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대한상공회의소
△ 자료 대한상공회의소

국내 기업들이 탄소중립에 대응하려고 하고 있지만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감축 수단 ·기술 부족 등 리스크가 높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국내 온실가스 배출기업을 대상으로 ‘탄소중립 대응 실태와 과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금 당장은 투자 리스크 높다고 평가

탄소중립 대응 실태와 과제를 조사한 결과, 탄소중립 투자 리스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 '높다(71.7%)' 또는 '매우 높다(17.4%)'고 응답한 기업이 89.1%에 달했다. 이와 반해 반면 투자 리스크가 낮다고 응답한 기업은 10.9%에 그쳤다. 탄소중립 추진이 앞으로 기업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은 알지만 지금 당장은 투자 리스크가 높다고 평가한 것.

기업에서는 △경기악화 △인프라·정부 지원 부족 △낮은 배출권 가격 등으로 실제 탄소 감축 투자가 기업 수익과 경쟁력에 도움이 될지 망설여진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배출권거래제 참여기업 A사는 탄소 감축을 위해 지난 2년간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감축설비에 투자했다. 그러나 탄소배출권 가격인 1만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회사 차원에서는 배출권 구매가 더 나은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산업단지 열에너지 공급기업의 B사도 연구용역을 통해 운영 중인 석탄발전소를 바이오매스 또는 LNG 발전소로 전환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2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정부에 인허가 신청을 했지만 지연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 자료 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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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추진, 기업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 줄 것 '60.3%'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는 탄소중립 추진이 기업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응답한 기업은 60.3%로 부정적으로 응답한 기업 39.7%보다 많았다. 다만 긍정적인 응답이 지난 △2022년 34.8% △지난해 68.8% △올해 60.3%로 전년 대비 8.5%포인트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투자를 '추진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38.2%로 집계됐다. 나머지 '투자 계획 중'이 35.4%, '온실가스 감축 투자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26.4%로 나타났다.

감축 투자 계획이 없는 기업은 그 이유로 '투자자금 조달 어려움(32.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감축 수단·기술 부족(30.5%)', '투자 수익 불확실(28.8%)'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 투자 수익 불확실(35.3%) △중견기업 투자자금 조달 어려움(36.4%) △중소기업 '감축 수단·기술 부족(45.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세종대학교 전의찬 교수는“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과 EU의 그린딜에 이어 일본도 제조업의 그린산업 전환을 목표로 그린트랜스포메이션 정책을 수립해 10년간 민관 합산 150조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며 “주요국은 대규모 국가 예산을 그린산업으로 구조 전환하는 데 투입해 자국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자료 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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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점과제로 감축 투자 지원·제도 합리화 등 꼽아

이에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정부 중점과제로 △감축 투자 지원 △무탄소 에너지 공급 인프라 구축 △제도 합리화 △탈탄소 혁신기술 개발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 조영준 지속가능경영원장은 “미래의 불확실성과 투자 리스크 때문에 탄소중립을 선도적으로 이행하려는 기업들의 의욕이 꺾이지 않도록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탄소중립 산업전환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직접투자 및 세액공제 확대, 무탄소 에너지 인프라 확충 등 종합적인 지원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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