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마케팅 전성시대 – 건강한 건기식 광고는?

△ 건강기능식 마케팅 속에서 갈등하는 소비자를 형상화한 이미지(출처: DALL-E 활용 생성)
△ 건강기능식 마케팅 속에서 갈등하는 소비자를 형상화한 이미지(출처: DALL-E 활용 생성)

한국은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공화국’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건기식에도 유행이 오고 가면서 다양한 식품들이 ‘만병통치의 묘약’으로 상품화되고 있다. 

광고를 보면 다이어트부터 청소년 발육 치매까지 건기식이면 만사 오케이다. 그렇지 않아도 건강식품에 진심인 한국인데 코로나 감염병 이후 전국민적으로 ‘면역(immnunity)’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기식이 보다 더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일상에서의 꼼꼼한 웰빙 추구와 질병 예방에 대해 적극적이 된 소비자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건기식 시장은 다양한 제품과 광고로 넘쳐나며, 이는 소비자에게 더 나은 건강을 약속한다. 문제는 많은 경우 이 약속이 ‘거짓된 약속(false promise)’ 또는 ‘과장된 약속(over-promise)’이라는 점이다. 

의튜버 또는 약튜버(의사 유튜버 및 약사 유튜버)로 대표되는 ‘인플루언서 의료인’들이 신뢰할만한 의료 정보원으로써 국민건강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상업주의와 과도하게 연계되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인플루언서 콘텐츠 전성시대’ 건강한 건기식 광고 마케팅은 어떠해야 할까? 

건기식 시장 규모와 성장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익한 기능성을 지닌 원료나 성분으로 제조되고 가공된 식품을 의미하며,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해 그 기능성과 안전성이 인정받은 제품들을 포함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건강에 좋다고 여겨지는 건강식품이나 보조 역할을 하는 건강보조식품과는 구별된다. 후자 두 가지는 법적으로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되어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부착된 제품만을 지칭하므로, 소비자는 이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건강기능식품 인증마크(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 인증마크(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https://www.khff.or.kr)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시장 규모는 6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대비 8% 성장한 수치다. 소위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이 흐름이 대세가 되면서 10대부터 60대 이상의 노인까지 소비자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문화가 보편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23년과 24년에도 건기식 시장의 성장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K콘텐츠의 영향력과 함께 국내를 넘어 세계로 확산하는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고려할 때 건기식의 성장은 단지 국내에만 머무르지는 않을 것이다.

△연령별 건기식 복용 비율(출처: 중앙일보 2021년)
△연령별 건기식 복용 비율(출처: 중앙일보 2021년)

국내 건기식 마케팅과 인플루언서 영향력 

국내 건기식 시장 성장과 더불어, 마케팅 전략도 진화하고 있다. 제품 광고는 단순히 특정 성분의 효능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 생활방식의 필수 소비재로 건강식품을 포지셔닝하고 있다. 이런 ‘머스트 해브(must have: 꼭 해야 한다)’는 라이프스타일 마케팅은 소비자의 건강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면서 소비자에게 “나도 건기식 사용에 빠질 수 없다”는 대중 압력이라는 강박적 긴장감이 커진다. 

건기식 소비에서 소비자가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소비자의 선택 딜레마(choice dilemma: The Paradox of Choice)’다. 건기식 종류가 무한하며 약속하는 효용도 다양한데 이 다양성은 소비자에게 선택의 어려움을 배가시킨다. 수많은 제품과 정보 속에서 무엇이 진짜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미디어를 통한 광고와 마케팅 메시지가 많을 경우 도리어 혼란을 가중시키는 경향이 높다. 그래서인지 이제 건기식 광고에서 핵심은 바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되었다. 

2020년 디지털 조선일보 조사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온라인 정보 중 가장 신뢰하는 정보로 '소비자 리뷰'를 41%가 꼽아 가장 믿을 만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인플루언서 리뷰' 23.3%, '온라인 바이럴·홍보성 리뷰' 22.0% 순이었다. 내가 호감을 느끼는 의료 관련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상품을 의심 없이 구매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신뢰를 얻는 것은 전문성뿐 아니라  친밀감에 있다. 가족이나 친구가 해주는 말처럼 다정다감하고 쉬운 언어로 친밀감 있게 소통하는 것은 곧 신뢰도로 나아가서 구매로 이어진다. 친구 같은 하지만 신뢰감 넘치는 전문가가 추천하는 제품을 거부할 이유가 있을까?

