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광고 효과 측정을 위한 노력들' 상편에서 이어집니다)

앞서 살펴본 글로벌 디지털 광고 업계의 효과측정과 관련한 변화들이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1)   효과측정에 기준 마련 시급

첫째, 디지털 광고의 효과측정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 둘째, 구체적인 정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업계의 다양한 협의와 논의 과정이 있다) 셋째, 단기적 성과 중심이 아닌 중/장기적 성과 측정에 대해서도 인식전환과 로드맵 등 구체적 플랜이 필요하다는 점(마케팅/미디어 믹스 모델링 (MMM, Marketing / Media Mix Modeling), 패널 분석 등 다양한 측정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는 것 등이다.) 등이다.

△ Meta의 MMM 서비스 예시. TV를 포함한 다양한 채널의 효과측정을 다루고 있다(출처=Meta, Analysts guide to MMM)
△ Meta의 MMM 서비스 예시. TV를 포함한 다양한 채널의 효과측정을 다루고 있다(출처=Meta, Analysts guide to MMM)

우선, 디지털 광고의 효과측정의 패러다임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광고가 인기를 끌었던 단기 효율 중심의 효과측정은 여러 제약으로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광고주 자체의 데이터 분석 역량을 더욱 확대하거나, 패널 분석 등과 연계한 방식 등 통계적 기법과 리서치 활용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런 변화에 주목한 글로벌 미디어사들은 자체적으로 마케팅/미디어 믹스 모델링 (MMM, Marketing / Media Mix Modeling) 을 제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여기에는 디지털 채널만이 아닌 TV를 포함한 전통매체 영역까지 포괄해서 분석하는 점도 참고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까지 포괄하는 효과측정 로드맵 구성에 대해서도 고려가 필요하다.  

국내 디지털 업계에 더 시급한 문제는 ‘효율성 중심의 성과’이다. 효과측정이 복잡하고 여러 가지의 사전 정의와 합의가 필요한 과정임에도 불구, 단기적인 효율성 지표인 ROAS(Return on Ads Investment), CPA(Cost per Action) 등을 주요 측정 지표로만 보려는 경향이 여전히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성과의 기준’에 대한 합의는 고민해야할 상황이나 국내는 기초적인 디지털 미디어 측정에 대한 표준과 이에 대한 검증이 부족한 실정이다. 공통된 측정 기준에서 파생되는 ‘성과’는 더더욱 모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에 대한 폐해는 저질이거나 불건전한 트래픽으로 유도되는 성과로 인해 저품질의 매체와 광고상품이 양산되거나, 모호한 성과 기준으로 인해 분쟁 소지가 발생함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업계 발전을 저해할 위험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글로벌 사례들을 살펴본 바와 같이 효과측정과 관련된 이슈들은 업계에서 다각도로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할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2)   투명한 보상체계 마련

광고 업계의 일반적 보상체계는 인력의 투입에 따라 비용을 받는 피 방식(Fee Base)과 매체비에서 일정부분 수수료를 받는 수수료 방식(Commission Base) 대표적이다.  국내 시장은 대부분 매체가 매체비에서 일정 수수료를 대행사와 미디어렙사가 받는 수수료 체계(Commission Base)를 따르고 있다. 

문제는 법적 규정이나 업계 관행을 통해 변화가 없는 TV를 포함한 전통 매체(Legacy Media)에 비해서 국내 디지털 미디어는 수수료 체계의 모호성과 변화가 너무 크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다. 미국 광고주협회(ANA, Association of National Advertisers)가 2022년 11월 발간한 대행사 보상 체계 트렌드 (Trends in Agency Compensation)을 보면, 디지털 광고가 출현한 1994년 이전에는 전통적인 수수료 방식이 대표적 보상 체계로 운영되다가 이후부터 피 방식으로 급격히 전환됨을 알 수 있다. 

