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특정 단체로부터 청탁을 받고 기사를 재배열했다는 논란이 일자,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20일 기사 재배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뉴스 편집 공정성 논란에 대해 네이버가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한 언론사는 '네이버, 축구연맹 ‘청탁 문자’ 받고 기사 숨긴 정황 포착'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요지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연맹 비판 기사를 뉴스 수용자가 잘 볼 수 없는 곳에 재배치해달라'고 청탁하자 네이버가 이를 적극 수용했다는 것. 특히 이 언론사는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이 네이버 이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며 이 같은 의혹을 구체화했다.

이에 한 대표는 네이버 공식 포스트를 통해 "감사 결과, 네이버스포츠 담당자가 외부의 기사 재배열 요청을 일부 받아들인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네이버가 약속해 온 투명한 서비스 운영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사용자와 스포츠 관계자들에게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사로부터 송고 받는 뉴스만을 서비스하는 ‘네이버 뉴스’와 달리, 스포츠 생중계·동영상 클립·기록 데이터 등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는 특성상 프로축구 중계권을 가진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같은 협회와도 언로(言路)가 열려 있다”면서 “동일한 조직 내에 스포츠 기사를 배열하는 부문과 언론 취재 대상인 스포츠 단체와 협력하는 부문이 함께 있다 보니, 구조적으로 해당 기사 내용과 같은 의혹의 가능성을 원천차단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네이버는 책임자 징계와 문제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

한 대표는 “약속해 온 투명한 서비스 운영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사용자와 스포츠 관계자들에게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앞으로 이런 의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조직의 편재 및 기사 배열 방식에 대해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 제휴와 뉴스 서비스가 혼합돼 있는 조직을 분리하고, 다양한 인공지능(AI) 추천기술을 적용해 내부 편집자가 기사배열을 하는 영역을 줄이는 방향으로 집중할 것"이라며 "11월 1일까지 조직 구성이 같은 '네이버스포츠'와 '네이버연예'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부문과 기사 배열을 담당하는 부문을 분리하고, 스포츠와 연예 기사 배열의 투명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 대표는 "앞으로 기사배열 책임자를 일원화하고, 투명성위원회가 기사 배열에 대해 점검하도록 하겠다"며 "콘텐츠 선별 및 배열, 매체 및 창작자 선별, 이슈 선별에 대한 기준도 마련해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 네이버 한성숙 대표 사과문,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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