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철의 '메디커뮤니케이션과 헬스케어 마케팅'

반론보도닷컴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핵심산업인 K-헬스케어의 발전을 위한 광고·마케팅전략을 모색하는 칼럼을 매월 정기 연재한다. 글로벌 헬스케어산업과 국내 현황을 진단하고 K-헬스케어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성장하기 위한 광고의 역할을 살펴본다.

헬스케어 산업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황금산업이 되다

의약 및 의료를 포괄하는 헬스케어 산업은 여러 산업 영역 가운데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의 규모는 2020년 약 1조 9,526억∼2조 12억달러에서 2022년 2조 2,840억∼2조 3,02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한다(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2022 보고서 참고).

       유승철 이화여대 교수
       유승철 이화여대 교수

치료 중심 헬스케어 패러다임이 4P 패러다임(예측 Predictive, 예방 Preventive, 개인맞춤형 Personalized, 참여형 Participatory) 중심으로 변화되고 생활 곳곳에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확산되면서 향후 산업 규모의 폭발적 성장이 예견된다.

2021년 기준 27조 2천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중 국내 시장이 차지하는 규모는 단 1.6%에 불과(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가 개최한 제1차 포럼 발표자료)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1조 3,539억원으로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0.6%에 불과하다.

이런 통계는 국내 산업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단면이지만 한편으로는 미래 성장을 위한 ‘퀀텀 점프’의 기회로 해석할 수 있다(원희목 서울대학교 특임교수 발표 참고). 다가오는 바이오 대전환의 시대(오두병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신약단장 발표 참고)에서 K-헬스케어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려면 산업과 학술의 영역을 넘나드는 창의적 협력이 요구된다.

K-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의 ‘양과 음’

‘2023년 세계 최고 병원(World’s Best Hospitals 2023)’에 따르면 이미 세계 최고 병원’ 250위 안에 우리나라 병원 18곳이 포함됐다. 서울아산병원이 29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으며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도 50위 안에 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국내 탑10 대형 병원이 세계로 약진하고 있지만 국내 헬스케어 산업이 건강하다고 강조하기는 어렵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00병상 미만 중소병원은 지난해 역대급으로 많은 '폐업'의 길을 선택했으며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 의원은 서울 시내에서도 이제 예약이 어려울 정도다.

한편, 인구절벽의 시대에서 외국인 환자에 대한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2년 조사 자료에서 2021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가 14.6만 명으로 2020년 11.7만 명 대비 24.6%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국환자의 국내 병원에 대한 불만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국내 의료/제약 및 건강기능제품 관련 광고비가 이미 국내 광고산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품질이 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기만적 또는 혐오적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민원도 크게 증하고 있다. 요약하면 의료와 제약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헬스케어 산업의 외형은 화려하지만 여러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어 구조 개혁과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

△ 美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선정 2023년 최고 병원과 한국 병원 순위 
△ 美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선정 2023년 최고 병원과 한국 병원 순위 

K-헬스케어 산업과 ‘광고 마케팅’의 역할

환자 경험은 강력한 병원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핵심 요소다. 엑센추어(Accenture)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환자의 60%가 임상 결과보다 ‘긍정적인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으며 "환자의 80%는 긍정적인 리뷰를 기반으로 의료 제공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한다.

또 퓨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77%가 검색 엔진을 사용하여 의료 소비를 결정한다고 한다. 이는 국내 병원과 제약사가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의료 소비자의 긍정적 경험’을 창출해야 하며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적극적으로 글로벌 환자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의미다.

K-헬스케어 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상당하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로 나아갈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 하지만 K-헬스케어 산업에서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내국인과 외국인을 포괄하는 ‘소비자(또는 환자)’다. 또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메디커뮤니케이션(의료커뮤니케이션)’의 핵심적 도구가 바로 ‘광고·마케팅’이다.

특히 디지털 메타버스의 시대에 국내 헬스케어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강력한 온라인 입지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한편으론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막중한 책무를 지니고 있는 의료/보건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조작된 광고 및 잘못된 마케팅 정보에 대한 위험을 인식하고 이러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K-헬스케어 산업을 세계 무대에서 성공시키는데 ‘좋은 광고’의 역할은 간과할 수 없으며 의료인과 광고인의 긴밀한 협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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