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인사이트'는 석박사 과정의 전공자들이 직접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분야의 연구(논문)를 요약ㆍ소개해 업무에 바쁜 홍보인과 마케터들에게 인사이트와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아카데미 인사이트] “재미 없으면 안봐요” Fun한 MZ소비자를 겨냥한 Fun 마케팅(상)'에서 이어집니다.

△ 심리(MBTI)형 펀슈머 마케팅-동일 유형과 함께하는 재미

MZ 세대는 인간관계를 맺을 때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를 빼놓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타인의 MBTI 유형에 관심이 많다. MZ 세대에게는 MBTI 유형이 그들 사이에 이미 하나의 트렌드이고 재미다 보니 정확도와 신빙성 여부보다는 그대로 수용하고 있는 실태이다. 이를 겨냥하여 MBTI를 활용한 마케팅 역시 유행하고 있다.

그 예로, 제주맥주는 한 편의점 회사와 협업하여 ‘맥BTI’ 맥주를 출시했다. 맥주 겉면에 ‘E-I’, ‘N-S’, ‘F-T’, ‘P-J’ 등 MBTI 결과로 나타나는 알파벳과 의미가 해시태그와 함께 각기 다르게 적혀 있어서, 4캔씩 조합하면 MBTI 16개 유형이 만들어지게 했다. 만약 E.N.F.P.로 조합되는 맥주를 구매하면 ‘우리 함께(E) 가까운 미래에(N) 행복을 꿈꾸며(F) 걱정 없이 즐기자(P)’라는 문장이 완성(박세영, 2022)되어서 조합형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는 재미도 있다.

△ 밈형 펀슈머 마케팅-비정형적 따라하기의 재미

원래 밈(meme)은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가 쓴 <이기적 유전자>에서 등장한 ‘문화적 유전자’ 라고 불리는 개념을 말한다. 현재 인터넷이나 SNS에서 사용되는 밈 개념은 온라인 상의 2차 저작물이나 패러디물로 일종의 온라인 유행이라고 할 수 있다. 재미있는 말이나 장면 혹은 행동을 네티즌들이 흉내내거나 패러디해서 여러 플랫폼에 포스팅하는 행위를 밈이라고 한다.

이러한 밈은 짧은 길이의 콘텐츠와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는 펀슈머를 위한 마케팅 도구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어떤 동영상에서 만들어 질 지 예측 불가능하고, 얼마든지 확대 재생산될 수 있으며, 자발적으로 확산되므로 마케팅업체에게는 콘텐츠, 서비스나 제품이 짧은 기간이지만 자동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달고나를 만드는 장면을 숏폼콘텐츠로 제작하여 포스팅한다거나 ‘깐부’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치킨업체에서 깐부치킨, 오징어치킨을 출시하기도 하였다.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무한도전을 잘 못 알아들은 출연자가 ‘무야호’라고 외치면서 순식간에 밈으로 발전했고, 가수 비의 노래 <깡>의 커버댄스 영상을 보고 펀슈머들이 ‘1일 1깡’ 밈을 만들기도 했다. 버거킹에서는 배우 김영철이 한 드라마에서 했던 대사 ‘사딸라’와 배우 김응수가 했던 대사 ‘묻고 더블로 가’를 이용하여 버거킹 밈을 만들기도 했다(버거킹, 유튜브)

출처=브랜드브리프
출처=브랜드브리프

△ 판플레이형 펀슈머 마케팅-놀이판에 참여하고 놀이판을 만드는 재미

판플레이는 이미 벌여진 판에 참여하기도 하고 펀슈머가 직접 놀이판을 만들어서 노는 행위를 말한다(김희경, 2022). ‘판(pan)’은 놀거리의 집합으로 지금 펀슈머가 놀고 있는 현장을 말하며, 판에 있는 사람들을 판꾼이라고 하는데 주최자, 참여자, 단순 구경꾼들 모두 해당한다. 

