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를 어떻게 홍보에 활용해볼까? (사진=생성형AI 미드저니)
△트렌드를 어떻게 홍보에 활용해볼까? (사진=생성형AI 미드저니)

연말이 되면 내년을 예측하는 트렌드 관련 책과 리포트가 쏟아져 나온다. 트렌드에 민감한 홍보인들은 직업적 관심으로 찾아 읽거나 요약본을 보거나 관련 강연을 한번쯤은 다녀오곤 한다. 올해도 수 많은 트렌드 전망을 통해 내년을 예측하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책이나 리포트 등을 통해 소개된 내년도 트렌드를 살펴보자.

가장 유명한 ‘트렌드코리아 2024’에서는 10가지 키워드의 앞글자를 따 ‘DRAGON EYES’으로 내년 트렌드를 정리했다. ‘분초사회’, ‘호모 프롬프트’, ‘육각형인간’, ‘요즘남편 없던아빠’, ‘돌봄 경제’ 등이다. 유명한 만큼 비토 세력도 많지만 매년 의미있는 화두를 던져주거나 정리해주는 책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는 ‘Z세대 트렌드 2024’를 출간했다. 뉴스레터 ‘캐릿’을 운영하는 곳이다. 캐릿 뉴스레터는 마케터는 물론 Z세대를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나와 같은) 어른 세대들도 즐겨 본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2024년 Z세대를 관통한 메인 트렌드 키워드를 ‘트라이브십(Tribeship)’으로 정의했다. 구체적으로는 ‘지향 선망’, ‘공간 애착’, ‘챗 커뮤니티’, ‘RAW 콘텐츠’ 이상 4가지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3년간의 관광 관련 빅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2024년 관광 트렌드 ‘루트’(R.O.U.T.E.)를 선정했다. ‘루트(R.O.U.T.E.)는 ‘나만의 경험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의미이다. 온전히 쉬는 것에 집중하는 ’쉼이 있는 여행‘, 단일 여행 콘텐츠 자체가 목적이 되는 ’원포인트 여행‘, 낯선 여행지에서의 고유한 경험을 추구하는 ’나만의 명소 여행‘, SNS를 통하여 여행 경험을 공유하는 ’스마트 기술 기반 여행‘, 여행 구성원이 다양화되고 관광취약계층을 위한 여행 환경이 조성되면서 생겨난 ’모두에게 열린 여행‘ 등 5개 키워드의 앞머리를 따왔다.

CU는 편의점 산업의 2024년 전망 키워드를 'HIGHER'로 정리했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용처럼 비상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HIGHER는 ‘Hyper-class(점포 경쟁력 강화)’, ‘Innovation(상품 및 마케팅 혁신)’, ‘Great experience(고객 경험 차별화)’, ‘Hybrid channel(온·오프라인 연계)’, ‘Export(해외 사업 확대)’, ‘Role expansion(공적 역할 강화)’를 의미한다. 편의점 산업에서 소화해야할 전략적 키워드를 고스란히 담아낸 것 같다.

홍보활동에 트렌드를 활용하는 방법

① 트렌드 리포트 발표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던가. 자신이 속해 있는 산업의 트렌드 키워드를 정리해 발표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트렌드를 활용하는 가장 좋은 홍보 활동이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갖고자 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트렌드 키워드를 선정하여 공유함으로써 업계에 대한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위 트렌드 사례에서도 20대를 가장 잘아는 조직 ‘대학내일20대연구소’, 편의점 업계 리딩 브랜드 ‘CU’로 인식되는데에 트렌드 리포트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모든 기업과 브랜드가 차별화하길 원하고 차별화 중 가장 강한 포지셔닝은 ‘1등’이다. 트렌드 리포트 공개는 1등의 역할이자 고유 자산이다.

