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사진가인 시대, 조금 더 잘 찍고 싶다면?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에 가져온 수많은 변화들 중에는 추억을 기록하는 방식도 있다. 몇 년 전까지 사람들 목과 어깨에 소품처럼 둘러져 있던 크고 무거운 DSLR 카메라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를 손에 쥔 스마트폰이 차지했다. 유명 관광지의 멋진 풍경, 맛있는 음식,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스마트폰을 든 채 미소 짓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제 낯설지 않다. 이에 부응하듯 스마트폰 카메라도 전에 없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찍는 방법은 몰라보게 쉬워졌고 결과물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누구나 사진가가 될 수 있는 시대.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필요한 건 늘 손에 있는 카메라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다. 기술의 발전과 AI 도입으로 최신 스마트폰 카메라는 촬영 버튼만 눌러도 근사한 사진을 만들어준다고 광고하지만 몇 가지 기능들과 기본적인 촬영 테크닉을 익힌다면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촬영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다.

노출 보정 – 좋은 사진의 시작은 빛을 제어하는 것으로부터

흔히 사진을 ‘빛의 예술’이라고 한다. 색과 구도 등 사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 중 빛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가 보는 사진 속 풍경은 가장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 그리고 그 사이의 무한한 그라데이션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것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촬영의 성패가 갈리기도 한다.

스마트폰 카메라 역시 디지털 이미지를 촬영하는 디지털카메라의 일종이다. 밝기와 색감, 최근에는 구도까지 자동으로 설정하거나 추천하는 방식으로 기존 카메라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사용자가 직접 이 요소들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들 역시 존재한다. 그중 사진의 밝기를 조절하는 노출 보정은 가장 쉬우면서도 모든 촬영에 필요한 기능이다.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사진의 밝기를 바꾸는 방법은 세 가지로 나뉜다.

1. 첫 번째는 화면 터치를 통한 노출 설정.

흔히 촬영하고자 하는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해당 영역을 터치하게 되는데 이때 사진의 전체 밝기 역시 변경된다. 터치한 영역에 나타나는 원 안의 밝기가 밝을 때는 사진의 전체를 어둡게, 어두울 때는 사진 전체를 밝게 만들어 주 피사체를 적절한 밝기로 표시되도록 하는 것이다. 쉬운 조작이 장점인 이 방법은 명암 대비가 큰 풍경 사진에서 효과적이다. 하지만 섬세한 밝기 조절이 불가능하고 터치 영역에 따라 사진의 초점까지 함께 변경되는 것이 단점이다.

Tip. 사진의 밝기를 정밀하게 조절하고 싶다면 화면 터치 후 원과 자물쇠, 해 아이콘이 표시되었을 때 화면을 좌, 우로 쓸어 넘기면 된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쓸어 넘기면 사진이 어두워지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쓸어 넘기면 밝아지는 방식. 이때 터치 영역의 원 아래 있는 해 아이콘의 위치를 통해 현재 밝기를 확인할 수 있다. 가로 선의 왼쪽에 있다면 사진이 어둡다는 것을, 오른쪽으로 갈수록 밝게 촬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Tip. 노출 보정 기능으로 사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Tip. 노출 보정 기능으로 사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2. 노출 보정의 대표적인 예로 달 촬영을 꼽을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기본 노출 설정은 프레임 속 장면을 고루 밝게 찍도록 설계되어 있다. 때문에 달이 작게 보이는 밤하늘을 촬영할 때 사진이 필요 이상으로 밝아지고 달의 형태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다. 가로등, 스탠드 조명, 촛불 등의 작은 광원을 촬영할 때도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환경에서 노출 보정 기능을 사용해 사진 밝기를 최소한으로 낮추면 달의 형태는 물론 표면까지 포착할 수 있다. 밤하늘 역시 눈에 보이는 것과 같이 까맣게 표현된다.

Tip. 명암 대비가 크고 피사체가 작을 때는 화면을 쓸어 넘겨 밝기를 변경하는 것이 유리하다.
Tip. 명암 대비가 크고 피사체가 작을 때는 화면을 쓸어 넘겨 밝기를 변경하는 것이 유리하다.

3.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프로 모드의 노출 보정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다.

프로 모드는 전문가용 카메라의 수동 기능들 중 일부를 스마트폰에 구현한 것으로 노출 보정을 포함해 셔터 속도, ISO 감도, 색온도, 초점 등의 옵션이 제공된다. 이를 이용해 자동차 헤드라이트의 궤적이 담긴 장노출, 감성적인 색감 등 전문가급 연출이 가능하다. 카메라 실행 화면에서 ‘더 보기’를 선택한 뒤 ‘프로’ 아이콘을 터치하면 프로 모드를 이용할 수 있다.

프로 모드의 셔터 속도와 ISO 감도를 조절해 노출을 직접 설정할 수 있지만 사진의 전체 밝기를 변경하는 데에는 노출 보정 옵션이 쉽고 효과적이다. +/- 또는 EV로 표기된 노출 보정 기능을 선택한 뒤 노출값을 직접 지정하면 된다. - 값을 선택하면 사진이 어두워지고 + 값을 선택하면 밝아진다. 설정 값이 숫자로 표시되기 때문에 기본 촬영 모드의 해 아이콘보다 현재 밝기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프로 모드의 노출 보정의 가장 큰 장점은 동일한 환경에서 일정한 노출값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화면 쓸어 넘기기를 통한 노출 보정은 촬영 후 일정 시간이 지나거나 카메라 앱을 종료하면 노출값이 초기 상태로 복귀되지만 프로 모드의 노출 보정은 계속 유지된다. 많은 사진을 촬영, 보정할 때 이 장점이 빛을 발한다.

* 프로 모드는 전문가급 수동 옵션을 제공한다 / 프로 모드의 노출 보정 설정은 동일한 환경에서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할 때 유리하다.
* 프로 모드는 전문가급 수동 옵션을 제공한다 / 프로 모드의 노출 보정 설정은 동일한 환경에서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할 때 유리하다.

가장 밝은 부분에 신경 쓰자

스마트폰 사진작가로서 활동하면서 촬영 중 유일하게 사용하는 기능이라고 할 정도로 노출 보정은 모든 촬영에서 사용한다. 사진의 색감과 구도는 후보정을 통해 상당 부분 보완이 가능하지만 노출 과다/부족을 복구하기는 그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EXPERT RAW 촬영으로 일부 해소할 수 있지만 노출 과다로 색 정보가 손상돼 흰색으로만 표현되는 ‘화이트 홀’은 사진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평소 화면 속 가장 밝은 부분이 너무 밝게 촬영되지 않도록 조금 어둡게 촬영하는 것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밝은 것을 어둡게 보정하는 것보다 어두운 것을 밝게 보정하는 것이 대체로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필자 | 김성주

여행 작가 겸 사진가. 올림푸스 마스터즈 포토그래퍼. MBC ‘박경의 꿈꾸는 라디오’ 출연스마트폰 사진 클래스 진행

저서: ‘어쩌면 _할 지도’, ‘인생이 쓸 때, 모스크바’, ‘그래서 제주(’공저)

저작권자 © 반론보도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