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기업 문화예술 지원 총 2,088억원
최근 10년간 1800~2000억 사이 정체

한국메세나협회는 매년 국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매경회사연감 자료 기준) 및 기업 출연 문화재단, 한국메세나협회 회원사 등 약 700여개 사를 대상으로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본 조사는 기업 메세나 활동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통계자료이다. 총 지원 규모, 문화예술 장르별 지원 규모, 문화재단 지원 총액, 기업 지원 총액, 산업군별 지원 총액에 한해 금액을 공개하고 있으며, 기업과 문화재단의 개별 지원 금액은 발표하지 않는다.

이번 글에서는 2022년과 비교해 2023년도 조사 결과를 소개하고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지난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 2,088억 원

지난 7월 2일 발표된 ‘2023년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이 약 2,088억 원으로 나타났다. 본 조사가 시작된 1996년 이래 최대 규모다.

경기 침체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지원 규모가 증가한 것은 다행이지만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최근 10년간의 추이로는 지원금액이 1,800억 원에서 2,000억원 내외로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정체기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3월, 정부는 <문화로 여는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지역의 문화예술 활성화를 도모해 지역소멸에 대응하고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주민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 공동체의 협력과 소통을 증진시켜, 건강한 지역 생태계를 조성하는 문화예술의 역할에 주목한 것이다.

문화예술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대기업 위주의 예술지원을 넘어 지역 기업들의 메세나 활동을 촉진시켜야 할 시점이다. 이를 통해 정체기에 놓인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겠다.

[2014-2023년도 기업의 전체 문화예술 지원 규모(단위:백만원)]

자료=한국메세나협회 
자료=한국메세나협회 

인프라에 집중...문화예술 지원 스펙트럼 확대해야

기업의 문화예술 분야별 지원 금액을 살펴보면 인프라(공연장, 복합문화공간, 미술관 등) 분야(약 1,205억 원, +1.7%)에 대한 지원이 57.7%를 차지해 여전히 기업의 지원이 가장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술·전시 분야의 지원 금액(약 307억 원)은 전년 대비 0.7% 감소했으나 전년도에 이어 2순위를 유지했으며, 클래식분야(약 174억 원, +3.6%)가 그 뒤를 이었다.

비주류·다원예술 분야(약 66억 원)의 지원 규모는 전년 대비 큰 폭(+66.2%)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융·복합 예술 등에 대한 기업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 영상·미디어(약 28억 원, +18%), 연극(약 25억 원, +7.4%), 무용분야(약 13억 원, +81.3%)도 증가했지만 각 장르 모두 전체 지원 규모에서 1~3% 정도만 차지하고 있어 소외 장르에 대한 관심과 지원 확대가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

[2022년 vs. 2023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사업분야별 금액(단위:백만원)]

자료=한국메세나협회
자료=한국메세나협회

기업, ESG 경영 전략 파트너로서 예술계와 협력 필요

ESG관점에서 문화예술을 지원한 기업은 전년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기업은 ESG 경영 관점에서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기획한다’라는 문항에 대한 긍정적 답변이 전년 대비 5.9% 감소하였고, ‘우리 기업은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질문에 대한 긍정적 응답도 3.2% 감소했다.

이는 ESG 경영에 대한 일부 회의적인 시각이 기업의 경영 방식과 예술지원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안티 ESG 기업들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투자리서치기업 ‘모닝스타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ESG 투자 수익률이 급감해 대규모 자금 이탈이 발생하는 등 경영 환경에 변화가 감지되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불안한 국제 정세와 글로벌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기업들에게 지속가능한 경영보다는 눈앞의 생존이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성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말아야한다. ESG 경영에 대한 시각이 변화하더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시대적 요구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자료=한국메세나협회 
자료=한국메세나협회 

따라서 기업들은 ESG 경영 전략의 파트너로서 문화예술을 인식하고 예술계와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 문화예술은 공동체의 연대감을 강화하고, 지역사회 문제 해결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 형성에 기여하는 등 ESG경영 실천을 뒷받침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의 ESG 경영의 이슈를 효과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솔루션 중의 하나인 <ESG+메세나>, 즉 ‘문화예술’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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