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전략과 트렌드 전망에 있어 세계적인 전문가이자 '플랫폼 제국'의 저자인 뉴욕대 스콧 갤러웨이 교수는 지난 6일 '2024 예측( 2024 Predictions)' 뉴스레터를 발행했다. '2024 예측'에서 갤러웨이 교수는 인플레이션 전망부터 미 대선까지 다양한 전망을 내놓았는데, 특히 작년이 GPT4의 해였다면 올해는 GLP-1의 해라고 예측했다. 

△스콧 갤러웨이(Scott Galloway) 뉴욕대 교수의 '2024 Predcitions' 중에서 발췌 
△스콧 갤러웨이(Scott Galloway) 뉴욕대 교수의 '2024 Predcitions' 중에서 발췌 

GLP-1은 글루카양 팹티드-1(Glucagon-Like peptide-1)의 약자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이다.  GLP-1 유사체(GLP-1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내는 약물)는 당뇨병 치료제로 쓰일 뿐만 아니라 체중 감량에도 효과가 있어 비만 치료제로도 쓰인다. 

2023년 다국적 제약 기업인 노보노디스크가 비만치료 주사제 위고비를 출시하며 전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 열풍이 일었다. 특히 비만은 당뇨병과 상관성이 깊다. 국내에서는 당뇨병 환자 수가 해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데 당뇨병은 평소 특별한 증상을 인지하기 어려워 '침묵의 암살자'란 별칭으로 악명이 높다. 이에 평소 건강관리 및 관련 기술(앱)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반론보도닷컴이 코리안클릭 데이터를 통해 23년 12월 한달간 국내 의료/건강 카테고리의 어플(안드로이드/ios) 이용행태를 조사했다. 

1위는 삼성의 S Health 였다.  S Health는지난 12월 월간 순이용자수 8,532,525명을 기록했다.  S Health의 연령별 이용 분포를 살펴보면 40대가 23.6%(202만명)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이어  50대가 22.7%(193만명),  60대가 18.5%(157만명)로 그 뒤를 이었다. 

△삼성헬스 연령대별 이용분포(코리안클릭 데이터)
△삼성헬스 연령대별 이용분포(코리안클릭 데이터)

2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M건강보험'이었다. 건강보험비부터 진료내용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는 'M건강보험'앱의 이용자수는 2,331,207명이었다.  

3위는 비대면 병원진료 예약 및 병원정보 서비스 앱인 '똑닥'이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유료 회원수가 400만명 정도로 알려진 똑닥은 1,381,165명의 월간 순이용자수를 기록했다. 소아과 등의 예약을 강점으로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진 똑닥은 여성 이용자가 60%에 달해 남성이용자를 압도했다. 연령별로는 부모세대인 30대 이용자가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이어 40대가 26%로 뒤를 이었다. 

똑닥은 지난 가을 월 이용료 1000원의 유료화를 단행했다. '병원진료를 돈내고 예약해야느냐'는 논란속에 운영사인 비브로스 측은 연간 80여억원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유료화의 배경으로 설명하고 있다. 유료화 직인 23년 8월 월간 순이용자가 1,334,384명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유료화로 인한 이탈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만보기앱 열풍은 계속된다 

건강 유지의 대명사가 하루 만보걷기다. 평소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루 만보를 걸으면 보상을 해주는 형태의 만보기앱도 인기다.  만보기앱의 전통 강자는 캐시워크다. 23년 12월 월간 순이용자수만 해도 8,773,944명에 달한다. 30대(17%), 40대(23%) 50대(24%) 60대(18%) 등 전 연령대에서 고른 이용분포를 보이며 1위 앱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걷기에 다양한 챌린지를 가미해 단순한 만보기앱보다는 리워드 앱에 가까운 발로소득의 경우, 안드로이드앱 기준으로만 지난 12월 월간 이용자수가 2,476,851명에 달했다.  IT, 금융, 바이오 등을 사업군으로 가진 헥토그룹의 계열사 헥토이노베이션이 운영하는 발로소득의 경우, 이 분야에서 후발주자임에도 다양한 챌린지 서비스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어 워크온 등이 1,334,752만명의 순이용자수를 기록했다. 

△걷기 어플 이용자 수 비교
△걷기 어플 이용자 수 비교

웰니스(Wellness) 열풍과 맞물려 만보기앱에 대한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캐시워크를 운영하는 넛지헬스케어는 지난해 4월 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22년말 출시된 머니워크의 경우,  출시전 녹십자홀딩스로부터 투자(10억)를 받았고 지난해 9월에도 밴처캐피탈 조합으로부터 17억을 추가로 받았다. 

개인의 건강은 나 스스로

글로벌 커뮤케이션 컨설팅 회사인 LLYC 글로벌이 내놓은 '2024년 헬스케어 트렌드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사람들은 점점 더 자신의 건강에 대해 스스로 더 많이 알고, 통제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리포트에서 인용된 입소스의 조사에서 83%의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관리에 대해 좀더 많은 통제권을 갖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 LLYC global의 2024 헬스케어산업 전망 리포트 표지 
△ LLYC global의 2024 헬스케어산업 전망 리포트 표지 

여기서 언급한 '통제'에는 건강을 유지하는 일 뿐만 아니라 질병을 예방하거나 질환과 싸우는 능력을 뜻한다. 사람들은 스스로 치료와 약품, 영양제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면역시스템에서 부터 운동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일 그리고 공공의료정책에까지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을 쌓기를 바란다고 리포트는 전했다. 이어 리포트에서는 구글의 조사를 인용해 40%에 달하는 소비자들이 약품을 구매하기 전에 미리 검색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리포트 표지에 나온 키워드 처럼 '개인화'의 시대다.

AI를 접목한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 출시 본격화 될 듯 

카카오헬스케어가 다음달 '파스타'라는 이름의 당뇨 관리 솔루션 앱 출시를 예고하며 당뇨 시장에 뛰어들었다. 파스타는 연속혈당측정기를 착용하면 블루투스로 이와 연동되 실시간으로 혈당을 체크할 수 있다. 음식 사진을 찍으면 칼로리도 계산해주고, 혈당에 영향을 미치는 식사/운동/스트레스 등 여러가지 요인을  AI가 직접 분석해 적절한 생활 습관과 치료방향도 제시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필두로 올 한해 비만과 당뇨 관련 산업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바이오산업 전반에 걸쳐 AI가 결합된 다양한 서비스가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의료전문가의 도움없이 혹은 도움을 받기 전에 개인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점검하고 챙기려는 트렌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들을 타킷으로 한 헬스케어 분야의 기술 발전과 관련 산업의 성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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