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언론에서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정보를 원한다.
기업이 알리려는 정보가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라"

6월 15일 한국아카데미교육장에서 열린 ‘2023 광고&마케팅 전략 워크숍’에서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안승찬 삼프로TV 언더스탠딩 대표는 <기업 유튜브 콘텐츠,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기업들이 유튜브를 제작할 때 흔히 하는 실수와 편견을 지적했다. 

안 대표는 "유튜브 시청자들은 기업 유튜브에 대해 '자신들이 좋아하는 말만 할거야' '광고 의도가 숨어 있을거야'란 편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기업은 다른 집단에 비해 유튜브 제작의 난이도가 높다는 의미다.

이어서 안 대표는 기업 유튜브 제작의 실패 사례 두 가지를 꼽았다. 먼저 한 기업은 자사의 유튜브 채널 이름을 종편 방송사의 뉴스 프로그램명과 같게 지었다. 문제는 기업 유튜브 영상을 검색하면 해당 뉴스에 나온 기업 부정 보도가 함께 노출되고 있었다.

다른 사례는 구독자 130만명이 넘는 한 증권사의 유튜브 채널이다. 이 증권사는 구독자는 많지만 신규 영상의 조회 수는 100회 남짓에 불과해 의문을 자아낸다.  이유인즉 구독자 수를 확보하려고 유튜브 운영 초창기에 스타벅스 쿠폰을 대량으로 뿌렸다. 그러나 구독자만 많이 모았을 뿐, 계속 시청하려는 진성 구독자가 없었다. 

안 대표는 두 기업과 같은 사례가 대부분인 것이 기업 유튜브 제작의 현실이라며 "특히 기업은  유튜브 제작 과정에서 실무진과 상부의 의견이 전혀 달라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 2023 광고&마케팅 전략 워크숍에서 강연 중인 안승찬 대표
△ 2023 광고&마케팅 전략 워크숍에서 강연 중인 안승찬 대표

"유튜브는 날 것 좋아한다. 정형화된 콘텐츠는 성공하기 어려워"

반면 안 대표는 충주시 공식 유튜브 '충TV'를 관공서가 만든 성공적인 유튜브 사례로 설명했다. 구독자 30만명을 돌파한 충TV의 선전 이면에는 김선태 충주시 홍보담당 주무관의 활약이 있었다. 충TV는 조길형 충주시장과의 인터뷰 제목을 '또길형(또 조길형/시장에 재당선되었다는 의미)'이라고 표현하는 등 파격적인 유튜브로 화제를 모았다.

김 주무관은 충TV 이전에 이미 충주시 행사 광고 포스터로 실적을 냈다. 인터넷 밈과 유행어 등을 인용한 엽기적인 포스터는 네티즌 사이에 화제가 되며 인기를 끌었다. 관공서에서 만든 거라 믿을 수 없는 파격적인 이미지가 특징이다.

△ 충주시 자료

안 대표에 따르면 김 주무관도 처음 포스터를 만들었을 때는 상부와 갈등을 겪으며 고충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포스터가 높은 성과를 얻자 조길형 충주 시장은 이번에는 유튜브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김 주무관은 "유튜브를 만드는 대신 결재, 통제를 받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이 사례가 시사하는 점은 기업이 성공하기 어려운 유튜브의 특성을 담고 있다. 안 대표는 "유튜브는 날 것을 좋아한다. 정형화된 콘텐츠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업 만이 가진 원천 정보를 활용해야"

이데일리에서 기자로 활동했던 안 대표는 "인터넷 언론에서 이제 유튜브 미디어로 가고 있다. 인터넷 언론이 만드는 수많은 정보와 뉴스 속에서 사람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더 새로운 것, 근본적인 정보에 접근하고 싶은 욕구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런 부분은 오히려 기업이 다른 유튜브 제작자들에 비해 가질 수 있는 강점이다. 안 대표는 "애널리스트들도 결국 기업에게 정보(로우데이터)를 받아 정리한다. 즉 첨단에 가장 앞서있고 깊이있는 정보는 기업이 갖고 있다"며 삼프로TV 언더스탠딩에 출연했던 솔트룩스(AI 전문 기업)를 예로 들었다.

안 대표는 "솔트룩스 대표에게 회사 홍보를 하나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시청자가 원하는 챗GPT의 정보를 잘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며 "그 결과 솔트룩스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거란 댓글이 수없이 달렸고 어마어마하게 홍보가 됐다. 굉장히 성공적인 사례였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제시하는 핵심은 "즉 기업이 알리려는 정보가 아닌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라"는 것이었다. 이날 워크숍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광고주 20명이 참석해 강연자들과 열띤 질의응답을 나누며 성황리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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