인플루언서의 건기식 마케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우선, 정보의 정확성 및 신뢰성이다. 일부 인플루언서가 제공하는 건기식 정보가 과장되거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여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며 잘못된 선택을 유도할 수 있다. 다음으로, 광고와 콘텐츠의 구분 모호성이다. 인플루언서들이 제공하는 건기식 광고에서 광고 내용을 명확히 표시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광고임을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빈번하다.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콘텐츠 내에서 광고를 교묘하고 자연스럽게 녹여내어, 소비자들이 광고임을 인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기업 스폰서가 드러나지 않는 듯하지만 소비자의 적극적인 검색을 이끌어내는 은근한 마케팅도 흔하다. 이는 소비자의 ‘제대로 알 권리’에 대한 침해와 건전한 의료 제품 거래질서 확립에 문제를 더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크게 4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겠다. 

△ 상업 정보 투명성 강화: '식품 등의 표시ㆍ광고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인플루언서들이 광고 내용을 명확히 밝히도록 하는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소셜 미디어 광고에 '광고' 또는 '협찬' 표시를 명확하고 눈에 띄게 할 필요가 있다. 

△ 상업 정보의 정확성 및 신뢰성 보장: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을 기반으로 인플루언서들이 제공하는 건기식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건기식의 효능, 효과, 부작용 등에 대한 정보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제공되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 법적 규제의 명확화 및 집행 강화: 현재 법률의 규정을 보다 명확히 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의 법적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관련 법률의 집행을 강화하여 실제로 인플루언서와 스폰서 기업들이 법규를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 협회 단위의 자율심의 체계에 대한 감사와 심의위원에 대한 전문성 강화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 소비자 및 인플루언서 교육 및 인식 제고: 인플루언서와 소비자 모두에게 건강기능식품 광고에 관한 법적 규제 및 책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는 것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건기식 광고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따라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한국은 여타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국민영양과 미디어 내용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교육과 소비자의 문해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이 상당히 부족하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정보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분별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된다.

△ 건기식 한알만 복용하면 900칼로리가 소모된다는 과장 광고에 가짜 약사, 의사 모델을 등장시킨 사례(출처: https://www.dailypharm.com)
△ 건기식 한알만 복용하면 900칼로리가 소모된다는 과장 광고에 가짜 약사, 의사 모델을 등장시킨 사례(출처: https://www.dailypharm.com)

품질 좋은 건기식이 마케팅되는 광고문화 필요 

인플루언서의 마케팅 활용에 대한 우려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도 동일하다. 일본은 2023년 10월부터 인플루언서들이 금전적 이익을 공개하지 않고 제품을 홍보하는 [스테마(스텔스 마케팅-Stealth marketing)]을 강력 규제하기 시작했다. 이는 현재 '부적절한 표시'로 간주되어 부당한 보험료 및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시를 법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특히 이 규정은 인플루언서 자체가 아닌 마케팅을 위해 ‘인플루언서를 고용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 실효성이 높다. 

미국도 2023년에 개정된 연방거래위원회(FTC)법과 FTC의 '광고 내 추천 및 사용 후기 사용에 관한 가이드'를 통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규제하고 있다. 이 가이드는 광고주와 광고와의 금전적 연관성에 대한 명확한 공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인플루언서가 소비자 규칙에 익숙해지도록 비디오 교육과 같은 리소스를 제공하면서 인플루언서를 교육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뿐 아니라 정보의 발신원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돋보인다. 

이제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단순한 디지털 마케팅 기법을 넘어서 ‘광고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소셜 미디어 환경에서 ‘광고/마케팅의 구조적 변화’를 직시하고 국내 건기식 마케팅에 대한 정책 고도화 및 업계의 개선노력을 더해야 한다. 이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광고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며, 건전한 건기식 소비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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