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대 시흥캠퍼스 컨벤션센터에서 행안부-대한상공회의소 합동으로 열린 '지역경제 포럼'에 참석하여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행정안전부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대 시흥캠퍼스 컨벤션센터에서 행안부-대한상공회의소 합동으로 열린 '지역경제 포럼'에 참석하여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행정안전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최태원 회장은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이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을 만들려면 △방향 △방법 △생각 등 세 가지 전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18일 행정안전부(행안부)와 공동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경제, 기업과 정부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2023 지역경제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도 지역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지역 주도의 발전전략을 적극 뒷받침할 계획을 설명했다. 지방정부 스스로가 지역 고유의 가치를 활용한 발전 기반을 토대로 지역의 일원인 기업, 대학과 협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

이어 최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포럼 주제는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경제, 기업과 정부의 역할"이라며 "기업은 지역경제의 중요한 축"이라고 말했다.

방향의 전환·방법의 전환·생각의 전환 필요해

최 회장은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이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을 만들기 위해 전환의 필요성을 이야기 했다.

먼저 방향의 전환에 대해서 그간 탑다운 정책 방향이 꽤 많이 있었지만 지금은 바텀업을 실천한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역의 이해관계자들이 끊임없이 모여서 아이디어를 교환하다 보면 해법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민간이 논의를 조금 더 주도할 필요성이 있고, 기업 주도로 학계와 정부 등 논의하는 지역 플랫폼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방법의 전환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나 이슈 바이 이슈로 지원 정책이 짜였다. 그런데 이러한 개별적인 접근 방향으로는 재정을 투입해도 효과가 제한적이었던 것이 현실이었다는 것.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공회의소

최 회장은 "사람 사는 데는 의식주가 필요하듯이 기업이 투자를 결정하려면 케미가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케미란 △컬처 △하우스 △에듀케이션 △메디컬 △인더스트리 등 모두 맞아야 케미가 제대로 맞춰서 지역의 발전이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생각의 전환에 대해서 지역을 비었다는 관점보다는 공간이 많다, 어떻게 하면 채워 넣을지 고민할 필요성이 상당히 있다고 전했다.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복잡한 문제인 만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지역의 문제를 풀 솔루션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

지역정책, 인재육성 전문가의 주제 발표

이어진 포럼에서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김정열 파트너 △경기연구원 김은경 선임연구위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엄미정 선임연구위원 등 지역정책과 인력 분야 전문가 3인의 발제로 시작됐다.

첫 발표를 맡은 김 파트너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과 정부의 역할'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기술변화에 따른 미래 정부의 역할을 공유했다. 

아울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정부는 혁신을 유도할 수 있는 지역 인프라를 만들고, 기업은 지역의 차별적 콘텐츠 및 서비스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단위에 국한하지 않고 각 지역을 선과 면으로 연결한 전략을 수립해 지속가능성도 높여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수도권과 지방 간 윈윈 해법과 협력방안'을 발표한 김 선임연구위원은 수도권과 지방의 공간 불균형은 시장원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즉 수도권과 지방 기업 간에 연구개발(R&D) 등 협력생태계를 구축할 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엄 선임연구위원은 '지역경제 핵심 key-인재양성'이라는 주제로 인재를 육성하는 개념을 넘어 어떻게 활용할지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교육 과정부터 기업계약학과 등 기업의 적극적 참여 유도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도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정책 분야와 민간 분야, 모두에 변화 필요

주제발표에 이어 패널 토의가 진행됐다. 패널 토의에는 △마팔하이테크 박주석 대표 △에이팀벤처스 고산 대표 △한국지리학회 정성훈 회장 겸 강원대 교수 △요즈마그룹 이원재 아시아총괄대표 등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과거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 △기업이 체감하는 정책효과 및 개선과제 △지역 인재 양성과 취업 간의 선순환 관계 구축을 위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현재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책 분야와 민간 분야 모두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토론자로 나선 한국지리학회 정성훈 회장은 "지역에 투자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의 공공주도 접근과 분절화된 지원체계로는 한계가 있다"며 "규제, 세제, 정주여건 등 모든 분야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파격적 정책실험을 통해 민간에서 사업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팔하이테크 박주성 대표도 "기술 기반 회사라 엔지니어가 꼭 필요한데 IMF 이후 제조업 숙련 노동자를 구하기 어려운 게 가장 큰 애로"라며 "인력 확보를 위해 마이스터고와 MOU를 체결하고 학기 중에 기업현장의 제조 기술을 익히게 한 후 독일연수를 거쳐 채용함으로써 바로 현장 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민 장관 "지역결제 활력 불어 넣겠다"

이 장관은 "한국이 더 크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역편중을 해소하고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구현해야 한다"며 "더 많은 기업들이 지방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문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면 저희가 이런 포럼을 계속 개최하는 것에 상당히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큰 지역을 대상으로 그 안에 필요한 것을 한꺼번에 묶음으로 만들어내는 저희 메가 샌드박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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