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4일은 디지털 광고 업계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날은 구글이 그 동안 예고해왔던 크롬(Chrome) 브라우저의 제3자 쿠키(3rd party cookies)를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위해 첫발을 뗀 날이기 때문입니다. 

구글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전 세계 크롬 브라우저 이용자의 1%, 약 3천만명을 대상으로 있습니다. 구글의 쿠키 삭제 조치는 이미 수년간 예고되었으나, 그간 업계의 반발 및 시장 준비 미흡 등 이유로 계속 지연되어 왔습니다. 2023년 10월 이마케터의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마케팅 전문가들 중 33%는 여전히 2024년에도 쿠키 삭제가 유예 될 것이라고 믿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국내에는 별도 조사가 없어 자세히 확인할 수 없으나, 필자 주위의 디지털 전문가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해본 결과 “이번에도 유예될 것이다” 라거나 “조금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라는 응답이 높게 확인됐습니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2023년 12월까지도 상당수의 디지털 광고 업계 전문가들은 조금 더 쿠키 삭제 시점이 유예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기대와 다르게 구글은 2024년 1월 4일 본격적으로 삭제를 위한 첫 발을 뗐으며, 2024년 3분기까지 모든 크롬 사용자에 대해 쿠키를 단계적으로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수년간 유예를 해왔고 충분한 시간이 있었으니, 더 이상은 늦출 수 없다는 입장으로 보여집니다. 

그렇다면 쿠키가 없다는 것, 쿠키리스(Cookieless) 시대가 어떤 의미이길래 디지털 광고 업계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일까요? 

쿠키는 무엇일까?

아주 작은 텍스트 형태로 저장되어 있는 쿠키는 최초에 웹사이트의 이용을 돕는 형태로 등장했죠. 예를 들어, 특정 웹사이트에 방문해서 ID와 패스워드를 입력한 후 다음 재방문 할 경우에 그냥 접속하신 경험이 있으시죠?  쿠키가 이런 활동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이것이 제1자 쿠키(1st party cookies)입니다. 

제3자 쿠키(3rd party cookies)는 사용자가 방문하는 웹사이트가 아닌 다른 웹사이트에 연결된 쿠키를 뜻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타겟팅 광고를 제공할 목적으로 검색 정보, 개인 데이터 들을 추적하는 도구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배너 광고를 클릭한 이후에 다른 사이트나 SNS를 방문했을 때 비슷한 광고나 유사 상품이 보여지는 경험은 다들 있으시죠? 이때 이용되는 것이 바로 3자 쿠키입니다. 

프라이버시 강화, 쿠키 삭제로 이어져 

그럼 왜 구글은 쿠키를 없애려는 걸까요? 좀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구글을 포함한 애플, 모질라 등 브라우저 제공 업체들은 왜 쿠키를 없애려는 걸까요? 

이에 대한 해답은 프라이버시에 있습니다다. 타겟팅을 정교화해서 광고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정보를 많이 알고 있으면 있을수록 유리합니다. 여기서 쿠키가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행동을 추적해서 광고를 계속 보여주는 방식에 소비자들이 불편해하고 있으며, 각국의 정부는 개인정보 이슈를 민감하게 보고 규제를 시작하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디지털 광고가 가진 장점보다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흐름으로 인해 이미 구글 크롬을 제외한 애플의 사파리, 모질라의 파이퍼폭스 같은 다른 브라우저는 이미 쿠키를 중단하였습니다. 구글의 조치가 광고 업계에 중요한 변곡점인 이유는 다른 경쟁사보다 구글 크롬의 점유율이 50% 이상으로 절대적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2023년 12월 기준 크롬 브라우저의 점유율은 54% 수준입니다. 

 

출처 : 차세대웹기술지원센터
출처 : 차세대웹기술지원센터

프라이버시에 관해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프라이버시 즉,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논의와 규제는 2019년 본격화 되었습니다. 2019년 EU는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미국은 2020년 CCPA(California Consumer Privacy Act)를 공식화하면서 개인정보의 수집과 활용에 제한을 두는 것이 명시적으로 본격화되었습니다. 이런 움직임의 공통점은 디지털 웹사이트 제공자가 광고 목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때 소비자로부터 동의를 얻도록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구글, 애플 등 사업자들도 이런 움직임에 부응해 왔습니다. 애플은 이용자 데이터 추적 시 사전 동의를 의무화하는 옵트인(Opt-in) 방식의 앱추적투명성(ATT, App Tracking Transparency) 정책을 이미 시행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2019년 프라이버시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프라이버시 샌드박스(Privacy Sandbox)를 출범합니다. 이때 쿠키 삭제 결정까지 발표하였는데, 앞서 언급한대로 광고 업계의 우려와 반발 등 이유로 계속 시점이 유예되어 왔습니다. 

쿠키 삭제로 예상되는 변화

만약 구글의 계획대로 크롬에서 쿠키 사용을 못할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이마케터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미국의 프로그래머틱 광고에서 쿠키에 기반한 광고 판매는 78%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많은 광고주들이 쿠키를 이용한 광고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합니다. (쿠키 삭제 이후의 영향을 우려해서 최대한 고객을 미리 확보해 두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은 “구글이 쿠키를 마침내 삭제하고 있지만, 광고주들은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기사를 통해 업계의 준비 미미 상황을 보도하였습니다. 또한 “이번 조치는 연 6,000억 달러(약 790조원) 규모의 디지털 광고 역사상 가장 큰 변화”라고 언급하기도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쿠키가 없어지는 상황은 예상되지만, 아직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광고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어쨌든 구글이 쿠키 삭제 조치를 유예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여전히 있습니다.) 국내는 별도의 조사나 통계가 미미하여 정확히 추정이 어렵습니다. 다만, 해외 시장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최근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구글의 제3자 쿠키 제공 중단과 관련해서 배경과 현황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이어지는 칼럼에서는 구체적으로 매체, 광고주, 대행사 입장에서의  어떤 변화가 있을지와 대응방안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쿠키리스 시대...광고업계,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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