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제3자 쿠키 제공 중단... 쿠키가 뭐길래, 이 난리일까요?'에서 이어집니다)

구글이 제3자 쿠키를 더이상 제공하지 않으면, 광고업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매체 입장

공통적으로 예견되는 우려는 디지털 매체의 매출 감소입니다. 구글은 2019년 쿠키 삭제 관련한 테스트를 진행하였는데, 500개 업체의 매출이 평균 52% 감소하였다고 합니다. 이미 제3자 쿠키를 삭제한 파이어폭스나 사파리의 경우에서도 광고 단가 하락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는 애플이 이미 시행한 ATT 조치에서도 목격되는 현상입니다. 매체의 매출이 감소하는 이유는 타겟팅 정밀도가 높아질수록 고단가로 판매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타겟팅 효율이 떨어진다면 가격 하락 압력이 발생할 것이고, 이전보다 싼 가격에 판매하기 때문에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아주 간단히 설명하자면, 동일한 재원(인벤토리)라는 전제하에 타겟팅으로  100 노출을 100원에 판매했다면, 타겟팅 불가로 100 노출을 50원에 판매한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매체별로 파급력은 크게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글, 포탈, 리테일 미디어는 호재

가장 큰 수혜를 볼 매체는 구글입니다. 구글의 가장 큰 수익이 광고임을 감안하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구글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은 앞에 언급한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때문입니다. 구글은 쿠키 삭제 조치와 더불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이미 준비해두고 있고, 이를 통한 광고 효율은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입니다. 심지어 구글의 시장 지배력이 너무 강해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있습니다. 구글을 제외한다면 포탈이나 리테일 미디어들도 장기적으로는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3자 쿠키가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기에 제1자 쿠키 및 원천 데이터가 많다면 광고에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사용자가 직접 동의를 하고, 데이터를 남기고, 활동량이 많은 디지털 기업들 – 대표적으로 포탈, 리테일 미디어 등 – 오히려 시장 확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소비자의 사용성이 높지 않고, 데이터가 별로 없어서 자체적인 타겟팅에 어려움은 겪을 수 있는 중소형 매체들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과거 구글의 테스트 결과 뉴스 매체의 타격이 컸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클 것 같습니다. 

타겟팅 광고가 어려워지면서 맥락광고(Context Advertising)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큽니다. 타겟팅은 소비자의 행동 – 장바구니 담기나 광고에 반응한 데이터 등 – 을 이용해서 타겟팅 하는 방식이라면, 맥락광고는 콘텐츠의 내용을 연동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명품 관련한 뉴스나 콘텐츠를 보고 있는 이용자에게 명품 광고를 내보내는 식입니다. 이미 있었던 광고 유형입니다만,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정밀도가 높은 타겟팅 광고에 비해 낮은 효율성으로 인해 예상보다 인기가 높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대안으로 제시되는 방법론의 역할에 따라 유동적인 상황입니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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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주 입장

1st party data 통합과 중요성 

타겟팅 광고의 어려움으로 인해 광고주들은 추가적인 고객 정보 획득 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쿠키 삭제 조치가 본격적으로 적용된다면, 2024년 뿐만 아니라 2025년의 KPI 수립 및 전략에도 영향이 불가피합니다. 당장 예상되는 어려움은 전환, 구매와 관련된 지표들의 악화입니다. 동일한 예산을 집행해도 예전과 같은 KPI를 달성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시점에 중요하게 투자와 관심이 필요한 영역은 다시 데이터입니다. 광고주(브랜드)가 직접적으로 데이터를 보유할 수 있는 D2C(Direct to Consumer)의 확대, 기존 고객 정보와 데이터를 더욱 잘 활용하기 위한 CRM의 깊은 재해석과 관련 투자가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쿠키 삭제 이전에 많은 고객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광고비가 증가하는 것도 관찰됩니다. 데이터 관련한 준비와 투자도 중요하지만, 쿠키 삭제가 본격화되기 이전에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미로 봐야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객을 분석하는 업무에도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쿠키는 그 자체로 타겟팅 활용의 의미도 있지만, 기존 고객 정보와 연계 및 결합해서 분석합니다. 따라서 쿠키가 없다는 전제하에서는 기존 보유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다시금 광고주가 보유한 1st party data의 통합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이지에이웍스 컨설팅부문 백승록 대표는 “쿠키리스 시대에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1st party data를 어떻게 통합하고 관리할 것인가의 문제” 라면서, “이를 위해 다양한 데이터와 결합, 확대하는 노력을 미리 준비해놔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다시금 1st party data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광고효과 분석의 변화

소비자의 구매를 포함한 최종적인 결과물 분석에 용이했던 트레킹 추적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구글에서 서비스하는 구글 애널리틱스(Google Analytics)는 이미 효과측정 방식을 변화할 것을 공표하였습니다. 모바일 앱과 관련되어서 분석을 지원하는 서비스인 MMP(Mobile Measurement Partner)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졌습니다. 구글과 파트너쉽을 맺어서 데이터 분석을 강화하거나, 측정을 정교화하는 별도 방안을 준비하는 등 이전과 다름없거나 혹은 더 강력한 무기를 준비 중입니다. 다만, 아직 변화가 다 일어나지 않았고, 시장에 통일된 방법론 혹은 성공 케이스가 명확하지는 않다 보니 일정 부분 혼선은 어쩔 수 없을 듯 합니다. 모바일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하는 광고주들의 경우는 효과 분석에 좀 더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전통적 방법론과 시나리오적 접근 

