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장애인이자 흑인 음악의 전설 스티비 원더는 발라드부터 알앤비, 펑크까지 다양한 음악을 지금까지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그의 많은 히트곡 중에서도 아름다운 발라드가 유명한데, ‘이즌 쉬 러블리(Isn’t She Lovely)’, ‘아이 저스트 콜 투 세이 아이 러브 유(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그리고 ‘레이틀리(Lately)’등이 있다. 특히 여러 음반에서 스티비 원더가 직접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어쩌면 하모니카 연주 모습은 마치 그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익숙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
런 그의 음악에 매료된 대한민국의 하모니카 연주자가 있다. 바로 시각장애인 하모니카 연주자로 잘 알려진 전제덕이다.
전제덕은 스티비 원더의 ‘컴 백 애즈 어 플라워(Come Back As A Flower)’를 리메이크할 정도로 그의 음악을 매우 좋아하였다고 한다. 특히 어릴 적부터 스티비 원더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아서 언젠가 꼭 한번 리메이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는 평범한 악기였던 ‘하모니카’를 연주용 악기로 끌어올린 음악인이기도 하다. 2004년 그가 냈던 데뷔 하모니카 연주 앨범 <우리 젊은 날>은 음악계 내에서도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어린 시절 인천 혜광학교에 다니던 그는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하모니카 소리에 푹 빠져 하모니카를 배웠다. 그는 유일한 스승이 ‘라디오’였다고 할 정도로 점자 악보 대신 귀로 듣고 연주를 따라하는 등 순전히 독학으로 하모니카 연주 기량을 키웠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끊임없는 노력과 연주활동, 음반 발매를 통해 당당히 음악가로 자리매김한 전제덕을 두고 음악평론가 임진모는 “연주자가 설자리가 많지 않은 척박한 환경에서 그의 시도는 용감하면서도 미련하기까지 하다”며 “음반을 내는 것 자체에서 이미 승리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장애인 음악가 동행 프로젝트, 'IBK투게더'
우리 주변에는 장애가 장애가 아닌 당당한 음악인으로서 평가받고 많은 관객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젊은 장애 음악가들이 많다. 이들의 자립 지원을 돕겠다고 나선 프로젝트가 바로 IBK기업은행의 장애인 음악가 동행 프로젝트인 'IBK 투게더(Together)'이다.
국악과 클래식, 두 장르에서 활동하는 장애예술인 4인의 음원 및 뮤직비디오 제작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시작해 2023년 프로젝트는 공민배(19·바이올린), 박준형(22·바이올린), 최예나(20·판소리), 최준(32·피아노병창) 4인의 장애예술인을 중심으로 국악밴드 억스(AUX)의 보컬 서진실과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이 멘토로 함께 참여했다.
이들이 참여한 앨범에는 총 9개의 음원이 수록되어 있는데 장애 음악인의 솔로곡, 멘토와의 듀엣곡, 모두가 참여한 전체 합주곡이 담겼다.
특히 전체 합주곡 '함께 아리랑'은 크로스오버 작곡가 양방언이 편곡을 맡았으며, CF, 웹드라마, 단편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유대얼 감독이 뮤직비디오 제작에 참여했다.
'IBK 투게더'에서는 장애예술인들의 지속적인 활동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인물정보 등록과 개인별 프로필 웹페이지 개설, 맞춤 의상 제작, 사진 촬영 등도 추가 지원했다.
IBK는 장애 음악인들의 지원을 통해 그들이 대한민국의 당당한 음악인으로서 불려질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하였다.
연습실에 들어가기 전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는 웃으며 말한다.
“오늘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IBK 투게더'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연습에 연습을 더하는 장애 음악인들에게 가뭄 속 단비와도 같은 지원 사업이다. 더불어 ‘IBK 투게더’의 마음처럼 기업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거나 외면 속 홀로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내밀며 함께(Together) 가자는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진정한 [ESG+메세나]가 나아가야할 방향이자 마음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