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철 교수의 ‘메디커뮤니케이션과 헬스케어 마케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황금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에서 ‘메디커뮤니케이션(의료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과 ‘광고/마케팅의 역할’을 살펴본다. [편집=반론보도닷컴] |
과거 병원들이 단순히 환자의 건강 증진 목적으로 질환의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본적 기능에만 충실했다면 최근 병원들은 대중에게 건강 정보를 전달하는 미디어로서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시민의 건강을 지키는 공공재로서 병원이 시민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의미를 가진다. 한편으로 경쟁적 시장환경에서 병원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상업적 효용도 무시할 수 없다. 더 나아가서 병원이 건강정보 및 의료 홍보 콘텐츠를 제작하고 온라인을 통해 유통함으로써 병원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강점도 부각되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미 선두 병원들은 유튜브 콘텐츠로 대표되는 건강 관련 영상 및 텍스트 콘텐츠를 다량 생산하고 있다. 필자는 이 글에서 이러한 큰 흐름의 긍정적인 면은 무엇인지, 우려스러운 측면은 없는지 진단하려고 한다.
병원이 제작하는 의료/건강 콘텐츠의 대표유형
2022년 한 조사에 따르면 기준 국내 의료기관이 유튜브에 업로드한 동영상 수도 총 1만6406편으로, 2년 전(9507개)과 비교해 2배 증가했다. 구독자수 역시 가파르게 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총 128만명으로 2년 전(44만명)과 비교해 3배 급증했다고 한다(출처: https://dailymedi.com). 병원이 제작하고 유통하는 건강 콘텐츠의 대표적인 유형들은 아래와 같다.
△ 건강 관련 교육 내용: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다양한 의학적 상태, 치료 및 예방 조치에 대해 알리기 위해 교육 자료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유형의 콘텐츠는 일반적으로 블로그 기사, 비디오 및 팟캐스트를 통해 공유된다.
△ 환자 치료 성공 사례: 환자 치료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것은 환자 치료에 대한 병원의 전문성과 헌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이러한 스토리는 종종 비디오나 심층 기사를 통해 제공되며 환자의 여정과 회복에서 병원의 역할을 강조하는 동시에 병원의 홍보 효과를 노린다.
△ 의료 전문가 인터뷰: 병원은 종종 저명한 의료 전문가와 협력하여 의료와 관련된 특정 주제를 다루는 실용적인 의료 콘텐츠를 만든다. 이러한 인터뷰는 비디오, 오디오 및 서면 기사를 포함한 다양한 형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 병원 소식 및 업데이트: 병원의 최신 성과, 새로운 서비스 및 예정된 이벤트에 대한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미디어 콘텐츠는 환자 커뮤니티의 참여와 최신 정보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의료 콘텐츠 통한 미디어 비즈니스 모델
△ 광고 및 후원 콘텐츠: 병원이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일반적인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의 플랫폼에 광고(후원 콘텐츠)를 게재하는 것이다. 병원 채널 방문자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하길 원하는 의료 관련 회사나 기타 관련 비즈니스와 협력, 노출과 클릭에 따라 그들에게 수수료를 청구하는 전통적인 방법이다.
△ 제휴 마케팅: 병원은 자사의 콘텐츠 내에 제휴 링크를 삽입해서 콘텐츠 주제와 관련된 제품 또는 서비스를 간접적으로 마케팅 할 수 있다. 사용자가 제휴 링크를 클릭하고 구매하면 병원은 판매 수수료를 받는 형식이다. 예를 들어, 당뇨병 관리에 대한 병원의 블로그 게시물에는 혈당 모니터 또는 기타 당뇨병 관리 도구에 대한 제휴 링크가 포함될 수 있다.
△ 콘텐츠 라이센싱 및 신디케이션: 미디어에서 신디케이션이라고 하면 기사, 비디오, 또는 TV 프로그램과 같은 콘텐츠를 여러 매체에 라이선스하는 것을 말한다. 병원 역시 콘텐츠를 타사 플랫폼에 라이선스하거나 다른 웹사이트에 신디케이션 방식으로 제작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시청자에게 자사의 콘텐츠를 소개하는 동시에 콘텐츠 수입도 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병원의 교육 비디오 또는 기사는 의료 관련 과정을 서비스하는 e-러닝 플랫폼에 라이센싱을 할 수 있다.
△ 유료 구독 및 프리미엄 콘텐츠: 일부 병원에서는 유료 가입자에게 독점적인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 콘텐츠를 통해 유료 가입자는 심층 연구 보고서, 고급 의료 팁 또는 일반 대중이 이용할 수 없는 전문가 인터뷰를 볼 수 있다. 페이월(paywall: 유료구독자 전략)을 활용해 가치 있는 콘텐츠를 한정된 구독자에게 제공함으로써 병원은 가입자로부터 반복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 워크샵, 웨비나 및 온라인 과정: 병원은 생산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전문 분야와 관련된 워크샵, 웨비나 또는 온라인 과정을 통해 전문 지식을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 경우 병원은 참가비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병원은 암 치료의 최신 발전에 대한 유료 웨비나를 주최하거나 정신 건강 관리에 대한 온라인 과정을 제공할 수 있다.
아래는 세계적 병원 가운데서 미디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병원들의 사례다.
의료 및 건강 크리에이터로서 병원, 우려는 없는가?
병원의 의료/건강 콘텐츠 제작은 인터넷에 편재하고 있는 가짜 건강정보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에게 편익을 제공한다. 콘텐츠 제작은 병원이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와 홍보 채널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이에 따른 우려도 없지 않다.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하면, 병원이 원래의 임무인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우선, 콘텐츠 제작의 핵심인 '높은 콘텐츠 품질'을 유지하는 일이다. 의료 분야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은 새로운 정보와 최신 기술에 대한 조사와 학습을 계속해야 한다. 이는 콘텐츠 제작과정에서 상당한 자원과 예산을 필요로 하며. 콘텐츠의 질적인 부분뿐 아니라, 지속적인 업데이트도 필요하기에 대형 병원이 아닌 중소 병원에게는 큰 도전일 수 있다.
다음으로, ‘상업적 이익과 환자 치료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다. 이해와 치료 간의 균형 유지는 비영리 조직의 성격을 가진 병원의 윤리적 갈등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다. 특히 광고, 스폰서 콘텐츠, 제휴 마케팅 등과 같은 수익 창출 방식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병원이 미디어를 통한 수익 창출에 집중하면서 환자와 잠재 소비자들은 '병원이 환자 치료보다 부가 수익을 우선시한다'는 인식을 갖을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은 병원의 평판을 손상시킬 수 있고, 장기적으로 병원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법률 및 윤리적 고려사항 준수’ 문제다. 병원의 콘텐츠가 과장 및 허위 광고 콘텐츠로 판명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광고'와 '콘텐츠을 통한 홍보'간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병원이 제작한 콘텐츠가 사실에 근거한 양질의 정보인가를 꼼꼼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또, 환자의 의료 민감정보가 공개 콘텐츠를 통해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