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마케팅과 광고 산업 종사자들은 빌 게이츠마저 “내 평생 두번째 겪는 혁명적 기술 진보”라 극찬한 거대언어모델(LLM)에 대한 호기심과 고민으로 마음이 분주한 나날들을 보냈을 것이다. AI툴들이 실제 기업 환경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사실이 의미심장하기는 하지만, 이 또한 효과적으로 최대의 마케팅 성과를 얻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최적의 ROI로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새로운 툴 활용을 뛰어넘는 폭넓은 시각과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칸타는 자체 신디케이트 연구와 트래킹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더 나은 성과와 효율성을 추구하는 마케터가 참고할 만한 ‘마케팅 트렌드 2024’ 선정했으며 그 중 주요 트렌드를 소개한다.  

계속되는 AI 열기 

칸타 신디케이트 연구인 ‘미디어 리액션(Media Reaction) 2023’ 조사 결과, 마케터의 67%는 생성형 AI(Gen AI)가 가져올 기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 2024년에도 다양한 실험이 이어질 전망이다. 

마케터와 광고 대행사들은 이미 생성형 AI로 비주얼 콘셉트 아이디어를 더 많이 만들어보거나, 아이디어 구상 단계에 활용하거나, 스토리라인 초안을 만들어보는 등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다음 단계로 인공 지능을 활용한 미디어 플래닝이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다. AI를 활용해서 큰 규모로, 짧은 시간에, 창의적인 일들을 해볼 수 있다면 앞으로 콘텐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그 효과를 측정하는 방법 또한 AI 시대에 맞게 진화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건, 문화야 

칸타 모니터(Kantar MONITOR) 미국 조사 결과, 3분의 2의 소비자가 “자신의 개인적 가치관과 '일치하는' 브랜드를 원한다”고 답했다. 전 세계 소비자 80%는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의를 지지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행동이 구매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자신이 익숙한 문화와 잘 맞지 않으면 적극적인 '행동'으로 답하고 있다. 

브랜드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마케팅에 내재되는 문자, 패션, 음악, 언어, 규범 등 모든 문화적 코드가 중요한 상황에서, 문화와 일치할 때 성공하고, 문화를 거스르면 실패 확률이 높아지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24년 계획을 수립할 때, 이러한 대립에 대한 문화 리스크는 고려되어야 한다. 브랜드 미션을 해하지 않는 선에서 문화와 더 조화롭게 맞추는 방향으로 조율되어야 한다. 

브랜드 관리와 캔슬 컬처(Cancel culture) 

브랜드 행동주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소셜 미디어로 글로벌 차원의 소통과 의견 교환이 가능해지면서 소비자 반발 위험과 그 규모가 커질 수도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마케터가 통제하기 어려운 인플루언서 콘텐츠가 고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인플루언서 콘텐츠는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온라인 광고 채널이자(칸타 미디어 리액션 2023), 전 세계 마케터 절반이 2023년에 이용했고, 59%가 여기에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하지만 셀럽과 마찬가지로 인플루언서의 행동과 평판은 협업하는 브랜드에 영향을 미친다. 브랜드는 인플루언서의 고유한 가치와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특정 주제에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면 반발을 헤쳐 나가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브랜드 DNA에 부합하는 목소리를 내고 믿는 바를 옹호하는 브랜드는 단기적인 논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지속 가능성 지표 등을 포함한 마케팅 성과 측정 

기업들은 장기 가치 창출, 포용성, 긍정적인 지역사회, 환경 영향의 중요성을 점점 더 강조하고 있다. WFA와 칸타의 ‘지속 가능한 마케팅 2030’ (Sustainable Marketing 2030) 보고서에 따르면, 마케팅 대시보드에 지속 가능성 지표를 포함하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다.

2023년에는 이러한 지표를 도입한 기업이 42%로, 2021년의 26% 보다 증가했다. 

2024년에는 지속 가능한 혁신, 포용적인 커뮤니케 이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PR로 무게 중심이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장기적인 브랜드 개발과 제품 마케팅 및 단기적인 지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관련되어 있다.

소비자들은 환경 및 사회 문제에 기여하는 기업을 점점 더 많이 찾고 있으며, 이는 2021년 칸타 브랜드Z(Kantar BrandZ)에서 상위 100대 브랜드가 23% 성장한 데 비해 지속가능성 부문 최고 등급인 브랜드들은 31% 성장한 데서 알 수 있다. 따라서 수익, 지구, 사람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타협이 아니라 유효한 비즈니스 전략이 될 수 있다. 

챌린저 브랜드의 약진

기성의 콘셉트, 아이디어, 소비자 니즈, 상황에 도전하려고 노력하면서 기존의 균형을 깨는 마이크로 브랜드가 소비재(CPG) 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칸타 월드패널(Kantar Worldpanel) 2023 데이터에 따르면 시장점유율이 10% 미만인 브랜드가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칸타 브랜드 풋프린트(Kantar Brand Footprint) 2023연구결과를 보면, 쇼핑객 2명 중 1명은 가능하면 글로벌 대형 브랜드보다는 소규모 기업에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2024년에도 챌린저 브랜드들은 ▶틈새 시장과 독특한 제품 ▶성장을 위해 소셜 플랫폼과 인플루언서를 수용 ▶브랜드 목적과 지속 가능성 혁신을 선도하며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대형 CPG 브랜드는 민첩성과 시장 출시 속도, 소비자 중심 접근 방식, 혁신과 파괴,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D2C(direct-to-consumer) 전문성, 의미 있는 차별화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텔링 등 6가지 핵심역량에 집중하며 대응해야 할 것이다.  

프리미엄화의 부상

톱 브랜드들의 가격 결정력(pricing power)이 높아지는 추세다. 2023년 칸타 브랜드Z(Kantar BrandZ) 글로벌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52%의 브랜드가 전략적 가격 책정 모델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2020년에 이 수치는 42%였다. 이 모델은 브랜드의 경쟁 브랜드 대비 가격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브랜드 자산의 가격 결정력을 결합한 것으로서 성공한 브랜드들이 더 프리미엄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트렌드는 2024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마진을 높이고 모든 고객 세그먼트에서 점유율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리테일 업계의 광고 비즈니스 진출

많은 브랜드에게 이제 리테일 미디어는 이제 쇼핑객 인게이지먼트에 거의 필수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는 리테일러가 운영하는 광고 비즈니스로, 리테일러가 소유한 자산과 유료 미디어에 광고 공간을 판매하기 위해 설립한 네트워크다. 풍부한 퍼스트 파티 소비자 구매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쿠키 사용 중단과 서드파티(third-party) 식별자 제거로 인한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된다. 

거의 매주 새로운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가 출시되는 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칸타의 최근 B2B 산업 벤치마킹 연구(B2B Industry Benchmarking Study)에 따르면, 이에 따른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북미 리테일 미디어 전문가의 56%가 리테일 미디어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며, 글로벌 마케터의 46%가 리테일 미디어에 대한 예산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칸타 미디어 리액션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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