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보의 2014 칸 국제광고제 수상작(左) / Apple의 ‘Creative B2B’ 부문 수상작(右)
△ 볼보의 2014 칸 국제광고제 수상작(左) / Apple의 ‘Creative B2B’ 부문 수상작(右)

2014년, 칸 국제광고제(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볼보 트럭의 <Live Tests>캠페인이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후, 칸 국제광고제는 높아지는 ‘B2B 브랜딩’에 대한 관심에 부응하듯 ‘Creative B2B’ 부문을 2022년에 신설했다.

대표적인 B2C 기업인 Apple은 ‘Creative B2B’ 부문에<ESCAPE FROM THE OFFICE>캠페인을 출품해 수상을 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B2B 브랜드가 B2C적 브랜딩 방법론을 적용한 사례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B2B 기업에게 B2B 브랜딩이 필요한 5가지 이유

일반적으로 B2B 기업의 브랜드 관리는 해당 B2B 기업의 존재 이유 및 가치를 간결하게규정해 내부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업무에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B2B 기업이 인재를 채용할 때 더 유능하고 이해도가 높은 지원자를 확보하는데 도움을 주며,각종 입찰 프로젝트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는 데에도 기여한다.

상장회사의 경우 주주들이 불황, 주가 변동에도 기업 관련 주식을 지속 보유할 신뢰감을 제공하거나 주가 관리를 위한 기업 미래 비전 선포 측면에서도 효용이 있다. 마지막으로 일반 국민과 언론, 정부 대상으로 긍정 여론 형성에도 역할을 할 수 있다(그림3).

△ B2B 기업의 브랜드 관리의 존재 이유와 가치
△ B2B 기업의 브랜드 관리의 존재 이유와 가치

요즘처럼 B2B와 B2C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영역 이동이 활발해지는 시대에,국내외 B2B 기업들이 ‘B2B 브랜딩’을 통해 주로 어떤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구체적 사례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기업의 존재 이유 및 가치를 간결하게 규정한 B2B 브랜딩 – Accenture

B2B 기업은 비즈니스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끊임없이 업종 및 비즈니스를 혁신하고 변화를 추구한다. 하지만 고객사들은 기존 비즈니스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인해 B2B 기업의 변화와 새로운 가치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시장에서 엑센츄어는 ‘백엔드딜리버리 서비스 업체’로만 인식되어 비즈니스 혁신, 운영 효율성, 디지털 마케팅을 아우르는 실제 역량 대비 B2B 고객들의 인식의 편차가 큰 상황이었다.

브랜드 컨설팅을 통해 엑센츄어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재점검했고, ‘속도와 규모로 혁신을 제공한다’라는 브랜드 차별화 요소를 토대로 B2B 파트너 기업들이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안내한다는 의미의 ‘New Applied Now’라는 ‘브랜드 플랫폼’을 개발했다(브랜드 플랫폼은 브랜드 슬로건,컨셉이 아닌 B2B 브랜드와 현/잠재 고객들이 주요 접점에서 상호작용 할 ‘장(場)’을 마련한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나아가 엑센츄어는 ‘New Applied Now’라는 간결한 3개의 키워드를 활용해 모든 고객 접점 채널에 적용가능한 메시지와 디자인을 개발해 자산화까지 완료하여, 이를 기반으로 B2B고객 대상 캠페인을 진행해 매출 31% 증가, 주가 역시 65%가 상승하는 성과를 얻었다.

△ 엑센츄어의 'New Applied Now' 캠페인
△ 엑센츄어의 'New Applied Now' 캠페인

기존 인식에 의해 가려져 있던 전문성을 고객들에게 알린 B2B 브랜딩 – Google Cloud 

구글 클라우드는 가장 정교한 Data 센터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구글’이라는 거대한 B2C 기업 이미지에 그 전문성이 가려져 있던 상황이었다. 구글의 정체성을 잃지않으면서도 비즈니스 고객에게 고려대상 1순위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그래서 구글 클라우드는 컨설팅을 통해 엔지니어와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의 의사결정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사를 진행했고, 이들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공통된 열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를 기반으로 ‘무엇을 위해 해결하고 있습니까?(What are you solving for?)’라는 브랜드플랫폼으로 설정하고, 비즈니스 고객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질문을 통해 구글 클라우드가 보유한 전문성과 솔루션 역량을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 구글 클라우드 B2B 브랜딩
△ 구글 클라우드 B2B 브랜딩

