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ANA(Association of National Advertisers, 미국광고주협회)의 ‘The Young and The Textless'(Anne Field, 2019.12)’를 번역, 요약한 글입니다)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세대, 2025년까지 전세계적으로 20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   

두 아이의 엄마인 웬디 올슨은 첫 가족 해외 여행지로 일본을 택했는데 신칸센 고속열차를 일정에 포함시켰다. 7살 둘째 아이가 테블릿으로 신칸센 장면이 나오는 넷플릭스 애니매이션 ‘카르멘 샌디에고’를 보고 엄마에게 졸랐기 때문이다.

기업이 밀레니엄, Z세대를 넘어 이제 알파세대 공략을 원한다면, 웬디 올슨의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알파세대는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문화 활동, 정보 취득 등 모든 것을 해결하고, 24시간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다. 호주의 사회학자 마크 맥클린들이 처음 사용한 ‘알파 세대’는 21세기에 태어난 첫 번째 세대(Z세대에는 90년대생이 포함되어 있음)이고, 아마도 걷기 전부터 아이패드를 접했을 것이다.

신기술에 익숙한 밀레니엄 세대 부모 덕분에 알파 세대는 디지털 환경속에서 자라면서 24시간 언제든지 온라인을 통해 원하는 정보에 접속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들에게 디지털은 일종의 ‘제2의 피부’다. 알파세대는 보호자 없이는 길도 제대로 건너지 못하지만 가정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성인들에 뒤지지 않을 만큼 크다.

맥클랜들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매주 2백5십만명의 알파세대가 태어나고 있다. ‘Ad Age’는 2025년까지 알파 세대가 대략 2십억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1995년부터 2009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보다 2억명 정도 많다.

기존 세대들도 어린 시절 부모들의 구매 습관에 영향을 미쳤지만 알파 세대에 비할 바는 아니다. 특히 디지털 기기나 테크 제품의 구매에 있어서 알파 세대는 그 연령이나 육체적 성숙도에 비해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홍보대행사 핫와이어가 전세계 4세에서 9세 사이 자녀를 둔 부모 8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중 65%가 디지털 기기를 살 때 자녀들의 요구나 습관이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미국의 경우는 그 숫자가 무려 81%에 달했다.

조사 대상자중 27%의 부모는 비단 테크놀로지 제품 뿐만 아니라 가구 구매에서 여행 상품 선택에 이르기까지 자녀들의 취향을 우선시한다고 답했다. 더군다나 밀레니엄 세대 부모들은 자녀의 의견에 더 귀를 잘 기울인다.

 
‘디지털이 전부(Digital Only)’인 알파세대

알파세대는 디지털 퍼스트(Digital-First)세대가 아니다. 디지털이 전부(Digital- Only)인 세대다. 그들은 디지털 기기에 친숙하기 때문에 광고주들은 다양한 플랫폼과 연령․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통해 얼마든지 직접 마케팅이 가능하다.

알파 세대에게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툴은 역시 유튜브인데, 소위 ‘키드플루언서(Kidfluencers)'(아이를 뜻하는 Kid와 Influencer의 합성어)나 어린 비디오스타들이 알파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실례로 미국의 14살 에반은 지난 8년 동안 장난감 사용기, 하교길 쇼핑을 비롯한 다양한 주제의 동영상을 제작하며 60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포브스가 꼽은 최고의 유튜브 스타 라이언은 ‘라이언의 세상'(Ryan‘s World/ToyReview)을 운영하며 2018년 한해 22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라이언은 집근처 장난감 가게부터 일본까지 방문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고 구독자만 2300만명에 달한다.

많은 브랜드들이 유튜브를 통해 알파 세대에 다가서고 있다. ‘라이언의 세상’의 라이언은 작년 7월 콜게이트 공장을 방문해 치아 건강에 대해 배우기도 하고, 자신만의 칫솔과 치약을 만드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조회수 7백만, 8월에는 라이언과 라이언의 아빠가 공으로 꽉 채워진 거대한 레고박스 안에서 낚시하는 장면을 연출했는데, 9백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갑을 여는 것은 부모

이처럼 기업들이 유튜브등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알파세대를 공략하고 있지만 정작 지갑을 여는 것은 부모들이다. 마케터들은 아이들의 취향 못지않게 부모가 원하는 것이 무언인지도 무시할 수 없다.