② 트렌드 키워드를 활용한 언론홍보

트렌드는 언론이 주목하는 좋은 소재이다. 트렌드란 굵직한 시장의 움직임이므로 그것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활동은 좋은 기삿거리이다. 따라서 주도적으로 키워드를 활용한 캠페인을 벌이지 않더라도 트렌드에 편승에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헬시플레저’는 2021년 출간된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2022년 트렌드로 예상한 키워드이다. 여러 트렌드 키워드 중에서 유난히 주목받고 오래 남아 2023년까지 유통가에서 활용을 많이 했고 2024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는 Healthy(건강한)와 Pleasure(기쁨)가 결합한 단어로 ‘건강 관리의 즐거움’을 의미한다. 단어의 특성상 식품, 외식, 유통 뿐만 아니라 운동, 미용, 생활습관까지 폭넓게 활용되었다.

기사 검색을 해보면 도시락, 인스턴트커피, 맥주, 소주, 캔햄, 치킨, 각종 간편식, 스낵, 음료, 주방기구, 가전제품, 호텔 패키지, 아웃도어 용품, 유통채널 등에서 ‘헬시플레저’를 활용해 상품과 서비스를 적극 노출하고 있다.

③ 오가닉 노출을 늘려주는 트렌드

트렌드에 대한 검색량은 기본적으로 높다. 블로그나 SNS 등 자사 미디어를 운영 중인 기업이라면 트렌드 키워드를 활용한 콘텐츠를 기획해보자. 자사 콘텐츠 노출량 및 유입량이 늘어날 것이다.

이때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와 연관성(Relevance)이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결고리가 약하면 눈에 띈들 정보 제공이나 설득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생경한 것들의 조합이 판치는 세상에서 다소 연관성이 떨어지더라도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거나 유머가 있다면 고객들에게 충분히 수용가능할 것 같다.

트렌드 키워드를 콘텐츠 제작, 콘텐츠 마케팅에 더욱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분석툴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키워드 분석은 고객의 숨은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므로 인텐트 마케팅에 반드시 필요하다.
 

△키워드 분석 툴을 활용해 콘텐츠 기획을 할 수 있다.(사진=리스닝마인드허블)
△키워드 분석 툴을 활용해 콘텐츠 기획을 할 수 있다.(사진=리스닝마인드허블)

④ 기술 트렌드는 좋은 홍보 기회

재작년 챗GPT가 등장하고 지금까지 생성형AI 열풍 속에서 떠오르는 신기술을 홍보활동에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좋은 홍보 기회를 제공하지만 발빠르게 활용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챗GPT가 등장했을때 필자 역시 AI가 보도자료를 제대로 작성하는지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다지 잘 작성하는 것 같지 않아 직업 생명을 잠시 연장한 것 같다)

영화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Ryan Reynolds)는 광고대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민트 모바일이라는 알뜰폰 회사를 소유하고 있었다.(작년에 티모바일에 매각함) 챗GPT가 등장하고 불과 2개월여만에 라이언 레놀즈는챗GPT를 활용한 광고를 촬영해 내보냈다. 광고에 등장한 라이언 레이놀즈는 챗GPT에게 '라이언 레이놀즈의 말투로 민트모바일 광고 대본을 작성하라', '농담과 욕설을 사용해 민트모바일의 홀리데이 프로모션이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려라'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했다. 그리고 챗GPT가 작성한 카피를 그대로 읽었다. 이 광고는 엄청난 관심과 화제를 일으켰다.

△ 챗GPT를 활용한 민트 모바일 광고(사진=구글검색)
△ 챗GPT를 활용한 민트 모바일 광고(사진=구글검색)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보다 개척하는 것이 훨씬 어렵고 위대한 일이다. 현재 유행하는 키워드가 회사와 관련이 없다면 굳이 활용하려는 노력을 하지 말자. 홍보 담당자는 무엇보다 기업의 정체성을 유지하는데 더 힘써야하기 때문이다. 기다리다보면 꼭 맞는 트렌드가 올 수 있고, 기업이 제대로 시장을 이해한다면 언젠가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트렌드를 활용하는 것도, 트렌드를 앞서 가는 것도, 트렌드를 이해하는 것도,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도 모두 홍보 담당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홍보활동에 트렌드를 접목해보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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