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협 현대자동차 부사장
△ 이상협 현대자동차 부사장

“글로벌 자동차 회사를 만드려는 창업주의 꿈이 담긴 ‘포니 쿠페’의 의지를 후배들이 이어 나가고 있다”

이상엽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애드아시아2023 서울 기념 컨퍼런스에서 ‘Shaping the Future with Legacy(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그린다)’를 주제로 오늘날까지 현대차에 이어지고 있는 ‘포니’에 담긴 꿈과 열정을 소개했다.

이상엽 부사장은 세계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최고의 디자인은 고객이 아닌 팬을 만든다”며 이를 위한 현대차의 체스 피스 전략을 설명했다.

체스 피스(Chess Peace) 전략이란, 킹‧비숍‧나이트‧룩 등 체스 말이 각기 역할이 다르듯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차종의 라인업을 구성하는 것이다. 그 1세대로 젊고 재밌는 디자인의 캐스퍼, 동급 최대의 공간으로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산타페를 예로 들었다. 전기차도 소비자에 따라 파이브(5)부터 세븐(7/출시 전)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이상엽 부사장은 “새 차가 나올 때마다 이번엔 체스의 무슨 말이냐고 묻는 기자들을 보면 현대차의 글로벌 스토리(체스 피스)가 통용되고 있구나 느낀다”고 말했다.

50년전 포니 쿠페의 꿈... 현대차 N 브랜드와 N 비전 74로 계승

이어 오늘 강연의 핵심인 국내 최초 생산차 ‘포니 1'을 소개했다. 1974년 프로토타입을 양산한 포니 1은 디자인, 제품 의미 이상으로 대한민국 산업사에 공헌하며 하나의 문화재이자 아이콘이 되었다.

이 부사장은 1974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높았던 토리노 모터쇼에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포니를 출품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양정화 배우와 함께 모터쇼에 갔는데 프로모터가 4명은 되야 한다는 주최 측의 지적에 현지 식당의 여자종업원 3명을 섭외한 재미난 에피소드도 밝혔다.

이 부사장은 토리노 모터쇼 사진에서 포니 1 뒤로 보이는 차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차는 바로 '포니 쿠페 컨셉'.

처음에 현대차 경영진은 날렵한 스포츠카를 내세워 기업을 알리려는 쇼비즈니스인가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양산을 위해 만들어진 포니 쿠페 컨셉의 도면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를 만드려는 창업주(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꿈이 담겨 있었다.

정 회장은 불모의 땅에서 자동차 공업사로 시작해, 건설 회사를 창업해 도로를 만들고 우리 기술력으로 첫 자동차 포니를 만들었다. 그리고 포니 쿠페를 통해 라인업에 스포츠카를 갖춘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성장하는 꿈을 꾸었다. 그 꿈을 오늘날 이어받은 후배 임직원들이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는게 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 이상엽 부사장이 포니 쿠페와 N 비전 74의 디자인을 비교하고 있다.

포니 쿠페 양산은 1970년대 제2차 오일쇼크의 여파로 좌절되었지만, 훗날 영화 백투더퓨처의 시간여행차로 유명한 들로리안 DMC-12을 통해 재현됐다. 들로리안을 디자인한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포니 쿠페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현대차는 고성능 차량 N 브랜드를 통해 스포츠카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22 부산모토쇼에서 공개된 컨셉카이자 수소전기차인 ‘N 비전 74’는 포니 쿠페를 계승하고 있다. 자동차 이름 ‘74’는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서 이루지 못한 선배들의 꿈과 열정을 후배들이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포니 쿠페를 똑 닮은 ‘N 비전 74’는 670마력, 제로백 3.4초의 스포츠카로 양산 계획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BBC 탑기어가 올해의 인기차로 선정한 현대차 N 비전 74는 관련 탑기어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 350만회를 돌파했다. 탑기어는 ‘2020년대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의 시대’라고 극찬했다.

이상엽 부사장은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AI 등 많은 챌린지에 놓여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다”며 “고객들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현대차가 되고자 한다”는 포부로 강연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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