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로부터 '시정 권고'를 받은 언론보도가 매년 1000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언중위가 발표한 '2023 매체별 시정 권고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총 1158건으로 집계, 그중에서 가장 많은 시정 권고를 받은 언론사는 '살구뉴스'로 확인됐다.

살구뉴스는 지난해 상반기 17건, 하반기 22건으로 총 39건의 시정 권고를 받았다. 이어 △더데이즈 26건(상반기 17건·하반기 9건) △뉴스1코리아 23건(상반기 8건·하반기 15건) △원픽뉴스 22건(상반기 14건·하반기 8건) △경기연합신문 21건(상반기 17건·하반기 4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살구뉴스, 가장 많은 시정 권고를 받았다

살구뉴스는 언중위 뿐만 아니라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인신윤위)에서도 수십 차례 심의 규정을 위반한 적이 있다. 본보는 앞서 지난해 5월 1일 '인터넷신문위원회, 살구뉴스 서약사에서 제명'이라는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살구뉴스는 지난해 4월 3일 자로 70여 차례 심의 규정을 위반해 인신윤위 서약 매체에서 제명됐다. 본보 취재결과 지난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인신윤위 기사 심의 규정을 총 71차례 위반했다. 규정 위반에 대한 조치는 △권고 △주의 △경고 총 3단계가 있는데 살구뉴스는 주의 64건, 경고 7건을 받았다.

살구뉴스는 심의 결정에 따른 인신윤위의 기사 수정 및 삭제 요청에도 응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인신윤위는 서약사로 심의결정에 대한 이행의지가 없다고 판단, 제명 조치를 취했다. 

△ 자료 언론중재위원회
△ 자료 언론중재위원회

시정 권고 현황…인터넷 신문 1007건으로 가장 많아

언중위의 시정 권고를 받는 매체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인터넷 신문이 1007건(87.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뉴스통신 63건(5.4%) △지역일간지 54건(4.7%) △중앙일간지 29건(2.5%) △주간지 5건(0.14%) 등의 순이었다.

침해유형별로 살펴보면 '차별금지' 관련 기준 위반이 286건(24.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생활 보호 등 270건(23.3%) △자살 관련 보도 208건(18.0%) △기사형 광고 126건(10.9%) △충격·혐오감 78건(6.7%) △아동학대사건보도 54건(4.7%) 등으로 뒤를 이었다.

△ 자료 언론중재위원회
△ 자료 언론중재위원회

차별 금지와 관련 위반 건수는 지난 2022년 50건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이중 상당수는 기사 제목에 △눈먼 돈 △장애를 앓다 △결정 장애 △절름발이 제도 등의 표현을 사용해 장애를 부정적 비유의 대상으로 삼은 경우였다. 

언중위 관계자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자살사건 관련 보도 모니터링을 강화해 모방자살효과를 감소시키고, 언론이 관용적으로 사용해 온 장애 차별적 표현 등에 대한 심의를 지속해 사회적 약자의 법익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자료 언론중재위원회
△ 자료 언론중재위원회

언중위·인신윤위 시정 권고 불이행…뉴스 및 언론 신뢰도↓

문제는 언중위로부터 시정 권고 결정을 받은 인터넷 기반 매체가 해당 기사를 수정하거나 삭제한 비율은 65.1%에 미친다는 점이다. 약 35%의 매체는 시정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 최근 3년간 시정 권고 현황과 수용률 현황을 보면 지난 △2021년 1291건(63.7%) △2022년 1239건(67.8%) △지난해 1158건(65.1%)로 집계됐다.

△ 자료 한국언론진흥재단

언중위나 인신윤위의 시정권고에 대한 불응은 뉴스 신뢰도는 물론이고 언론인에 대한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2023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를 보면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조사에서도 언론에 대한 신뢰는 하락, 2021년 3.32점에서 3.27점으로 떨어졌다. 수용자가 실제 이용하는 뉴스 및 시사 정보에 대한 신뢰도는 같은기간 3.48점에서 3.28점으로 더 크게 감소했다.

△ 자료 한국언론진흥재단 
△ 자료 한국언론진흥재단 

지난해 언론인에 대한 신뢰도는 10개 직업군 중 6위를 기록, 2021년보다 한 단계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언론재단 언론인 역량과 언론 역할에 대한 실망은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언론인의 전문성과 사회 기여도가 하락하면서 언론인의 역량뿐 아니라 사회적 역할에 대한 부적정 평가가 증가해서다.

△ 자료 한국언론진흥재단
△ 자료 한국언론진흥재단

마지막으로 한국 언론의 가장 큰 문제점을 총 8개 부분으로 분류했는데 모든 부문에서 심각하다는 응답이 과반으로 조사됐다. 낚시성 기사와 편파적 기사가 평균 3.83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어뷰징 기사 3.82점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 3.80점 △받아쓰기식 기사 3.77점 △언론사의 자가 이기주의적 기사 3.75점 △광고성 기사 3.67점으로 뒤를 이었다.

△ 자료 한국언론진흥재단
△ 자료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재단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언론과 언론인에 대한 뉴스 수용자의 평가를 요약하면 지난 2021년 조사 결과에 비해 언론인의 역량과 언론의 역할에 대한 평가가 낮아졌다"며 "실제 이용하는 뉴스에 대한 신뢰 하락이 모든 연령대에서 고르게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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