 13일 한국광고주협회(회장 노승만)가 주최한 ‘2025 홍보전략워크숍’ 강연에서 PR의 역할 전환을 이렇게 규정했다. 

PR의 역할 전환, 가치 중심 구조로 이동

이 소장은 PR을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활동으로 설명하며 기업 커뮤니케이션이 근본적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했다. PR은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기능을 넘어 조직의 가치를 실질적으로 높이는 과정이라는 의미다.

이 소장은 기업 홍보 조직이 공중의 공감과 기업의 이익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이 일상의 작은 문제를 간과해 왔다고 지적하며 공중은 그 지점에서 감동과 공감한다는 것. 이는 일상에서 출발한 문제 해결이 기업 시민 시대 PR의 핵심 과제라는 취지다.

△자료 한국광고주협회
△자료 한국광고주협회

달라진 홍보 실무 변화…기업의 사회적 책임·역할 요구도 커져

이 소장은 지난 1998년 이메일 보도자료 도입을 첫 번째 전환점으로 꼽았다. 

당시 보도자료 전달 방식이 바뀌면서 홍보 실무 전반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지금의 인공지능 도입도 그에 버금가는 변화로 평가했다.

보도자료를 입력하면 숏폼과 카드뉴스 기사 형태로 자동 변환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기술 효율화가 진행될수록 PR 조직의 가치 기반 역할은 더 커진다는 의미다.

아울러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 소장은 "ESG 의제 속에서 공생적 실천 활동 확대와 협력 범위 혁신이 필요하다"며 "조직 문화 개선 역시 PR이 다뤄야 할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 홍보 조직이 분명히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중과 기업의 균형…위기 대응 기준 달라졌다

'공중'과 '기업의 균형성'은 이번 강연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 키워드다. 

이 소장은 기존의 단기적 위기 대응 방식이 공중의 시각에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응대 방식이 오히려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며 감정노동을 줄이고 구조적 문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출입 거부 사례를 대표적 공공 의제로 들었다. 20년간 동일한 보도가 반복됐지만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를 한 줄 메시지로 출발한 캠페인이 바꾸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캠페인이 지자체와 공공기관으로 확산되며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한국광고주협회가 주최한 ‘2025 홍보전략워크숍’ 강연 현장 모습. △사진= 반론보도닷컴
한국광고주협회가 주최한 ‘2025 홍보전략워크숍’ 강연 현장 모습. △사진= 반론보도닷컴

기업 시민 시대…PR은 전략 디자이너

마지막으로 이 소장은 기업을 단순한 경제 주체가 아니라 기업 시민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적 책임과는 별개로 사회 공감 능력이 기업의 필수 요소가 됐다는 것. 

이 소장은 지속 가능성에 대해 "혁신이라는 단어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긍정 △배려 △안도 △편안함 △즐거움 △행복 △자존감 △자부심 △도전 △혁신 등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제시했다. 이 감정적 여정을 설계하는 것이 PR의 역할이라는 것.

강연을 마무리하며 이 소장은 PR 조직을 전략 디자이너라고 규정했다. 

그는 "“공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창의적 활동이 PR의 본질"이라며 "일상의 작은 문제에서 출발한 캠페인이 결국 사회적 변화를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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