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철 교수의 ‘메디커뮤니케이션과 헬스케어 마케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황금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에서 ‘메디커뮤니케이션(의료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과 ‘광고/마케팅의 역할’을 살펴본다. [편집=반론보도닷컴]
의학 및 의료 분야에서 의료 광고는 잠재 환자 및 관련 고객에게 접근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의료 기관의 경영 성과에 상당한 영향을 행사한다. 하지만 의료 광고는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특성상 환자의 안전과 복지에도 중점을 두고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의료 기관의 경영과 공공선의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서는 ‘좋은 의료 광고’를 만들기 위한 몇 가지 기본 원칙이 충족되어야 한다. 본고에서는 이런 원칙들을 알아보려고 한다.
Good Medi-Communication?
좋은 의료 광고가 지켜야 할 기본 원칙들
첫째, 좋은 의료 광고는 정직하고 정확해야 한다. 의료 광고는 광고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사실(fact)에 입각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광고의 모든 주장이 과학적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하며, 광고는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진술을 해서는 안 된다. 물론 과장된 언어를 사용하거나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허위 의료 광고가 남발하고 있어 사회적 파장이 크다. 보건복지부와 의료 광고 자율심의기구는 2022년 2월부터 두 달간 블로그, 카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매체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인플루언서의 치료 경험담 등의 불법 의료 광고를 집중 모니터링한 결과 총 415건의 광고를 검토하였으며 이 중 286건이 위법으로 판정되었다고 한다.
둘째, 좋은 의료 광고는 제대로 된 청중을 타겟팅해야 한다. 광고는 제공되는 제품이나 서비스로부터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개인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예를 들면 당뇨병에 대한 새로운 약물 광고는 일반인이 아닌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타겟팅 문제는 광고주의 광고비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료 광고 공해로 고통받고 있는 시민들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셋째, 좋은 의료 광고는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흔히 의료인의 언어로 광고가 제작되어 효과도 적은 데다가 크리에이티브 면에서도 부족한 경우가 빈번하다. 광고에 사용되는 용어는 청중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 전문 용어 및 기술 용어의 사용을 피하면서도 단순하고 간결해야 한다. 광고는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워야 하며 중요한 정보만 강조하는 명확한 제목이 있어야 한다.
넷째, 좋은 의료 광고는 감각적이고 매력적이어야 한다. 광고 맥락에 적절한 이미지, 그래픽 및 색상, 음악을 사용하면 청중의 관심을 끌고 광고를 더욱 기억에 남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시각적 요소가 전달되는 메시지와 관련이 있고 중심 메시지가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좋은 의료 광고는 소비자의 요구와 관심에 민감해야 한다. 광고는 정중하고 공감적이어야 하며 소비자의 건강 문제나 우려 사항을 다루고 있을 수 있음을 진지하게 인식해야 한다. 광고에 사용되는 언어는 적절하고 사려 깊어야 하며 불쾌하거나 무감각할 수 있는 자극적인 언어나 이미지를 피해야 한다. 흔히 공포소구를 하는 의료 광고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는 한다. 매출 성과도 중요하지만 의료 서비스의 공공성을 유념하고 광고를 집행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좋은 의료 광고는 모든 관련 규정 및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의료 제품 및 서비스 광고에는 엄격한 규정이 적용되며 광고가 모든 해당 법률 및 규정을 준수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의료 광고에 대해 자율심의기구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으며, 자율심의기구는 의료 광고 심의를 할 때 적용하는 심의 기준을 상호 협의해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의료광고자율심의기구는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 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의료광고심의위원회, 대한한의사협회 한방의료광고심의위원회 등 의료인 중앙회 단체에서 설치, 의료법에 근거해 심의수수료로 운영되고 있다.)
좋은 의료 광고를 통해 건강한 K-의료 문화를 만들자
단순히 의료 광고의 질이 좋아진다고 해서 병원이 점점 더 이윤을 추구하고 소비자를 착취하게 된다고 가정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실제 효과적인 의료 광고는 서비스 거래의 투명성을 촉진하고 궁극적으로 ‘환자 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긍정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보다 선진화된 의료문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지하철, 신문, 잡지, 디지털 매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끊임없이 의료 및 건강식품 광고의 폭격을 받고 있다. 이런 광고정보 과부하 때문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피로도가 상당하다.
향후 의료 산업에서 보다 세련되고 건전한 광고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몰입도까지 높은 고품질 광고를 경험할 수 있길 고대한다. 또 좋은 광고를 통해 병의원으로 대표되는 의료기관이 경쟁적인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