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인문학의 관점에서 볼 때, ​1992년 가을에 있었던 환경보전 슈퍼 콘서트 ‘내일은 늦으리’는 환경보전 의식을 촉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조선일보, SKC가 공동 주관한 첫 콘서트는 KBS에서 전국에 생중계했다. 당시 인기 가수 11개 팀이 참가한 공연이 끝나자, 고(故) 신해철 가수가 음반을 기획해 대영기획에서 제작했다.

첫 번째 앨범이 『92 내일은 늦으리』였다(1992년 11월 발매). 가수 신해철이 작사 작곡한 타이틀곡 <더 늦기 전에>를 비롯한 여러 곡이 음반에 들어있다. 음반 녹음 때는 참가팀 전원이 보컬에 참여했다. 드럼 전태관(봄여름가을겨울), 베이스 윤상, 피아노 정석원(015B), 기타 김종진(봄여름가을겨울), 정기송(넥스트), 장호일(015B), 키보드 유영석(푸른하늘)이 연주한 음반이었다.

두 번째 앨범은 『93 내일은 늦으리』였다(1993년 11월 발매). 봄여름가을겨울, 신승훈, 김종서, 듀스, 서태지와 아이들, EOS, 015B, 크래쉬의 목소리가 담긴 두 번째 앨범 작업에는 1993년에 군에 입대한 신해철은 참여하지 못했다.

△ 『92 내일은 늦으리』 앨범 녹음현장의 보도기사 (출처:  1992. 11. 1.)
△ 『92 내일은 늦으리』 앨범 녹음현장의 보도기사 (출처: 1992. 11. 1.)

김건모 등이 참여한 세 번째 공연은 MBC에서 생방송했고, 그 성과는 『94 내일은 늦으리』 앨범에 담겨 있다(1994년 11월 발매). 1994년에 LP판 생산이 줄고 음원을 CD에 담았기에 이 성과는 카세트테이프와 CD로만 발매됐다.

네 번째 공연은 김건모, 넥스트, 솔리드, 신효범, DJ DOC, R.ef, 윤종신, 지니, 룰라, 강산에 같은 톱스타11개 팀이 참여해 1995년 10월 14일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이뤄졌고 SBS에서 생방송했다. 그 성과인 『환경보전 슈퍼앨범 ‘95 내일은 늦으리』 앨범에는 타이틀곡인 신해철의 <붉은 바다>를 비롯해 마지막 수록곡인 강산에의 <내일이면 늦으리>가 들어 있다(1995년 11월 발매).

환경보전 슈퍼 콘서트는 1996년 11월에도 계속됐다. 김건모, 룰라, R.ef 신효범, 김원준, 김정민, 이현도, 장혜진, 터보, HOT, 언타이틀, 아이돌, 비비 등이 참여했다. 그러나 앨범은 만들지 않았다. ‘내일은 늦으리’ 앨범은 1992년부터 1995년까지만 제작돼 아쉬움을 남겼다. ‘내일은 늦으리’ 환경보전 콘서트도 1996년을 마지막으로 끝이었다.

△ 『환경보전 슈퍼앨범 ‘95 내일은 늦으리』 CD 앞면
△ 『환경보전 슈퍼앨범 ‘95 내일은 늦으리』 CD 앞면

첫 번째부터 네 번째 앨범에 수록된 모든 노래가 환경 의식을 환기했다. 그 중에서 『환경보전 슈퍼앨범 95 내일은 늦으리』 앨범의 마지막 수록곡인 강산에의 <내일이면 늦으리>는 특별한 호소력이 있었다. 발라드풍의 저음과 고음을 섞어 4분 59초 동안 호소력 있게 읊조리는 노래 가사는 이렇다. 

“아이가 그리는 하늘엔 무슨 색 칠해줄 건가
옛날의 하늘색 물감만이 하늘같게 할 텐데

아이가 그리는 바다엔 무슨 색 칠해줄 건가
옛날의 바다색 물감만이 바다 같게 할 텐데

하늘로부터 바다로부터 그리고 땅으로부터
받은 만큼은 돌려줘야해 언제까지 받을 수만 있나

아이가 그리는 나무엔 무슨 색 칠해줄 건가
옛날의 나무색 물감만이 나무 같게 할 텐데
상상해봐요 그 옛날만을 그리워하게 될 아이들을

두렵잖아요 그 아이들이 함께해야 할 풍경과
시간은 우리들 마음과도 같아
내일이면 벌써 늦어버린 거야”

여기 까지 부른 강산에 가수는 잠깐 쉬었다가 다시 앞 소절을 반복해가며 이어 부른다. 앞 소절의 마지막 소절인 “아이가 그리는 나무엔 무슨 색 칠해줄 건가/ 옛날의 나무색 물감만이 나무 같게 할 텐데” 부분은 건너뛰고, 다음과 같은 가사를 이어 부르며 노래를 마무리한다.

“상상해봐요 두렵잖아요. 옛날만을 그리워할 순 없잖아.
시간은 우리들 마음과도 같아. 내일이면 벌써 늦어 늦어 버린 거야”

△ 『환경보전 슈퍼앨범 ‘95 내일은 늦으리』 CD 뒷면
△ 『환경보전 슈퍼앨범 ‘95 내일은 늦으리』 CD 뒷면

노래 가사를 보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모습을 아이들 입장에서 생생히 그려냈다. 아이가 그리는 하늘에는 무슨 색을 칠해 줄 건지, 아이가 그리는 바다에는 무슨 색을 칠해줄 건지, 아이가 그리는 나무에는 무슨 색을 칠해줄 건지, 어른들에게 진지한 어조로 묻고 있다.

아이들의 미래를 상상해보면 두렵지 않느냐고 질문하며, “내일이면 벌써 늦어버린 거”라고 어른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우리는 하늘과 바다 같은 자연에게 받은 것이 너무 많은데 환경오염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망치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환경을 보전해 미래의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자연을 그대로 남겨주자고 권고하는 노래 가사이다.

환경보전 슈퍼 콘서트 ‘내일은 늦으리’는 5년 동안 계속되다가, 1996년의 공연을 끝으로 지금까지도 중단돼 있다.

앞으로 어떤 기업에서 방송사와 함께 ‘내일은 늦으리’ 시즌2를 다시 시작해보면 어떨까?

ESG 경영이 갈수록 중요해진 상황에서 ‘2024 내일은 늦으리’나 ‘2025 내일은 늦으리’ 같은 환경보전 콘서트를 1년에 한번 씩 개최한다면, 기업이 지향하는 ESG 경영의 가치를 널리 확산할 수 있다. 생각보다 적은 예산으로 가능한 기획이다.

가수들의 공연 장면이나 발표된 신곡을 기업의 자체 채널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리며, 소비자들에게 ‘#환경보전챌린지’에 참여하라는 캠페인을 전개한다면 상당한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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