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ABC협회가 파행적인 운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성준 전 회장이 지난 12월 15일 대법원 판결로 법적 해임이 결정된 가운데, ABC협회가 신임회장 선출을 미루면서 4개월 째 회장이 공석 상태에 놓여 있다.

ABC협회 정관에는 회장이 궐위되었을 때는 후임자를 이사회에서 조속히 선출하며, 보선된 회장의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임기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연유에선지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2017년 정기총회는 열리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회장직을 상실한 이 전회장이 사무실에 출근해 ABC협회 업무를 보면서, 잔여임기까지 회장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도덕적 시비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일 열린 ABC협회 이사회에서는 신임회장 선출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연임 의지를 피력한 이 전회장에 대한 회장직 자격을 묻는 법적자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이사회 결정과 달리, 사무국에서는 회장직 연임에 대한 법적자문을 검토하지 않는 등 매우 수동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회원들은 물론 광고 및 기업 관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협회 파행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가려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신임 회장을 빨리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ABC협회 이사는 “ABC협회는 신문과 잡지의 발행부수 및 유료부수를 공사하는 공적인 기관이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포함한 통합 보고서 발간 등 그 어느 때보다 책임이 막중하다”며 “무엇보다 신뢰가 생명인 공사 조직에서 파행의 책임이 있는 이 전임회장의 무리한 연임을 위한 행보는 법률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광고주협회는 ABC협회에 ‘3월 3일 이사회 결정대로 회장의 자격여부에 대한 법률자문과 조속한 신임 회장을 선출’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저작권자 © 반론보도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