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A 브런치 월례 교육 현장. △ 자료 한국광고주협회
KAA 브런치 월례 교육 현장. △ 자료 한국광고주협회

회사에 다니면서 가장 많이 작성하게 될 문서는 '보고서'다. 잘 쓴 보고서와 그렇지 못한 보고서의 차이는 무엇이 있을까.

한국광고주협회는 12일 전북대학교 강원국 객원교수를 초청해 '직장 내 글쓰기 비법'을 주제로 KAA 브런치 월례 교육을 진행했다. 이날 월례 교육에는 기업의 △광고 △홍보 △마케팅 등 다양한 업종에 근무하는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읽는 사람이 궁금한 내용 있으면 안 된다

먼저 강 교수는 보고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읽는 사람이 궁금한 내용 있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읽는 과정에서 모르는 내용이 나오거나, 궁금한 내용을 보고서에서는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보고서 작성 후 가장 많이 혼나는 경우가 어떠한 내용이 빠졌을 경우다. 어떤 내용을 궁금해하는지는 우리가 알기 매우 힘든 부분이다"면서 "사람마다 사고의 틀과 사고방식이 있다. 그럼에도 상사가 궁금할 수 있는 75가지를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75가지 항목은 많은 보고서에서 중간 제목, 소제목으로 쓰인 '현황, 문제점, 기대 효과, 소요 예산' 등 상사가 궁금해할만한 요소들이다"고 예를 들었다.

네이버 국어사전 활용…"좋은 문장 있다"

강 교수는 상사가 보고서에서 단어를 바꾸거나, 문장을 고치는 경우에 대해서 직접 겪은 일을 중심으로 조언했다.

2000년대부터 네이버 국어사전을 켜 놓고 글을 썼다며 경험을 소개했다. 본인이 생각한 단어를 글에 바로 쓰지 않고 네이버 국어사전에 검색을 했다는 것. 

그는 "네이버 국어사전에 검색을 해 보면 유의어와 예문이 보인다"며 "이 안에 답이 있다. 내가 생각한 단어보다 더 많은 단어가 있고 그 단어가 들어가 있는 좋은 문장이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국어사전을 통해 단어를 검색하면서 글을 쓴다면 보고서를 작성할 경우에도 잘 쓸 수 있다는 의미다.

"질문하지 않은 건 절대 넣을 필요가 없다"

아울러 불필요한 부분을 빼는 것에 대해서 강조했다.

특히 보고서를 쓸 때 빼도 되는 부분은 다 빼야 한다는 것. 중복되는 내용이 있거나 앞에 나온 얘기가 뒤에 또 나온다면 당연히 한쪽은 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료를 찾다 보면 좋은 내용들이 있고 이 부분을 꼭 넣고 싶을 경우가 있다. 그렇게 되면 주제에서 벗어난 얘기를 넣게 되고 상사가 궁금해하지 않은 내용을 넣게 된다"며 "상사가 질문하지 않은 건 절대 넣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뺄 것을 안 넣고 보고서를 쓰는 방법은 제로베이스에서 상상의 질문을 생각해 보면 된다"며 "어떤 사안에 관해서 보고서를 쓰려고 할 경우 도대체 뭐가 궁금할까 그것만 딱 넣어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체크리스트 중요…지적·고쳐준 내용의 교집합

강 교수는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자신이 작성한 글을 상사의 지적 또는 고쳐준 내용을 모아서 교집합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머릿속에 체크리스트를 갖고 있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있어야 한다. 보고서를 쓸 때 이렇게 쓰면 안 된다. 이렇게 써야 한다는 항목들이 머릿속에 있다면 잘못 썼을 경우에는 바꿀 수 있다"며 "본인의 상사가 싫어하는 부분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팁을 전했다.

축사와 기념사 등 연설문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서는 평소에 이와 관련된 글을 써둬야 한다고 첨언했다. 직접 또는 전해 듣는 방법을 통해 다양한 기록물 등을 모아야 한다는 것. 강 교수도 모은 자료는 카테고리별, 주제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매일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연설문에는 △스피커가 하고 싶은 말 △청중이 듣고 싶은 말 △해야 하는 말도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육에 참가한 참석자 중 "글쓰기 경험이 전무하고 어휘력이 부족한 신입사원에게 어떤 조언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강 교수는 "글쓰기 연습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처음 청와대 갔을 때 칼럼을 30개 뽑아 해당 칼럼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에 밑줄을 해 오라고 했다. 그리고 각 칼럼을 세 문장으로 압축하고 중간 제목을 만드는 연습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칼럼에 주제문을 파악하고 마지막으로 그 주제문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쓰는 등의 연습을 했다"며 "좋아하는 칼럼 리스트가 있으면 그 사람의 글을 반복해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며 글쓰기 연습에 대해 조언을 했다.

전북대학교 강원국 객원교수는 작가이자 전 대통령 비서실 연설비서관을 지냈다. 대우그룹 홍보팀에서 일했으며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연설담당 행정관 및 비서관을 역임했다.  베스트셀러 '대통령의 글쓰기'와 '회장님의 글쓰기'도 저술했다.

저작권자 © 반론보도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