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포즈 커피 광고 中 (컴포즈커피 유튜브 공식채널 캡처)

부드러운 재즈 음악이 흐른다. 가게 밖으로는 눈이 내리고,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의 손이 클로즈업되면서 컵에 담긴 커피는 베토벤처럼 헝클어진 머리 스타일을 하고 바 테이블에 앉아서 고개 숙여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는 남자 손님 앞에 놓인다.

“주문하신...” 바리스타의 말을, 손님은 “쉿!” 손가락으로 입을 막는 동작으로 막는다. 이후 그가 바리스타에게 건넨 것은 냅킨. 낙서처럼 음표들이 그려져 있다. 그 순간 경쾌한 재즈 음악으로 분위기가 환기되면서, 손님은 “어때요?”라고 점원에게 묻고, 바리스타는 음표를 눈으로 좇은 뒤 “하!” 놀라는 감탄사를 뱉는다.

컴포즈커피가 올해 방탄소년단 뷔를 모델로 선정하고, ‘V is composer, everyone is a Composer’라는 컨셉으로 광고를 처음 선보였다. 뷔는 영상에서 특유의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말투와 미소, 트레이드마크 같은 눈썹을 찡긋 올리는 동작 등을 여과 없이 드러내 매력을 내뿜었다. 

특히 바리스타와 손님으로 1인 2역 하면서 소비자들이 화면으로부터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영상미와 음악, 스토리텔링 등 소비자의 시선을 붙잡는 요소들은 많지만 새삼 다시 한번 모델이 중요하다고 생각되게 만드는 광고가 아닐 수 없다.

뷔 이전에는 배우 정해인이 모델이었다. 당시 정해인은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D.P.’,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등의 흥행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 △안성기 △한석규 △조인성 △원빈 △강동원 △공유로 이어지는 남자 커피광고 모델로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당시 정해인이 컴포즈커피 모델을 했을 때도 반응이 좋았다.

그러나 컴포즈커피는 정해인을 앞세워 브랜드 상호명도 알리고 컴포즈의 커피 음료도 홍보하고 싶었던 두 가지 목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노을길이 멋진 퇴근길엔, 오늘처럼 무더운 날엔, 휴가 기분 내고 싶을 땐 등 상황별 어울리는 음료가 등장했던 제품 광고 시리즈와 ‘포즈(pose)’란 단어에 초점을 맞춰 브랜드명을 인지시키는 광고도 병행한 것이다. 그래서 어찌 보면 타 커피 브랜드 광고와 차별점을 갖지 못하고 방향을 잃었었을 수도...

과자, 라면, 커피 등 저관여 제품들이 브랜드 광고보다는 제품 광고를 주로 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신제품을 내고 광고를 통해 단시간에 인지도를 끌어올려 매출을 증가시키는데 가장 큰 목표를 두고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가장 효과적이라고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방식인, 최고 인기 아이돌 등의 셀럽을 모델로 쓰거나 타깃의 시선을 끄는 유머/재미 코드로 만들거나 광고집행 물량을 늘려 노출 빈도를 확대하는 것이다. 모두 대기업, 빅 브랜드에 유리하다.

브랜드와 핏 맞는 모델 선정으로 세계인의 주목 받아

이번 뷔를 앞세운 컴포즈커피는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컴포즈(compose)’란 상호명을 제대로 알리는데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사실 메가, 벤티 등 상대적으로 컴포즈란 이름은 어렵다. 컴포즈커피의 로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침반이 있는데, 아마도 컴포즈커피가 내걸고 있는 ‘커피를 잘알고, 잘하는’ 슬로건처럼 가장 맛있는 커피를 찾아준다. 조율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누가 이걸 알겠는가! 심지어 컴포즈커피에서도 정해인을 모델로 했을 때, 사진 찍을 때 포즈를 취하는 의미의 ‘포즈’로 붙여 광고했었다.

월드스타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한 것만으로 화제성과 파급력을 갖는다. 그중에서 뷔는 앞서 얘기했듯 특유의 진지하면서도 장난꾸러기 같은 분위기가 있다. 특히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다른 멤버들도 그렇겠지만 뷔의 솔로곡을 생각해보면 그를 작곡가처럼 꾸며 커피숍에서 냅킨에 작곡하는 모습은 너무나 찰떡이다.

물론 멋진 바리스타의 모습도 잘 어울린다. 덕분에 컴포즈커피가 원하는 작곡가, 작곡하다는 의미의 브랜드 상호명을 이제 누구나 알게 됐다. 세계적으로 말이다. 소셜 채널을 통해 공개된 뷔의 광고촬영 현장 인터뷰 영상은 역으로 광고 영상을 찾아보게 만드는 데도 일조했다.

뷔의 군 입대 이후 론칭한 광고와 인터뷰 영상인 만큼 전 세계 팬들은 열광했고, 컴포즈커피의 소셜 채널들의 팔로워 수도 확연히 늘게 됐다. 뷔가 언급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음료 메뉴의 매출도 늘었다는 기사도 봤다. 컴포즈커피는 뷔의 영향력을 활용해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광고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은 욕심을 버리는 것이라고. 어떤 컨셉으로 할지 기획하고, 어떻게 표현할지 구성하다 보면 계속해서 많은 것들이 추가된다. 늘어난 아이디어를 덜어내고 가장 필요한 하나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성공한 광고들의 공통적 비결이다.

뷔를 모델로 컴포즈커피의 브랜드명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면, 그 성공방정식을 이어가거나 혹은 순차적으로 브랜드의 자산을 하나씩 소비자에게 심을 차례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는 카누, 맥심 모카커피는 노란색 등 브랜드를 떠올리게 만드는 광고의 힘은 대단하다.

컴포즈커피의 모든 공간과 활동에 컴포즈커피만의 브랜드 경험을 소비자에게 선사함으로써(가령 광고에서처럼 재즈 음악이 매장에 흘러나온다거나) 그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만드는 것, 무수히 많은 커피 체인점 중에서 컴포즈커피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이유가 있어야 팔린다.

그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광고의 역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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