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메세나대상 수상 기업들의 활동과 뒷이야기
GS칼텍스, 12년째 여수에 복합예술공간 운영
기업들의 후원이 다양한 에술 분야의 발전에 기여
노벨문학상, 기업의 번역 지원이 수상으로 이어져

‘메세나대상’은 1999년부터 국내기업 중 문화예술 분야에서 최고로 기여한 기업을 발굴해 그 공로를 시상하고 있다. 매년 문화예술계·언론계·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5명의 심사위원들이 후보 기업의 공헌도, 파트너십 지속성, 대상 계층의 다양성, 문화 편차 해소 여부 등을 중점으로 엄격하게 심사한다. 

2024 한국메세나대회 
2024 한국메세나대회 

올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문화 소외도시에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여 예술도시로 탈바꿈한 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했다"면서 "이와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예술장르에 주목한 기업△장애예술 활동 역역을 확장한 기업인△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예술장르에서 고군분투중인 미래 예술가를 지원한 기업△수십 년간 우리나라의 우수한 종이 문화를 발전시킨 기업△국악인재 양성에 힘쓴 외국기업을 수상사로 선정했다.”라고 심사평을 밝혔다. 이어 “오랜 기간 예술지원을 유지해 준 수상 기업들의 메세나 활동이 어느 때보다 값지게 느껴진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글에서는 예술계와 동행하며 ESG경영을 실천하고 하고 있는 2024 메세나대상 수상사들의 ESG+메세나 활동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대상 : GS칼텍스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12년째 복합문화예술공간 ‘GS칼텍스 예울마루’ 운영

GS칼텍스는 2012년 여수 망마산 일대에 복합문화예술공간 ‘GS칼텍스 예울마루’를 개관하여, 12년째 지역민들에게 예술향유의 기회를 제공해 오고 있다. ‘문화예술의 너울이 가득하고 전통가옥의 마루처럼 편안한 공간’을 표방하는 예울마루는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의 설계로 조성되었다.

GS칼텍스 예울마루에서 지금까지 열린 공연만 1,800여 회,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도 2,300여 회 진행되어 올해 상반기 기준 약 133만 명이 GS칼텍스 예울마루를 찾은 것으로 기록되었다. 문화소외 이웃 초청 무료공연 수혜자도 약 4만 3천명에 이른다.

 2024 메세나대상 수상사  : GS칼텍스 여울마루 
 2024 메세나대상 수상사  : GS칼텍스 여울마루 

2019년에 GS칼텍스가 예울마루와 연결한 ‘예술의 섬 장도’ 역시 개관 이후 5년 만에 누적 방문객 수 약 175만 명을 기록하며 여수의 대표적인 문화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예술인의 성장과 시민들의 문화향유권 확대에 힘을 쏟으며 프로그램에 내실을 기한 노력의 성과다.

GS칼텍스가 ‘에너지로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여수시와 함께 조성한 ‘GS칼텍스 예울마루’와 ‘예술의 섬 장도’는 민관협력의 메세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문화공헌상 : 세계청소년문화재단

상대적으로 자생력이 부족한 조각예술 분야의 발전을 위한 지원에 앞장

세계청소년문화재단은 교육·문화 기업인 대교 그룹이 청소년들의 문화·예술·스포츠 교육을 지원하고자 2007년 설립한 재단으로, 인재 발굴 및 육성을 위한 다양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미술분야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지원이 열악한 조각예술 분야의 발전을 위한 지원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2000년부터 ‘전국 대학생·대학원생 조각 대전’을 개최해 학생들이 신예 작가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2012년부터는 기존의 조각 대전을 ‘대교국제조형심포지엄’으로 확대했다.

대교 그룹의 경영 철학인 ‘교학상장’ 즉, ‘가르치고 배우며 함께 성장한다’는 이념 아래 세계 각국의 조각 전공자들이 창작 활동을 협업하며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지금까지 379명의 학생들을 지원했다. 지원을 받은 예비 조각가들은 세계청소년문화재단의 관심과 지원으로 꿈을 키울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문화공헌상 : 세계청소년문화재단
문화공헌상 : 세계청소년문화재단

앞으로도 재단은 역대 참여 작가 전시 등을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로 대중에게 조각 예술향유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며, 조각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환경이 열악한 분야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을 발굴 및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창의상 : 종이나라

전통 종이접기와 종이문화의 계승·발전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

문구 제조·출판 기업인 종이나라는 1972년 설립 이후 우리나라의 우수한 종이와 종이접기 문화를 보존·발전시키며 종이문화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1982년에 종이접기협회를 설립하고 2005년 종이문화재단, 2010년 세계종이접기연합을 설립하여 전통 종이접기와 종이문화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지속했다.

