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성장은 단순히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작가는 많은 경험과 네트워크, 멘토링을 통해 더 큰 도약을 갖는다고 한다. 그 중에 신진 예술가들의 성장에는 경험 많은 선배들의 밀도감 있는 멘토링이 큰 도움을 되지 않을까 싶다.
신진 예술가들에게 있어 멘토링은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문화선진국에서는 체계적인 멘토링 프로그램이 많다. 영국, 프랑스, 미국과 같은 국가들은 예술가들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그들이 현대 미술계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는 멘토링 프로그램들을 활발학 운영하고 있다.
영국의 ‘왕립 아카데미 미술학교(Royal Academy Schools)’의 멘토링 프로그램은 1769년에 설립되어 3년 동안 소수의 신진 작가들에게 왕립 아카데미 소속의 기성 예술가들이 직접 멘토링을 제공하며, 학생들이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준다. 특히 왕립 아카데미의 전시 공간에서 열리는 졸업 전시는 매년 수많은 관람객과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작가들은 국제 미술계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예술 교육의 전통과 현대적 미술 트렌드가 조화를 이루는 대표적인 사례인데, 신진 작가들이 창의적 역량을 발휘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
프랑스에서도 신진 작가들이 기성 작가로부터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대표적으로 ‘레페르 아트 이니셔티브 멘토링 프로그램(Reiffers Art Initiatives Mentorship Program)’을 들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매년 프랑스 및 국제 미술계에서 활약하는 저명한 예술가들이 신진 작가들을 멘토링하며, 파리 아트 바젤 기간 동안 공동 전시 형태로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이 발표된다.
이 또한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고 관람객의 관심 속에 작가들이 국제 무대에서 발을 디딜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신진 예술가들에게는 작품 발표의 기회뿐만 아니라 파리라는 예술적 중심지에서의 활동이 큰 자산으로 작용한다.
미국에서는 ‘휘트니 미술관 독립 연구 프로그램(The Whitney Museum’s Independent Study Program (ISP))이 가장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꼽힌다. 1968년에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미술 창작뿐만 아니라, 비평 이론과 큐레이팅에 관심 있는 신진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한다.
참여 작가들은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멘토들로부터 교육을 받으며, 프로그램 종료 후에 작품 전시를 통해 자신의 성과를 발표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들은 큐레이터 및 비평가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뉴욕의 현대 미술계를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신진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예술적 목소리를 찾고, 현대 미술 담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국내의 멘토링 프로그램 '한성자동차 드림그림 그룹전'
국내에서도 이러한 신진 작가 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최근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개최된 한성차 드림그림 그룹전 ‘2024 On Boarding’ 프로그램이 대표적인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 그룹 전시회는 국내 기성 작가 3명이 신진 작가 9명을 5개월간 멘토링하여 그들의 성장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참여 작가들은 기성 작가와의 협업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예술적 관점을 결과물에 반영하게 된다. 작품은 그룹전을 통해 전시된다.
한성차 드림그림의 '2024 On Boarding' 프로그램은 신진 작가들이 실질적인 현장 경험을 쌓고, 보다 넓은 예술적 비전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의 신진 작가 지원 멘토링 프로그램들은 그들의 창작 활동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예술계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24 On Boarding' 역시 그 연장선에서 한국 미술계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진 작가들의 성장을 응원하고 아티스트로의 첫 발걸음을 내 딛는 등용문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