판꾼들은 SNS에서, 유튜브에서, 숏폼 플랫폼에서 놀이를 찾아나서기도 하고 직접 재기발랄한 댓글놀이를 하기도 하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의 호불호를 가리는 투표를 진행하기도 한다.

과몰입세계관형 펀슈머 마케팅 사례인 빙그레의 <빙그레더마시스>는 더 마시스 왕자가 빙그레 나라를 홍보한다는 세계관을 활용한 것인데, 더마시스 왕자 이미지가 있는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기면 여기에 흥미를 느낀 펀슈머들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면서 대화형 놀이가 진행된다. 

출처=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출처=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약 1,000여 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는데 왕자의 말투를 흉내내거나 왕자의 액세서리에 대한 조언, 왕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 등 다양한 상호작용놀이가 이어진다. 해시태그로 타고 들어온 펀슈머들은 빙그레가 만들어 놓은 놀이판에 자신들이 자발적으로 댓글 놀이판을 만들어 기업과 펀슈머 모두 즐거워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적당한 펀마케팅 필요해

위의 사례들의 공통점은 마케팅에 스토리와 캐릭터를 이용하여 콘텐츠형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점과, 소비자의 댓글이나 채팅, 직접 만든 밈 영상을 통한 적극적 참여로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능만 설명하는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콘텐츠를 활용하여 MZ 세대인 펀슈머가 선호하는 펀 슈머 마케팅 방식으로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펀슈머 마케팅이 다른 어떤 마케팅보다 효율적이라던가 장점만 있는 마케팅 기법임을 강조하려는 것은 아니다. MZ 세대뿐만 아니라 어린 세대들도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에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1000ml 팩우유와 동일하게 생긴 바디워시, 딱풀과 똑같이 생긴 사탕을 본 어린 세대들이 진짜 우유와 사탕인줄 알고 바디워시와 풀을 먹을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또한 가볍게 웃고 넘길 수 있는 단순한 밈의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심한 경우 특정한 인물이나 사회 현상을 조롱하거나 희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더군다나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밈의 특성상 그것을 걸러줄 만한 자정작용이 있지도 않아 인기가 사라져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남게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무엇인가에 주목을 하거나 주목을 받거나 독특한 것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MZ세대의 특성으로 인해 제어가 쉽지 않다.

따라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문제인식을 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개선해 나가며 크리슈머로서의 긍정적인 펀슈머가 될 때, 펀슈머 마케팅이 재미 그 이상을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타 참고 자료>

나현신, 「포스트 디지털 시대의 퍼놀로지 패션 디자인에 관한 연구-내적 의미와 외적 표현을 중심으로」, 『복식(服飾) 제58권 4호, 한국복식학회, 2008, p. 49.

박세영, 2022. 04. 17. 아시아투데이. MBTI 맥주도 나왔다..주류 업계, 진화하는 이색 마케팅. MBTI 맥주도 나왔다…주류 업계, 진화하는 이색 마케팅 - 아시아투데이 (asiatoday.co.kr)

이상훈, 2022. 08. 08. 뭉쳐야 산다. 소비자 사로잡는 콜라보의 진화. 뭉쳐야 산다. 소비자 사로잡는 콜라보의 진화 – 제일기획 매거진 (cheil.com)

조유빈, 2021. 06. 16. 시사저널, ‘표곰이’가 ‘콜라보 괴물’이 됐다..’곰표’콜라보의 성공 키워드 ‘표곰이’가 ‘콜라보 괴물’ 이 됐다…‘곰표’ 콜라보의 성공 키워드 - 시사저널 (sisajournal.com)

최예슬, 2022. 09. 15. 국민일보. '편의점 고인물'.. "잠깐이나마 웃을 수 있는 '피식잼' 원했어요". ['편의점 고인물'.. "잠깐이나마 웃을 수 있는 '피식잼' 원했어요" (daum.net)](https://v.daum.net/v/3v5rgaUNKZ#:~:text=이 작품을 연출한 플레이,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Robert Levering, A Great Place to Work, eltech, 2002, p.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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