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이슈를 짜집기하여 빠르게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그 화제성을 이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이른바 ‘사이버 렉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이버 렉카들의 추측성 루머 확산과 선정적 보도 행태는 영상의 타깃이 된 사람들에 대한 악성 댓글 작성을 선동할 뿐만 아니라 그들을 옹호, 지지하는 댓글작성 또한 야기하여 여론의 양극화와 집단 간 분열을 유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이버 렉카의 영상과 그에 따른 악성 댓글들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개인들의 사례와 여러 정치·사회적 갈등들이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지만, 플랫폼 차원에서의 규제나 크리에이터들에 대한 법적 처벌은 현재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규제나 처벌이 어려운 사이버 렉카 영상들, 악성 댓글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사이버 렉카 영상 속 내용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악성 댓글을 남기는 상황에서,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이나 근거의 부재를 이유로 악성(부정적) 댓글이나 옹호(긍정적) 댓글로 구분될 수 없는 중립적 성향의 댓글 또한 자주 등장한다. 이에 중립 댓글이 일부 사람들에게 동조나 반박의 댓글을 달지 않게끔 만드는 설득의 영향력을 지닐 수 있지 않는가? 즉, 일반 이용자들이 남긴 댓글을 통한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였다.

본 연구는 김원정·한정호(2016)의 연구에서 발견된 일반적인 중립 댓글의 동조 효과와 사이버 렉카 영상에 주로 달리는 중립 댓글의 내용적, 형식적 특성을 고려하여 중립 댓글은 다른 이용자들을 설득하는 효과를 가져 결과적으로 악성 댓글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토대로 실험연구를 실시하여 검증하였다.

중립댓글, 이성적 판단을 도와주는 정확성 넛지(accuracy nudge) 효과 작용할까?

정확성 넛지 선행연구에 기반하여 중립 댓글을 읽는 사람들은 영상 내용의 정확성 여부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그 결과 악성 댓글 작성 의도를 낮추는 효과를 가질 것이라 예측하였다. 분석 결과 예측과 반대로 중립 댓글을 읽는 것은 오히려 악성 댓글 작성 의도를 증가시켰으며, 영상 내용의 정확성 여부를 직접적으로 물을 때 부정적 댓글 작성 의도는 더욱 증가하였다.

결과적으로 정보의 정확성 부재를 이유로 중립을 요구하는 중립댓글은 다른 시청자들의 부정적 댓글 작성 의도를 낮추기보다는 오히려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래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영상 속 내용의 정확성 여부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였을 때, 그리고 이러한 중립 댓글들의 숫자가 점차 증가할 때, 악성 댓글 작성 의도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크게 나타났다.

“중립 댓글이 악성 댓글 작성 의도에 영향.. ‘심리적 반발이론’으로 설명”

중립 댓글이 악성 댓글 작성 의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 것은 심리적 반발 이론(Brehm, 1996)으로 일정 부분 설명이 가능하다. 심리적 반발 효과는 그 효과를 불러일으킨 설득 메시지나 메시지의 주제가 된 행동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왔다.

즉 사람들이 댓글을 작성하는 행위는 본인 의지로 행할 수 있는 자유행동이라고 전제할 때, 특히 악성 댓글의 유보를 제안하는 중립 댓글은 그러한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위협받은 자유를 회복하고자 오히려 더욱 악성 댓글을 작성하고자 하는 결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사이버 렉카 영상에서의 중립 댓글은 사람들에게 분노의 감정이나 해당 댓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야기하고, 그로 인해 악성 댓글 작성 의도가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만약 다양한 후속 연구들을 통해 중립 댓글의 악영향이 일관되게 발견된다면, 기존 악성 댓글 판별에 집중했던 필터링 노력이 중립 댓글에 대해서도 적용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