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은 올해 수출 전망과 관련해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정책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수출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수출 플러스 전환 전망

조사 결과 올해 수출이 전년에 비해 '증가·비슷(73.3%)'할 것이라는 응답이 '감소(26.7%)'할 것이라는 응답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체 수출은 전년도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것.

올해 수출이 지난해 대비 증가·비슷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을 구간별로 살펴보면, 0% 이상~5% 미만이 41.3%로 가장 높았다. 이어 △5%~10%가 15.3% △10%~15%가 7.3% △15%~20%가 4.7% △20% 이상 4.7% 순으로 조사됐다. 

올해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이 꼽은 주요 이유는 수출 대상국의 수요개선(39.1%)과 신사업 발굴 및 사업 다변화 효과(20.9%) 등이었다.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자동차부품(5.8%)과 바이오·헬스(5.0%)가 5% 이상을 보였다. 이어 △전기·전자(4.2%) △자동차(3.9%) △일반기계(3.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수출이 지난해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을 구간별로 살펴보면 5%~0%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이 15.3%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5%가 5.3% △15%~10%가 4.7% △20%~15%가 0.7% △20% 미만 0.7% 순으로 뒤를 이었다.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은 높은 원자재가격 지속으로 수출경쟁력 약화(40.0%)와 미·중 등 주요 수출 대상국 경기 부진(37.5%)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올해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은 △철강(-0.7%) △석유제품(-0.6%) △석유화학(-0.2%) 등으로 조사됐다.

공급과잉 등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대책 필요해

이에 한경협은 중국 중심의 공급과잉 등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철강 △석유제품 △석유화학은 지난해 전체 수출의 21%를 차지하는 주력산업으로 관련 업종 수출 부진 시 국내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세계 경제 환경의 변화를 반영한 국내산업의 구조조정과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 마련과 첨단기술산업 중심의 수출 동력 확보가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협은 올해 국내 대기업의 수출 채산성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수출 채산성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66.1%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보다 채산성이 개선(17.3%)될 것이라는 응답은 악화(16.6%) 응답보다 소폭 높았다.

수출 채산성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을 업종별로는 △선박(25.0%) △바이오·헬스(24.0%) △전기·전자(20.7%) 등의 순이었다.

수출 채산성이란 수출을 통해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수준을 의미한다. 수출 채산성이 좋으면 같은 물동량을 수출해도 기업의 이익은 증가하며 주로 환율과 수출 단가 등에 영향을 받는다.

기업의 통상리스크 대응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강조

기업들은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 우선순위로 '원자재 수입관세 인하 또는 할당관세 적용품목 확대'(25.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법인세 감세 및 투자 공제 등 세제지원 강화(24.6%) △환율 안정(19.1%) △통상영역 확대를 통한 해외 신수요 창출(12.0%) 등을 수출지원 정책으로 선택했다.

이와 관련해 한경협은 기업의 통상리스크 대응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자국중심주의 확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통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기업들은 올해 가장 우려되는 수출 리스크로 ‘세계 경제 저성장에 따른 수요 감소’(42.0%)라고 답했다. 수출 환경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원부자재 가격 상승(20.7%) △러·우, 이·팔 전쟁 장기화(11.3%)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공급망 불안정성(10.7%) 등을 꼽았다.

한경협 이상호 경제산업본부장은 “올해 수출은 주력 품목인 반도체 등 IT 업황이 회복되면서 전년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국 경제의 회복 지연,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하방 요인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수출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원자재 수입 지원과 투자 세제지원 등을 통해 국내기업의 수출경쟁력을 제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경협이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업종을 대상으로(150개 회사 응답)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