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정 키워드 실검 상위 노출 사례, 출처 : 네이버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찬성 측과 반대 측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경쟁을 벌이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조국 힘내세요’ 대 ‘조국 사퇴하세요’를 비롯해 ‘문재인 지지’ 대 ‘문재인 탄핵’, ‘정치검찰언론플레이’, ‘법대로임명’ 등과 같은 키워드로 실검을 장악하는 움직임이 진영 논리를 등에 업고 무분별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에 학계에서는 포털의 실검서비스가 여론을 왜곡하는 악의적 수단이 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먼저 주정민 전남대 신방과 교수(한국방송학회장)는 18일 동아일보에 [실시간 검색어가 여론 왜곡 수단 안 되려면] 제목의 글을 싣고 실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주 교수는 "실시간 검색어가 여론의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었다"면서도 실시간 검색어가 포털 뉴스 이용자의 관심사를 제대로 반영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을 제기했다.

그는 "(실검)순위를 올리기 위해 여론전을 펼치는 것 자체가 정보를 왜곡한다는 것"이라며 "언론사가 인터넷 트래픽을 올리기 위해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있는 주제를 기사화하는 사례도 있어 논란이 많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 제공 서비스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전했다.

주 교수는 이어 "실시간 검색어 자체가 사회적 편견이나 특정 주장만을 반영한 용어일 수 있다. 이는 바람직한 사회 문화 형성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편협한 사고나 특정 가치만을 강조하는 검색어는 사회적 편견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한국광고학회장)도 17일 [어쩌다 ‘실검’을 캠페인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을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반론닷컴에 게재했다.

김 교수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 자체가 지닌 원래의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명백한 의도를 가지고 실시간 검색어의 순위를 지배하려는 시도는 여론을 조작하려는 음험한 목적이 숨겨져 있다"며 "아무리 표현의 자유나 디지털 행동주의(Digital Activism) 같은 말로 음험한 목적을 그럴싸하게 포장한다 해도, 사회 구성원 다수의 포괄적인 동의를 얻기 어려우며, 민주주의의 과잉된 배설이나 마찬가지"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특히, 그는 뉴스 어뷰징이나 실검 전쟁 등 실검 서비스로 인해 나타나는 언론 폐해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하며 실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조속히 찾지 못한다면, 앞으로는 기업 경영에까지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두 교수 모두 포털사의 실검 서비스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전하며 포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포털도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보다 투명한 원칙을 세워 운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건전한 포털 이용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실시간 검색어 순위 정보를 첫 화면에서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 구글이나 바이두처럼 이용자가 두세 차례 검색을 통해 정보 이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포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함에도 포털사들은 언론사가 아닌 뉴스 유통사라는 주장을 계속해왔지만, 포털은 이미 준공공재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 포털 사업자들은 실검의 폐해를 해결할 수 있는 개선책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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