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좋은 보도자료란 이런 것이다 라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시의성' '대중성' '의외성'을 갖추면 좋은 기사가 될 수 있다" 

23일 광고주협회가 주최한 '2023 홍보전략워크숍'에서 조선일보 이인열 산업부장은 "타이밍이 맞으면 보도자료가 좋은 기사가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업종별, 회사가 처한 상황이 다 다르다 보니 좋은 보도자료를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개그맨이 좋은 개그의 조건을 시의성,대중성,의외성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보도자료도 마찬가지"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 산업부장은 "대중은 '새롭네'보다 '나도 그 생각을 했어!'라며 공감할 수 있는 기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 산업부장은 "요즘처럼 정보가 넘처나는 시대에는 내가 잘아는 분야에서 내가 몰랐던 것을 발견할 때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좋은 보도자료의 조건 중 하나는 '공감'이라는 설명이다. 

이 산업부장은 "예를 들어 '이런 제품이 있는지 몰랐지?' 보다는 '이런 제품이 필요했지? (그럴줄 알았어)'라는 보도자료가 더 낫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제품 홍보식의 보도자료가 아직 많다고 말했다. 

이인열 조선일보 산업부장(사진=반론보도닷컴)
이인열 조선일보 산업부장(사진=반론보도닷컴)

창의적인 보도자료..이해하기 쉬워야 

이 산업부장은 창의적인 보도자료가 무엇인지에  대해 인도 최고 대학인 IIT의 '크리에이티브 씽킹' 수업을 빗대어 설명했다. 인도특파원을 지낸 이 산업부장은 "해당 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논문 내용을 7살 짜리 아이에게 캔디를 입에 물어준 뒤 그 캔디가 다 녹기전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면서 "창의적인 보도자료는 이와 같다"고 말했다.

이 산업부장은 "기자들끼리 '이유식'이라는 표현을 쓴다. 소화하기 쉽고 핵심을 잘 전달하는 기사가 좋은 기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보도자료도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어 "보도자료는 최소한 3개 문장이내에 핵심을 담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기사, 좋은 보도자료의 기본중 하나는 진정성

이 산업부장은  진정성 있는 기사와 보도자료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산업부장은 "선배가 생애 최고의 미문에 대해 들려준 적이 있다. 미국 신문에서 맹인 부부가 맹인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는 스토리를 기자가 취재했다. 그 기사의 첫 문장은 '뉴욕 몇번가의 집을 찾아가서 초인종을 눌렀다. 집 안이 깜깜했다' 였다"고 소개했다. 직접 가서 취재하지 않으면 쓸 수 없는 기사였다는 설명으로 보도자료도 이런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도자료에 자사의 이야기만 담을게 아니라 경쟁사의 이야기도 함께 담는 것도 추천했다. 이 산업부장은 "우리 회사 이야기만 하면 재미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모 기업 담당자가 업계 전체를 직접 전화를 돌려 취재한후 보도자료를 만들어서 보내준 적이 있다"면서 "가장 인상적인 보도자료였다"고 개인적 경험을 들려줬다.  

보도자료 못지않게 기자와의 스킨십도 중요 

이 산업부장은 "우리나라와 같은 사회 분위기에서 스킨십이 쉽지 않다. 하지만 기자를 만나러 가면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산업부장은 영업을 하는 판매왕의 스토리라며 "내 물건을 팔려고만 하면 못판다. 상대를 도우려고 해야한다 라고 하더라"면서 "기자와 홍보팀도 마찬가지일것"이라고 말했다. 

이 산업부장은 "요즘 보니 소모임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산업부장은 "예전에는 미팅 자리나 식사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많이 했다"면서 "요즘은 SNS에 말이 나갈까봐 다들 조심하느라 예전만 못하지만, 소모임은 해볼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이 많이 아는 것 같아도 모르는 것이 많다. 이런저런 자리를 통해 서로 정보나 지식을 공유하는 스킨십도 좋다"고 덧붙였다. 

기업 사사에서 많은 아이디어 얻어 

이 산업부장은 라면 60주년을 맞아 라면 관련 칼럼을 썼던 경험을 공유했다. 이 산업부장은 "기자에게 위험한 분야가 부동산, 축구, 교육이라는 농담이 있다. 5천만명 모두가 전문가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 산업부장은 "라면도 마찬가지"라며 "관련 회사로 부터 자료를 받았지만 부족했다. 사사를 부탁했고 사사를 통해 많은 이야기거리를 건질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인열 조선일보 산업부장(사진=반론보도닷컴)
이인열 조선일보 산업부장(사진=반론보도닷컴)

'기자가 나에게 전화하게 만들라'

이 산업부장은 기자들에게 기사를 쓸때 산업부의 취재처 즉 기업에 2~3번 계속 전화해서 물어보라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이 산업부장은 "계속 전화해서 10개 중에 1-2개 쓰는게 기사다"라고 강조했다. 이 산업부장은 "사실 물어보는 건 불편하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면서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어떤 일이 생겼을때 기자가 여러분에게 전화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산업부장은 조선일보 내부에서도 온라인에 대한 여러가지 고민과 위기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자를 정의해야 하는데 복잡한 미디어환경속에서 조선일보의 경쟁자가 어디인지 정하기가 쉽지 않다. 온라인인지 경쟁 신문인지.."라고 덧붙이면서 "디지털 시대에 맞춰 어떻게 변해야할까 고민도 하지만 '변하지 말아야할 것'에 대해서도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 산업부장은 "그중 독자 그리고 기자정신에 제일 가치를 둔다"고 말했다. 

반면 이 산업부장은 디지털 중심의 뉴스 시장에 대한 참석자의 질문에 대해 "클릭율이 높은 기사가 과연 효과적인 기사인지 의문이다"면서 "클릭 이후의 효과를 측정하기 쉽기 때문에 과연 높은 클릭율이 부정적일지 긍정적일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산업부장은 "그래도 디지털 매체 시대에 맟춤형은 대세가 될 것"이라며 "한국 언론 분위기상 조선일보만을 위한 보도자료를 주기 어렵겠지만, 어느  신문이 됐든 각 매체의 특성에 맞는 소재를 발굴해서 기사화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보는 성과 측정도 어렵고 참 힘든 분야'

이 산업부장은 "내가 알리려고 하는 것만 알리면 실패한다"면서 "대중이 독자가 무엇을 공감하고 좋아하는지 기사를 쓸때 염두에 둔다"고 말했다. 

이 산업부장은 "요즘 홍보팀에 안 가려고 한다고 들었다. 힘들다는 인식이 많은 것 같다"면서 "홍보팀은 성과를 평가하기도 어렵고 매체환경은 갈수록 복잡해진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참 어려운 분야에서 일하고 계시다"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한편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아 진행한 이 산업부장의 강연에 대해 모 기업 홍보팀장은 "자료가 잘 준비된 강연도 있지만 편하게 질문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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