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포털 다음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이하 실검) 서비스와 유사한 ‘투데이 버블’을 공개한데 이어 네이버도 하반기에 관련 서비스 ‘트렌드 토픽’을 출시한다고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포털 측은 과거와 달리 다양한 웹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순위도 없는데다 분석 기준 시간을 늘려 이전 실검 서비스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는 “포털이 실검 서비스를 이름만 바꿔 부활시키는 것 아니냐”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10일 다음 내부와 뉴스 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등 외부에서 언급량이 현저히 늘어난 단어들을 보여주는 ‘투데이 버블’ 베타서비스를 공개했다. 현재 다음 메인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우측 상단에 정치/사회/연예/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키워드 5개를 추출해 보여주고 있다.

키워드 추출은 사람의 개입 없이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적으로 이뤄진다.인기 키워드는 더 길게 노출되며, 키워드 클릭시 관련 뉴스가 버블 최근 소식으로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된다.

△ 투데이 버블(右)에 나온 키워드 '행안부 지진 위기경보'를 누른 결과. 관련 뉴스가 최상단에 노출되고 있다.
△ 투데이 버블(右)에 나온 키워드 '행안부 지진 위기경보'를 누른 결과. 관련 뉴스가 최상단에 노출되고 있다.

포털측, '과거 실검 서비스와 다르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카카오 측은 "출처의 다양성을 고려한 보정 과정을 거치고 또한 분석의 기준이 되는 시간을 늘리고 키워드에 순위를 매기지 않았다"며 과거의 실검서비스와는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알고리즘이 구분하기 힘든 홍보성 자료나 부적절한 표현 등이 포함되지 않도록 사전에 모니터링하기 위해 "키워드 추출 결과가 이용자에게 전달되기 전에 운영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모니터링이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도 인공지능이 블로그·영상·뉴스 등에서 인기 키워드를 추출해 공개하는 ‘트렌드 토픽’ 서비스의 올 하반기 도입을 예고했다. 단 정치·사회·경제 토픽은 제외한다고 네이버는 밝혔다.

일부에서는 네이버·카카오의 이번 서비스 출시 2017년을 정점으로 지속 하락 중인 국내 포털의 검색점유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NHN데이터에 따르면 2017년 4분기 기준 네이버, 다음의 검색 점유율은 각각 78.9%, 9.0% 였다. 그러나 2022년 4분기에 두 포털의 점유율은 62.8%, 5.1%로 하락했다. 그 사이 구글의 검색점유율은 9.7%에서 31.4%로 늘어나며 국내 검색시장의 절대자였던 네이버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포털3사 검색점유율 변화 (2017-2022/4분기말 기준, NHN데이터 자료)
△포털3사 검색점유율 변화 (2017-2022/4분기말 기준, NHN데이터 자료)

'결국 실검 서비스 부활?' 우려 목소리 높아 

정치권과 언론 등 각계에서는 "실검서비스의 재현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4일 “최근 네이버의 ‘키워드 추천’ 서비스 도입 계획에 따른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뉴스포털과 관련한 주요 논란을 신문법 등 여러 측면에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체부가 제시한 신문법의 제10조는 “뉴스포털은 기사배열 등 기본 방침이 독자의 이익에 충실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원장은 “3년 전 폐지된 실검과는 다른 서비스인 양 포장했지만, 사실상 실검을 부활시키는 꼼수로 보인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실검은 인격권 침해, 가짜뉴스 유포, 기사 어뷰징 등 정치적·상업적으로 악용되며 숱한 폐단을 나았다. 변형된 실검 서비스는 여론 선동의 숙주역할을 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부 언론에서도 <돈 벌이 줄자 ‘실검’ 재개, 네이버·다음 장삿속 방치 안돼>(조선일보)<포털 키워드 추천 서비스 시작, 실검 부활 꼼수 아닌가>(세계일보) 등 사설을 통해 를 통해 이번 포털의 서비스를 '유사 실검 서비스로' 규정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계 등에서는 투데이 버블에 대한 이용자의 관심이 높아질 경우 인터넷언론등을 중심으로 키워드를 이용한 기사 어뷰징이 늘어날 것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 기사 어뷰징(Abusing)이란, 언론사가 의도적으로 실시간 인기 키워드를 반영한 제목과 내용의 기사들을 포털에 반복 전송해 클릭 수를 높이는 행위를 의미한다.

반면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서비스는 실검과 다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추천 서비스는 글로벌에서도 하고 있다"며 이번 정치권 등의 반응에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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