핏비트(FitBit)은 어린 자녀들의 걸음걸이, 잠버릇 및 기타 다양한 활동들을 추적하고 기록할 수 있는 핏비트 에이스(Fitbit Ace)를 출시했다. 아이들이 핏비트 에이스를 차고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면 뱃지도 주고 메시지도 보내준다. 반면 부모들이 자녀들의 안전을 챙길 수 있는 모니터링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이 닦기를 싫어하는 자녀들 때문에 부모들은 매번 곤욕을 치른다. 이에 착안한 칫솔/치약 브랜드인 오랄비(Oral-B)와 크레스트(Crest)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인 김릿 미디어(Gimlet Media)와 함께 촘퍼스(Chompers)라는 팟캐스트․알렉사 스킬(아마존)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은 2분 동안(치과 의사 양치질 권장 시간) 촘퍼스를 통해 우스꽝스러운 노래를 듣거나 수수께끼를 풀고 다양한 놀이 콘텐츠를 보면서 이를 닦는다. 아이들이 촘퍼스에서 오랄B를 접하고, 부모들은 이 제품의 구매를 고려하게 된다.

Fairy Tales Hair Care사는 10대 초반을 대상으로 한 스킨케어 상품을 출시할 때, 부모와 아이들 둘을 대상으로 각각의 마케팅 전략을 짰다. 페이스북에서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하고, 인스타그램에는 ‘자신을 뛰어 넘어라!(You are your only limit!)’라는 메시지와 함께 농구나 축구를 즐기는 10대 여자아이들의 동영상과 이미지 광고를 올렸다. 아이들은 무료 샘플을 신청하면서 Fairy Tales Hair Care의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퍼 나르기도 한다.

 
개인정보 이슈

알파세대는 아직 어리다. 광고주들은 프라이버시 이슈에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디지털 채널(유튜브등)이나 네트워크 지원 장난감에는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어린이 온라인 개인정보 보호법(Children's Online Privacy Protection Act, 13세 이하 아이들의 개인 정보 취득시 반드시 부모의 허락을 받게 되어있음) 위반 여부를 조심해야 한다.

작년 9월, 미 FTC(연방공정거래위원회)와 뉴욕주 법무부는 아동 개인정보 불법 수집 혐의로 구글과 유튜브에 1억7천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비영리 단체인 ‘광고속 진실(Truth in Advertising)‘은 연방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라이언의 장난감 리뷰‘ 채널이 돈을 받고 만든 리뷰와 순수 리뷰를 구별할 능력이 없는 미취학 아동들을 대상으로 사기성 광고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라이언의 아버지는 “시청자들이 모두 어린 아이들이기 때문에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우리에게 최우선 가치이고, 그들 가족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하다. 우리는 모든 플랫폼의 규정과 현행법 뿐만 아니라 광고표시 규정도 아주 엄격하게 해석, 적용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알파세대가 여는 미래

알파 세대가 이전 세대와의 가장 큰 다른 점은 현실과 온라인 세계를 분명하게 구분해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뭐가 다른지 잘 모른다. 즉, 기업은 물리적 세계와 가상 세계를 혼합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 레고도 ‘Hidden Side’라는 빌딩 조립 세트와 증강현실 기술을 결합해 조립도 하고 앱을 통해 게임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알파 세대는 윗세대보다 기술 변화에 훨씬 민감하다. 기업이 알파 세대를 공략하고 싶다면 기술(technology) 변화를 한시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동시에 기업은 알파 세대의 성장과 함께 그들을 통해 급변하는 기술 발달이 가져올 우리 사회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조금이라도 그려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 Content courtesy of the Association of National Advertisers (ANA), U.S
  (이 글은 미국광고주협회(ANA)의 사전 양해 하에 번역,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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