1998년에는 종이나라박물관을 개관해 종이문화의 발전사를 총 망라한 한편, 17년째 ‘대한민국 종이문화예술작품 공모대전’을 개최하여 우수 작품을 발굴하고 작가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 ‘종이접기’보다 일본식 표현인 ‘오리가미’로 더 잘 알려져 있는 현실을 바로잡고자 ‘예술놀이로써의 종이접기의 세계화’에 발 벗고 나섰고, 현재 전 세계 24개국에 55개의 교육원과 지부를 설립·운영하며 우리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또한 전통 한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활동도 함께 이어가는 중이다.

창의상 : 종이나라의 박물관 
창의상 : 종이나라의 박물관 

메세나인상 : 조성제 원광종합건설 회장

‘장애’가 아닌 ‘예술’에 방점을 두고 20년째 장애 예술인 지원

‘장애예술인에게 세상의 빛을 주고 싶다’라고 말하는 조성제 원광종합건설 회장은 ‘장애’가 아닌 ‘예술’에 방점을 두고 20년째 장애 예술인을 지원하고 있다. 경남 창원의 기업가이자 30년 넘게 사진작가로 활동해온 조성제 회장은 직접 사진전을 개최하며 경남 지역 장애 예술인을 위한 ‘장애인 문화예술 기금’을 조성했다. 이 덕분에 뇌성마비 1급의 작가는 시집을 출판했고, 중증 장애인 사진작가는 생애 첫 개인전을 열수 열 수 있었다.

또한 2008년부터 16년간 ‘경남국제사진페스티벌’을 후원하며 대회장직을 맡고 있다. 국내 작가 30명의 참여로 시작된 페스티벌은 현재 세계 18개국 160여 명의 작가들이 출품할 정도로 성장해, 지역 내 문화적 역동성을 더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경남 도내 최초의 민간 미술상인 ‘동서미술상’의 존폐위기에 앞장선 것도 조성제 회장이었다. 그의 설득으로 창원시에서 미술상 운영에 대한 조례가 발의되었고, 동서미술상은 30년의 명맥을 유지하게 되었다.

메세나인상 : 조성제 원광종합건설 회장
메세나인상 : 조성제 원광종합건설 회장

조성제 회장은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은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도 작품 활동을 하는 예술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업 활동을 하며 동시에 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Arts&Business상: 페르노리카코리아&국립국악중·고등학교

국악 인재 육성을 위한 든든한 파트너십

글로벌 주류기업 페르노리카 그룹의 한국 법인인 페르노리카코리아는 22년간 국립국악중·고등학교에 장학금을 지급하며 국악인재 양성 및 국악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와 결연을 맺고 있는 국립국악중·고등학교는 전통예술의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 양성 교육기관으로 가야금, 작곡, 지휘, 연출 등 폭넓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연간 36명의 국악 장학생을 선정해 온 페르노리카코리아는 2022년부터 18명을 추가로 선발하며 사업을 확장, 그간의 수혜 장학생 수는 695명에 달한다. 장학금뿐 아니라 학생들의 지방공연과 해외 공연도 지원하였고, 이후 전문 국악인으로 성장한 장학생들은 우리의 예술을 계승·발전시키고 있다. 20여 년간 이어진 페르노리카코리아와 국립국악중·고등학교의 우정은 한국에 진출해 있는 많은 외국기업들의 문화를 통한 현지화 모범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Arts&Business상 : 페르노리카코리아 
Arts&Business상 : 페르노리카코리아 

노벨문학상 뒤에 숨은 공신, 대산문화재단

위의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수상사들은 단기적인 예술지원이 아닌 지속적이고 차별화된 ESG+메세나 활동을 통해 예술 후원의 가치를 전파하며 우리나라 예술발전에 기여해 왔다.

수상사들의 우수 사례 외에도 올해는 우리 기업들의 묵묵한 지원 활동이 큰 성과를 보인 한 해이기도 했다.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수상에는 숨은 공신 대산문화재단이 있었다.

대산문화재단의 번역 및 출판 지원 사업으로 한강 작가의 작품들이 영어, 불어, 독어, 스페인어로 번역되었고, 이를 통해 한강 작가의 작품들이 전 세계에 알려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대산문화재단의 번역 지원을 받은 작품은 550편, 해외에 출판된 작품은 400편에 이른다.

녹록지 않은 경기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화예술이 한 단계 큰 도약을 이루는 데 힘쓰고 있는 예술계와 기업 관계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앞으로도 많은 기업들이 ESG+메세나 활동에 동참하여 고객, 임직원, 지역 시민, 더 나아가 세계 시민과 함께 예술을 나누며, 우리 사회가 문화예술로 한 차원 더 높은 발전을 이루는 데 공헌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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