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 자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조용히 기본으로 돌아가 새롭게 전진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금융·소비 키워드는 '조용히 기본으로 돌아가 새롭게 전진한다'는 의미로 'Quiet Go Back To Basic(콰이어트 GBTB)'으로 명명했다. 이는 △가상자산 △리셀테크 △조각투자 △마이데이터 등 다양한 오퍼들로 요란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 금융·소비 분위기는 다소 차분해졌기 때문으로 분석해서다.

4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특징을 분석한 '대한민국 금융소비자보고서 2024'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해 경기가 침체되며 디펜스 재테크 경향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올해는 경기가 회복돼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라고 파악했다. 다만 완전한 회복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는 아는 분야 중심으로 안정을 추구하며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중에서도 연구소는 디지털 채널의 발전이 거듭되는 중 올해는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디지털이 얼마나 가속 확산되고 있는지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자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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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채널 영향력 확대…베이비부머 세대 이용↑

실제로 모바일 채널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베이비부머 세대의 모바일 금융 이용이 크게 증가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연구소는 "금융업권의 세대별 거래율에서 시중은행은 이미 100%에 가까운 소비자가 거래하고 있어 이용률에 큰 변화가 없었으나 인터넷전문은행과 핀·빅테크기관 거래율은 지난해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며 "베이비부머 세대의 인터넷전문은행 거래율은 지난해보다 11%포인트가량 늘었고, 핀·빅테크 거래율도 8%포인트 증가해 타 세대보다 상승 폭이 월등히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베이비부머 세대에서 모바일금융 거래가 증가한 것은 계좌조회·이체의 기본 서비스 이용이 더 활발해진 것과 부가서비스 이용 및 이벤트 참여 등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게다가 소비지출 관리와 자산관리 성향 진단 등 모바일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에 관심이 커진 중요한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

베이비부머가 모바일 금융기관 거래를 확대한다는 것은 그 파장이 예상보다 클 수 있으므로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예의주시해야 할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 자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 자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은행의 모바일 채널 영향력은 절대적

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1년 내 금융소비자 10명 중 4명이 새로운 은행과 거래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 30% 이상은 모바일 채널의 편리성 때문에 은행을 선택했다. 다만 해당 은행과 거래를 확대해 나갈 의향은 16%에 그쳤으며 41%는 유지 정도를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신규 거래 후 거래를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지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관계 강화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인은 모바일 채널의 편리성이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얼마나 오래 거래하는지와 모바일 채널을 통해 자주 거래하는지가 주거래은행을 인식하는 주된 요인"이라며 "특히 올해에는 모바일을 통한 자산 통합관리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다만 10명 중 1명이 최근 1년 사이에 주거래은행을 변경했는데 변경 이유도 모바일채널 때문이었다는 결과를 얻었다. 거래를 시작하고 주거래은행이 되기까지 확대되는, 반대로 이탈을 유발하는 관계의 중심에는 모바일 채널이 있었다.

이는 엔데믹 이후에도 여전히 영업점 이용은 하락하고 모바일뱅킹은 증가하는 모습도 금융환경의 모바일 전환을 나타내는 결과라는 해석다.

△ 자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 자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디지털 자산관리 경험도 80%…마이데이터서비스 이용률은 20%

아울러 금융소비자는 평균적으로 거래하는 은행 5곳 중 4곳의 앱을 설치, 모바일로 거래하고 있었다. 

시중은행 앱은 △조회 △이체 △상품가입 등 금융업무 이용에 집중됐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조회·이체 외에도 △이벤트 참여와 △부가서비스 △타 계좌 통합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가 활성화돼 더 자주 활용했다.

뱅킹 앱이 대중화되면서 디지털 자산관리 경험도 80% 이상으로 보편화됐지만 마이데이터서비스 이용률은 20% 수준으로 답보 상태였다. 

금융소비자가 경험한 디지털 자산관리는 △카드실적 조회·분석 △앱테크 △예·적금 관리 등이었다. 그러나 이용자가 기대하는 자산관리는 자산증식을 위한 맞춤 가이드로 파악됐다. 이는 △투자상품 추천 △절세 △포트폴리오 관리 △목표자금 마련 관리 등이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연구소는 향후 금융소비자가 기대하는 디지털 자산관리의 핵심 역할과 실제 경험이 일치하고 그 경험이 누적돼 긍정적 인식을 형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저축여력과 가계 재정의 양극화

마지막으로 연구소는 저축여력의 양극화와 향후 1년은 기거래 중심으로 안전하고 신중한 투자 의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월 가구 소득에서 소비와 대출상환 등의 지출을 제외한 금액을 '저축 가능액' 중 소득의 절반 이상이 남아 저축여력이 큰 소비자는 28%를 차지했다. 지난해(25%)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로 가계 재정의 청신호를 나타냈다. 그러나 소득의 1/3이 채 남지 않아 저축여력이 낮은 소비자(35%) 또한 지난해보다 같은 비중으로 증가해 가계 재정의 양극화를 보였다.

연구소는 "대출을 보유한 경우 중도상환 노력이 컸으며 빚투·영끌의 자산 증식보다 돈이 생기면 대출을 우선 상환하겠다는 의향이 36%로 1.3배 이상 높았다"며 "금융소비자의 51%는 향후 1년 내 가계재정이 지난 1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해 지난해 부정적 예상에서 크게 개선됐으나 여전히 적극적 투자는 주저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향후 1년 내 금융상품 가입 의향은 기존 거래자에서 더 적극적이었다. 원금보장의 저위험 투자를 추구하는 비율은 53%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향후 1년은 투자·신탁상품 가입 의향이 39%로 지난해보다 12%포인트 높아져 투자심리의 회복세를 보였다.

"금융소비자,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어"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윤선영 연구위원은 "지난 보고서에서 언급된 초단기 투자와 가상자산의 인기는 잦아든 반면, 본인의 지식·경험 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는 의향이 높아지는 등 금융소비자는 환경 변화에 민첩히 대응하고 있다"며 "이번 보고서에서의 나타난 금융소비자 모습은 조용히 기본으로 돌아가 전진한다는 의미의 콰이어트 GBTB라고 명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의 변화는 모바일 채널이 확산되면서 더 빨라지고 있고 지난해 베이비부머 세대의 모바일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모바일로의 전환은 이제 거의 완성단계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며 "향후 소비자가 원하는 금융의 본질과 가치가 모바일에서 어떻게 실현되고 체감되는지에 따라 변화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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