가설 수립 및 실행과 검증을 반복하는 시나리오 접근이 다시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A/B Test라고도 불리는 이런 방법론은 기존에도 활용되고 있었습니다만, 그 범위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예로든 맥락광고의 경우도 시나리오를 활용해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더불어 광고 예산 배분을 결정하는데 통계적인 모델링 기법인 MMM(Marketing Mix Modeling)도 다시금 재조명 받고 있습니다. 이는 예산 배분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소비자 데이터가 줄어든다면, 예산 수립의 근거를 삼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재도 예산 배분이 완벽하다고 할 상황은 아니지만, 일부 할 수 있던 영역이 불가능해지면서 다시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구글, 메타 등 글로벌 플랫폼들이 MMM 관련해서 수년간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 같습니다. 전통적인 방법론, 통계적 기법 등이 다시 조명 받고 있습니다. 

대행사와 유관 서비스 입장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잘 대처하는 대행사는 새로운 기회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행사가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미국에서 구글의 조치 이후에 미국 대행사 협회(4A American Association of Advertising Agencies)와 미국 광고주 협회(Association of National Advertisers)는 2020년 구글의 쿠키 삭제 조치는 “광고 테크 회사들의 산소를 막는 행위”라고 공동 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런 우려는 최근에도 등장하는 이슈입니다만, 과거에 비해서는 목소리가 조금 약화된 느낌입니다. 과거에 비해 훨씬 더 개인정보 보호 강화가 중요해진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대행사 입장에서는 구글의 향후 동향을 면밀히 참고해야 할 것입니다. 구글이 제시하는 프라이버시 샌드박스(Privacy Sandbox)가 어떻게 구체화될지는 아직 좀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문맥 광고의 성과 분석, MMM 활용 등에서 대행사의 역할 등 광고주의 요구와 업계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좀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

쿠키리스(Cookieless) 시대에 대한 설명이 어느 정도 만족 되셨는지요? 마지막 정리에 앞서 좀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를 언급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쿠키 삭제가 당장 눈앞의 문제이고 이미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쿠키 삭제가 개인 정보 보호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개인정보 관련 민감도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각국 정부의 규제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구글의 프라이버시 샌드박스(Privacy Sandbox)의 주요 핵심은 “제3자 쿠키와 구글 광고(GAID) 제공 중단, 그리고 FLoC(Federated Learning of Cohorts)이라는 신기술로 기존 타겟팅 대체” 입니다. 제3자 쿠키는 이미 설명 드린 내용이고 당장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벌어질 일은 구글 광고(GAID) 지원 중단입니다. 구글 광고(GAID)는 기기 단위로 식별하는 유저 식별자입니다. 앱 광고를 중점적으로 성과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MMP 업체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성과측정과 광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만, 구글은 GAID 지원 중단 시기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내부 테스트는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언제 중단되고 안되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소비자 데이터 활용과 분석이 어려워지는 것은 쿠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구글이 제시하는 FLoC(Federated Learning of Cohorts)은 기존 타겟팅을 대체하는 방법입니다. 구글에 따르면 기존의 개별 유저 혹은 소비자 단위의 데이터 수집과 타겟팅 방법에서 탈피한 방법입니다. 즉, 비슷한 행동 패턴을 보이는 사용자들을 묶어서, 이 집단의 정보만 공유한다는 컨셉입니다. 구글은 “이를 통해서 기존 쿠키 기반 광고 대비 효율이 크게 다르지 않게 타겟팅 광고가 가능할 것” 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몇 가지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단 효율이 과거처럼 제대로 나올지 의문이라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필요에 따라 소비자를 쪼개서 타겟팅이 가능했는데, 집단을 묶어서 타겟팅 한다는 것의 효율이 그만큼 나올지 의문이 든다는 것입니다. 좀 복잡한 내용은 제외하고 아주 단순하게 설명하면 그렇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구글이 프라이버시를 전부 보장할 수 있냐의 문제입니다. FloC 방식은 일단 소비자 데이터를 구글이 분석해서, 따로 정리해서 광고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구글이 모든 내용을 통제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구글이 제시한 내용 외에는 아직 확인할 방법이 없다 보니 나오는 우려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해외는 시끌, 국내는 조용(?)

쿠키리스 시대의 본격화는 개인정보 보호와 소비자 데이터를 활용해서 크게 성장한 디지털 광고의 충돌입니다. 충돌이라는 표현을 썼을 만큼 시장 충격이 꽤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외에서는 여러 의견이 부딪치고 있습니다. 구글은 쿠키 삭제 강행, 각국 정부와 소비자들은 환영, 광고 대행사와 관련 업계는 우려와 유예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국내는 상대적으로 매우 조용합니다. 업계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슈이고, 심지어 몇몇은 수년 내 존망이 걸린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다양한 투자와 준비에 취약한 중소형 매체사, 퍼포먼스 캠페인을 많이 해오던 대행사와 미디어렙사의 충격파가 클 수 있습니다. 

걱정과 우려만 할 문제가 아닙니다. 여러 업계의 다양한 논의를 통해 혼란과 혼선을 조금이라도 줄이거나, 더 나아가 다음 성장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쿠키리스 시대,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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