커뮤니케이션까지 고려한 네이밍을 통해 시장 내 리더십을 키운 B2B 브랜딩 – CJ대한통운 오네

국내에서도 B2B 기업들의 브랜딩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물류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B2B서비스 브랜딩’을 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고객 배송 서비스에 ‘O-NE(오네)’라는 신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그림7). 이어서 '미들마일(middle mile)' 영역에서 순수 B2B 고객들을 대상으로 ‘더운반’까지 새롭게 선보였다(그림8).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방식보다 고객의 궁금증을 유발하거나 핵심 서비스 강점을 담아 ‘네이밍’을 개발하는 경우에 영업에서의 활용성은 사실상 더 높아지게 된다.

△CJ대한통운 'O-NE'(左) / CJ대한통운 '더운반'(右)
△ CJ대한통운 'O-NE'(左) / CJ대한통운 '더운반'(右)

복잡한 서비스를 단순화하여 기업의 가치를 높인 B2B 브랜딩 – Intel

B2B 서비스의 중요한 특징은 서비스가 한마디로 설명하기에 ‘복잡하다는 점’이다. 인텔은 최근 AI 솔루션을 중점 비즈니스로 선언했지만, 비즈니스 고객들은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래서 인텔은 자신들이 어떤 AI 솔루션을 제공하는지 알리기 위한 ‘소음 속의 신호 (signal in the noise)’라는 캠페인을 기획하여 비즈니스 고객 주요 접점에 매체를 집행했다.

아래 그림(左)은 인텔AI 솔루션이 수많은 심장들 중에서 높은 정확도로 아픈 심장을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광고 소재다.인텔은 이와 같이 솔루션을 표현한 시리즈물을 만들어 자신들의 복잡한 서비스를 직관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했다.

△ 인텔 'signal in the noise'
△ 인텔 'signal in the noise'

조직원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업무에 동기를 부여한 B2B 브랜딩 – Nissan

마지막 사례는 외부가 아닌 내부 조직원들의 문제를 해결한 사례다. 닛싼은 수년 동안물량과 인센티브 위주의 전략으로 영업을 진행했으나, 단기적으로 성과를 거둘 뿐 지속가능하지 않았다.그래서 닛싼은 과거의 비즈니스 방식을 버리고 브랜드 판매로 전환할 수 있도록
조직 전체가 동참하는 ‘조직 문화’의 지속적 변화를 만들고자 했다. ‘매순간 사람들을 설레게 합니다(Thrill people at every turn)’라는 브랜드플랫폼을 먼저 정립,닛싼의 조직 내부에서 하는 모든 일이 ‘더 신나는 드라이빙’을 위한 것이라고 믿고, 자동차회사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이 플랫폼을 뿌리내리도록 한 후, 조직외부로 공유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캠페인이 바로 2022년 슈퍼볼 광고에서 볼 수 있었던 '스릴 드라이버(Thrill Driver)' 캠페인이다(그림11/12).

△ 닛싼 'Thrill Driver'
△ 닛싼 'Thrill Driver'

오늘날 B2B 브랜딩의 특징

B2B 브랜딩의 가장 큰 특징은 ‘B2C 브랜딩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적용한다는 점이다. 앞서 소개한 사례를 외에도 CJ프레시웨이, 퍼시스, DN솔루션즈, DA건축 등 국내 많은 B2B 기업들 역시 B2C 방법론을 B2B 브랜딩에 적용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특징은 B2B이기에 더욱 직접적, 실질적으로 비즈니스 성과 창출에 기여하는 브랜딩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또한 대외 고객들 뿐만아니라, 대내 고객에게 무엇을 전달할 것인지도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글로벌 광고 회사인 TBWA는 이러한 B2B 기업들의 고민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B2B 전용 컨설팅 솔루션’을 개발했다. 앞서 언급한 사례들 모두 TBWA 글로벌과 TBWA 코리아에서 실제로 컨설팅을 진행한 사례다. <Plex by TBWA>라는 명칭은 플랫폼(Platform)과 익스피리언스(Experience)의 합성어로 B2B 브랜드를 내외부 '고객이 경험 가능한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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