△디지털 광고가 성장함에 따라 피 방식(Fee Base)가 일반화되어 왔다(출처=Trends in Agency Compensation / 2022.11)
△디지털 광고가 성장함에 따라 피 방식(Fee Base)가 일반화되어 왔다(출처=Trends in Agency Compensation / 2022.11)

피 방식의 급격한 변화와 확대는 디지털 광고의 특성에도 기인한다. 즉, 디지털 광고가 전문 인력 투입이 많이 필요한 구조이기 때문에, 소수 전문가가 대량의 매체 운영이 가능한 전통 매체 대비해서 인력 투입에 따른 보상을 받는 피 방식이 더욱 활용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성과 연동형(대표적으로 광고주 매출과 보상이 연계된 Sales Commission등이 있다.) 의 다양한 기타 보상 체계가 증가하다가 2022년부터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 이는 수수료나 피 방식의 보상 이외에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Performance Incentives)가 지속 증가하다가 2022년 하락하는 트렌드와 같은 현상이다. 

이에 대한 원인은 효과측정의 복잡성과 모호성에 기인한다. 성과에 따라 보상을 연계 하려면 성과 자체에 대한 투명성, 객관성이 담보 되어야 한다. 때문에, 효과측정이 어렵고 모호한 상황에서는 인력 투입에 따른 보상 체계인 피 방식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의 경우는 여전히 전통적인 수수료 방식이 일반화되어 있다. 더욱이 글로벌 매체들은 별도 수수료가 없어, 기존 수수료 체계를 참고한 마크업 방식(Mark-up, 매체비에 일정 부분 수수료를 추가하는 방식)이 병행되어 오고 있다. 꾸준한 퍼포먼스 지향의 캠페인으로 인해 수수료 하락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 

몇몇 광고주들은 아예 일부 매체에 대해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거나, 부적절하고 불투명한 성과 목표를 보상체계에 연동함으로써 대행사와 미디어렙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효과측정과 보상체계 제언 

효과측정과 보상체계는 디지털 광고의 성장 촉진을 위한 주요 아젠다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효과측정 기준을 모두가 동의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가이드라인과 기준에 대해서는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필자가 인터뷰한 여러 업계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디지털 비즈니스 중심의 광고주가 퍼포먼스 광고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 경우 KPI 기준 자체가 모호한 경우가 매우 빈번하다고 한다. 게다가 모호한 성과 기준으로 광고비 지급도 난항을 겪는 경우도 많고, 효율 중심의 성과에만 매몰되다 보니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악용하거나, 눈속임으로 트래픽을 유도하는 일종의 다크 패턴(Dark Pattern) 광고도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콘텐츠 내용과 광고가 전혀 성격에 맞지 않는데 해당 사이트로 강제로 이동하거나, 어느새 앱이 다운로드 되는 경험을 해본적이 있지 않은가? 사용자 의도와는 상관없는 눈속임광고 형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효과측정과 보상체계에 대해서 이해관계자 실태 조사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어떤 효과측정 방식을 이용하는지, 기준이 무엇인지,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구체적 내용 파악을 통해 개선사항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를 토대로 효과측정과 보상체계에 대한 업계 논의가 확산되어야 한다. 글로벌 업계를 살펴보더라도 효과측정의 어려움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보상체계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피 방식(Fee Base)이 디지털 광고에 더 적합한 상황이지만, 당장 체계를 다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보상체계는 기본적으로 광고주와 대행사가 별도로 맺는 사적인 계약관계기 때문에 일일이 세부 규정을 정하기도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다만, 수수료 방식을 따른다는 가정하에 최소한의 권고 가이드라인이나 준수 사항에 대한 논의는 필요한 시점이다. 퍼포먼스 광고를 지향한다는 것이 책임을 대행사와 미디어렙사에 떠넘기거나, 수수료만 낮춰서 얻는 것이 아님을 공감해야 할 시점이다.  효율 중심 퍼포먼스에만 매몰되어 다크 패턴 광고 등 부적절 콘텐츠와 매체가 양산됨을 묵과하는 것도 업계에 부정적 영향만 양산할 뿐이다. 

우리나라는 10위권 광고 대국이면서 디지털 비중이 절반을 넘는 광고 선진국이다. 특히, 현지 매체가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는 몇 안 되는 국가중 하나이다. 디지털 광고의 지속 성장을 위해 이제는 기본적인 것을 돌아볼 시점이다. 우리의 디지털 광고, 효과 측정과 보상은 잘 돌아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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