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 양산과 정치적 진영 논리로 양극화된 국내 언론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높아가는 가운데, 언론의 책임 강화와 자율적 규범을 위한 미디어 시스템 모델을 제시한 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윤석민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저술한 '미디어 거버넌스'가 그것이다.

'미디어 거버넌스'의 세부 구성은 크게 5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미디어 거버넌스와 미디어 시스템의 개념과 특성 그리고 거버넌스 정립의 기본방향을 논의한다.

미디어 거버넌스란 단순화하여 규율이 필요한 미디어 문제에 대한 적절한 형태의 사회적 통치 내지 굿 거버넌스를 의미한다고 책은 정의한다. 즉,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미디어 기술의 변화에 걸맞은 언론 통제 시스템을 찾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다.

2부에서는 미디어 시스템 거버넌스의 토대를 구성하는 윤리 강령 등 미디어 전문직 규범의 내용과 국내외 운영 현황을 분석한다. 신문, 방송 등 주요 매체의 자율 규제기구와 윤리강령을 살펴봄으로써, 미디어 전문직 규범의 발전 방안을 제안한다.  

3부에서는 공영방송과 포털 그리고 가짜뉴스 등 다양한 매체와 쟁점들에 대해 현황과 개선 방향을 모색한다.

특히 포털 편에서는 정치적 논란으로 불거지는 포털 뉴스 서비스 관련 문제들에 대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업자 주도의 거버넌스에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가짜뉴스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국가가 모든 사회적 문제를 떠맡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EU 공동규제모델을 예로 들며 시민사회, 팩트체크 기구, 학계, 언론계 그리고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자율규제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4부에서는 망 사용료 역차별, 조세회피 등으로 문제가 되는 글로벌 플랫폼 미디어와 새롭게 부상하는 인공지능 저널리즘 등 새로운 미디어 분야에 대한 거버넌스 쟁점들을 다룬다.

윤석민 교수는 5부 결론을 통해 한국사회의 미디어시스템이 위기라고 진단한다. 더 나아가 이는 곧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제시한다.

이에 건강한 미디어환경을 만들기 위한 실천방안으로 다차원적 미디어 다원성 평가, 포털 뉴스위원회 설립, 팩트체크 저널리즘 활성화, 글로벌 플랫폼 미디어 문제에 대한 국제적 연대 등을 제안한다.

책을 통해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미디어가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그 모든 한계에도 미디어가 이 사회의 유일한 희망"이라며 "언론은 '전문직주의'(프로페셔널리즘) 규범을 강화해 경영의 위기, 신뢰의 위기, 정당성의 위기를 모두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작권자 © 반론보도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