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보도닷컴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핵심산업인 K-헬스케어의 발전을 위한 광고·마케팅전략을 모색하는 칼럼을 매월 정기 연재한다. 이번 칼럼은 새로운 활동 경험을 추구하는 고령층인 '노마드 실버'의 특성과 그들이 원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분석했다.

△ 노마드 실버의 모습(출처: DALL-E 활용 생성)
△ 노마드 실버의 모습(출처: DALL-E 활용 생성)

노인들이 변화하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의 자본과 경제를 움직이는 주요 인구집단은 다름아닌 65세 이상의 연령집단인 ‘노인’이다. 노인들은 이제 ‘노인’이라고 불리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과거의 노인과는 다른 종족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그들을 ‘노마드 실버(Nomad Silver)’라고 칭하려고 한다. 노마드 실버가 노인을, 우리 사회를 움직이고 있지만 아쉽게도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노인의 ‘최소 건강 유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본고에서는 노마드 실버에게 적합한 병원 서비스는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병원 서비스 고도화 방안을 논하려고 한다.

노마드 실버가 온다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가 노인층의 핵으로 진입하면서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의 노인 비율이 2018년 14.4%로 '고령 사회'에 들어선 데 이어 2025년 20.6%로 '초고령 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00세 이상의 노인 역시 1990년 459명에서 2020년 5천581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 사회의 빠른 고령화는 노인 인구의 증가와 노인들의 다양한 취향과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병원과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자에게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제시한다. 노마드 실버는 전통적인 은퇴자의 피동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과 여행, 모험을 추구하는 현대의 노인층을 지칭하는 용어다. '노마드(nomad)'는 원래 유목민을 의미하나, 이 용어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활동과 경험을 탐색하는 노인층의 모습을 나타낸다. 이들은 노령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고 활동적인 생활을 원하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려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노인과 다르다.

미국에서의 고급차 구매자들의 평균 연령은 45세로, 보통 더 나이 많은 구매자들이 프리미엄 럭셔리 카를 선호하며, 50세에서 60세 사이의 구매자들이 대부분의 고급차를 구매한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거의 30%의 인구가 65세 이상이며, 자동차 제조사들은 노인 운전자들이 더 자신 있게 느낄 수 있도록 차량을 개선해서 노인 친화적은 고급차를 출시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국내도 유사할 것이다. 노인들의 구매력이 한층 높아지고 상속 대신에 고급 소비로 소비행태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노인들의 사회참여도 활발하다.

2022년 한국 노인 인구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65세에서 79세 사이의 노인 인구의 약 54.7%가 미래에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이는 노인 인구의 노동 의욕을 보여주며, 노인들의 경제활동 참여 욕구를 설명한다. 경제적 참여 외에도 다양한 여가 및 사회참여 욕구가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70대 중반인 한 할머니는 은퇴 후 유럽을 자유 여행하면서 여러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을 경험하려고 한다. 또한 65세의 한 할아버지는 대학의 평생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철학 강의를 듣고, 계속해서 지식을 확장하고 있다. 72세의 어느 할머니는 은퇴 후에도 새로운 취미로 탱고를 배워, 다양한 탱고 행사에 참여하며 사회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68세의 할아버지는 자신의 전문 지식을 지역 청소년에게 나누기 위해 무료 수업을 제공하며, 그들의 진로 탐색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처럼 노마드 실버들은 은퇴 후에도 멈추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며, 새로운 활동과 지식의 탐구를 통해 삶의 깊이와 질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간다. 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자들은 노인들의 다양한 취향과 욕망을 충족시키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노인의 욕구와 욕망 그리고 병원 서비스

노마드 실버의 관점에서 볼 때, 욕구와 욕망은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을 갖는다. 욕구(needs)는 그들의 생존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필수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이는 건강 관리, 안전성 확보, 기본적인 통증 완화와 같은 생물학적 필요를 포함하며, 이러한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반면에 욕망(wants)은 개인의 내재적 취향, 가치관 및 경험에 기반하여 형성되며, 이는 더 나은 삶의 질, 개인적 성취감, 그리고 새로운 경험과 같은 더 깊고 복잡한 정신적 및 감정적 요구를 포함한다. 욕망은 욕구를 넘어서는 것으로, 사람들이 단순히 살아가는 것을 넘어서서 더 큰 만족과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병원에서의 환자 경험 도해(출처: https://www.ahrq.gov)
△ 병원에서의 환자 경험 도해(출처: https://www.ahrq.gov)

노인의 관점에서 병원 서비스와 환자 경험을 고려할 때, 단순히 기본적인 욕구만을 충족시키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노마드 실버들은 의료 공간에서 조차 그들의 복잡하고 다양한 욕망까지 충족되기를 원한다.

이는 현대 병원 서비스의 주요 도전과제 중 하나로, 서비스는 단순히 건강 관리와 질병 치료를 넘어서, 노인들의 욕망과 꿈, 가치를 이해하고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병원 서비스의 개선과 혁신은 노마드 실버의 기본적인 욕구를 넘어서 그들의 욕망까지 이뤄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슬로우의 욕구위계 이론(Maslow's Hierarchy of Needs)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에서 자아실현에 이르는 다양한 욕구가 계층적으로 존재하며, 하위의 욕구가 충족될 때 다음 단계의 욕구를 추구한다는 주장이다(Maslow, A. H. 1943).

이를 노마드 실버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들이 기본적인 건강 관리와 안전성 욕구를 넘어 사회적 연결, 자신의 건강 관리 능력에 대한 존경, 그리고 자신만의 삶의 질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병원 서비스가 발전해야 함을 시사한다. 또 추상적인 욕구를 넘어서 노마드 실버의 욕망을 구체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함을 말한다.

아래 표는 매슬로우의 욕구위계에 따라 노마드 실버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가상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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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신세대 노인들이 원하는 병원 서비스는 무엇인가? ②편>에서는 노마드 실버를 위한 병원 서비스 혁신방향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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