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 인구가 줄어든 푸드코트

TV라는 푸드코트는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오랫동안 인기를 누렸다. 푸드코트에 입점한 매장끼리 경쟁도 심했지만, 푸드코트 안의 손님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기에 각 매장마다 먹고 살 정도는 되었다.

그런데 손님들이 푸드코트에 덜 오기 시작했다. 손쉽게 배달해서 먹는 손님이 늘어났다. 배달앱은 식사시간 뿐 아니라 24시간 영업을 한다. 푸드코트도 황급히 배달을 시작했지만 사람들의 입맛은 배달앱에 맞춰지고 있다. 이 푸드코트가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무엇일까?

미디어렙(+방송사 광고팀)은 홀서빙과 메뉴 구성을맡은 홀 매니저와 같다. 홀 매니저는 음식이 맛이 없어서 손님들이 떠난다고 주방장 탓만 할 수도 없다.홀 매니저로서 무엇을 하는 것이 최선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광고비는 무엇을 따라 움직이는가?

이 질문의 답은 누구나 직관적으로 그리고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광고비는 사람들이 시간을 소비하는곳으로 흐른다. 이 단순함 말고 다른 힌트가 있지 않을까? 광고비 집행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 ‘KOBACO 2023년 상반기 미디어플래너 설문조사’를 살펴보았다.

비용효율성은 변수가 아니라 결과다. 타깃팅이 잘 된다면, 타깃 이외의 노출에 대한 비용 낭비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비용 효율성은 자연스럽게 확보된다. 또한 과다 노출을 제어할 수 있다면, 같은 도달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비용이 감소되어 비용 효율성이 확보된다.

즉, 설문조사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도달률과 타깃적합성이다. 타깃적합성은 타깃팅의 용이성으로 바꿔 말할 수 있다. 도달률은 시청량과 비례한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광고 매체는 다음과 같이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다.

‘도달률이 높고, 타깃팅이 용이한 매체’

이를 x, y 두 축에 놓고 매체들을 배치해보면 현재 광고 시장의 선호 추세와 맞아 떨어진다[그림 1].

타깃팅이 강점이었던 디지털 매체는 시청 증가로 도달률마저 향상되어 TV의 입지를 위협한다. TV의 도달률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 그리고 TV의 타깃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

TV는 어느 방향의 시나리오로 진행될 것인가? 1번이 최상이고 3번이 최악이다[그림 2]. 다시 홀 매니저 입장으로 돌아가자면 푸드코트의 음식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나서 손님들이 많이 오는 것(도달률)과 손님들의 입맛에 맞는 정확한 메뉴를 추천해서 객단가를 높이는 것(타깃팅)이 푸드코트의 부흥을 위한 과제이다.

TV의 도달률과 타깃팅 확보 방안

TV의 도달률이 떨어져서 3사분면으로 추락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주방장의 역할이 크다. ‘크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전부는 아니다’라는 뜻이다. 홀매니저가 도달률의 집중을 분산할 수 있다면 도달률을 높일 수 있다.

도달률 상품 테스트

올해 KOBACO는 동일 비용으로 도달률을 확대할 수 있는지 실증 조사를 실시했다. 작년과 올해TV 광고와 어드레서블 광고를 집행한 두 캠페인 실험 결과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어드레서블 TV에 총 광고비의 10% 정도를 집행한 결과, 일반 TV만 집행했을 때 보다 동일 도달자 수의 달성 기간이 1개월 단축되었다. 여기서 도달은 빈도 수 3회 이하만 카운트한 것이다.

TV의 도달률 곡선이 완만해지는 것은 3회 이하를 기준으로 할 때, 초과 노출(oversaturation)은 늘어나는 반면, 신규 노출자는 더 이상 생겨나기 어렵기 때문이다향후 TV 광고 노출여부를 체크하고 미노출 셋탑박스에만 광고를 노출하는 기능이 적용된다면 TV를 통한 도달률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타깃팅 고도화 방안

작년 KOBACO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여 샘플 5천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5천명의 셋톱박스 시청 기록 5개월분과 함께 300문항에 달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방대한 데이터의 분석과 정제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올해는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와 협업하여 AI 기술을 활용해 시청이력 기반 오디언스를 분류하고, 그 설문 특징을 뽑아내는 작업의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향후 이 세그먼트 분류 기준은 최적화 과정을 거쳐 어드레서블 TV 광고 타깃팅에 적용될 것이다. 예를 들어, “외식배달앱에 적합한 세그먼트를 만들기 위한 콘텐츠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다.

외식배달앱 헤비유저들의 설문 결과와 시청 특성을 매치하여, 이들이 잘 보는(likely) 장르·프로그램과 잘 보지 않는(unlikely) 장르를 구별하여 추천할예정이다.

이러한 KOBACO의 노력과 함께 IPTV도 타깃팅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스마트폰과 셋톱박스를 페어링하여 타깃팅할 수 있다. 모바일 ADID와 연결된 셋탑에 대하여 타깃팅 광고를 송출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대상 셋톱박스를 늘려가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TV의 전환율 기여 효과 등이 측정 가능하다. 프로그래매틱 바잉도 적용되고 있다. 서로 다른 세계에 존재하던 디지털과 TV가 같은 세계로 묶인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TV광고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미래 전망

어드레서블 TV 광고는 점차 보편화될 것이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연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콘텐츠 패키지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방송사는 몇 개 되지 않는다. 횟수 보장 판매를 하는 채널들이 절대 다수다. 방송사업자별 광고 판매의 룰은 점차 희석될 것이다.

콘텐츠 바잉이 아니라 오디언스 바잉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이다. 그러면 TV는 개별 채널 단위가 아니라, TV 통합 인벤토리로 판매되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10년 후에도 우리는 GRP와 CPRP로 TV 광고의 성과를 평가하고 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광고주 또한 미래를 대비한 경험치와 데이터를 지금부터 쌓아 나갈 필요가 있다.

TV 광고의 미래는 도달률의 최적화와 타깃팅의 정교화에 달려 있다.
왕의 귀환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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