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커뮤니케이션&헬스케어마케팅]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핵심산업인 K-헬스케어의 발전을 위한 광고·마케팅전략을 모색한다.  해당 칼럼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글로벌 헬스케어산업과 국내 현황을 진단하고 K-헬스케어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성장하기 위한 마케팅과 광고의 역할을 살펴본다.

 한국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폭발적 노인 인구의 증가를 경험하고 있다.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1960년 50대에 그쳤던 평균 수명이 60년이 지난 2020년에는 80대로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노인을 위한 주거 및 생활 공간인 ‘실버타운’의 중요성이 커졌다. 

OECD 최고 수준의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말 그대로 ‘실버타운 코리아(Silvertown Korea)’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은 이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서 얼마나 건강하게 사는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쉽게도 국내 실버타운 산업은 사회적 수요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 본고에서는 한국 실버타운이 직면한 주요 문제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마케팅 방안에 대해 논의해보려고 한다.

국내 실버타운의 현재는 어떠한가?

‘실버타운(실버주택)’은 거주를 위한 월세와 함께 의료, 커뮤니티 등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주거상품이다. 대한민국 노인복지법(노인복지법 (law.go.kr))에 따르면 노인복지주택은 노인에게 주거시설을 임대해 주거의 편의, 생활지도, 상담과 안전관리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실버타운은 노인주거복지시설에 해당하지만 단독 취사 설비를 갖추고 독립적인 주거생활을 할 수 있어야 입소 가능하다는 점에서 ‘노인공동생활가정’이나 ‘양로시설’과는 차이가 있다. 

최근 관심을 받는 실버타운은 병원과 쇼핑몰 등 편의시설을 갖춘 도심에 들어선 다는 점이 그 특징이다. 이제 노인들은 단순히 넓고 안전한 공간에서 거주하고 싶다는 욕구를 뛰어넘어 양질의 커뮤니티 시설과 의료, 식사 서비스를 누리면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한다. 이러한 변화는 실버타운이 과거 '사회에서 소외된 노인이 사는 곳'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버타운 산업의 고속 성장과 문제점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인 인구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190만명이 늘어났다. 반면 동일 기간 동안 실버주택 세대 수와 시설 수는 각각 2843명, 6곳이 늘어난 것이 전부다. 시장 수요를 포착한 대기업과 보험사들이 실버타운 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 

하지만, 운영부실, 허위과장 광고 등의 문제로 인해 실버타운에 대한 부정적인 사례가 지속 발생하고 있다. 이는 노인들의 마지막 소망을 저버릴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실버타운과 노인들의 수요(출처: DALL-E 활용 생성)
실버타운과 노인들의 수요(출처: DALL-E 활용 생성)

도심이나 도심근교에 위치한 고급형 실버타운은 과거의 전원형 실버타운보다 인기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월 500만원을 상회하는 관리비 요구로 실버타운 시장의 양극화를 나타내고 있으며, 고급형 실버타운은 높은 보증금과 월 관리비에도 불구하고 높은 입주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높은 비용 부담 때문에 고소득 고령자에게만 가능한 옵션으로 남아있다. 또한, 여전히 다수 실버타운이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위치해 있어 가족과의 접촉 기회가 감소하는 문제도 있다. 이는 고령자의 사회적 고립감을 증가시키고 심리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보건복지부가 매 3년마다 실시하는 ‘노인실태조사’(2020년)에 따르면 한국 노인의 79.8%는 ‘내 집’에서 살고 있다. 응답자 대다수(83.8%)가 건강할 때까지는 현재 집에서 거주하기를 원했고, 56.5%는 거동이 불편해져도 재가 서비스를 받으며 현재 집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했다. 

31.3%는 노인을 위한 요양시설 등을 이용하고 싶다고 했는데, 가족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실버타운 비즈니스의 성장성은 크지만 여전히 우리 노인들에게는 최선이 아니라 차선이며 중산층 이하의 노인에게는 선택지도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고급화를 지향하며 성장 중인 실버타운의 문제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고급 실버타운 입주 노인들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s)

“시간은 많지만 할 것이 없고 즐거운 것도 없다” 현역을 떠난 노인이 겪는 현실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중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단 44.0%이며, 사회단체 참여 경험이 있는 고령자는 28.7%로 나타났다. 고령자는 휴식 때 주로 동영상 시청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영상 시청 응답률이 무려 88.3%를 차지했으며, 휴식은 77.5%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 노인들의 디지털화의 원동력은 아이러니하게도 ‘무료함’이며 이는 실버타운에도 동일하다. 높은 임대료 지불에도 불구하고 실버타운 입주자들의 만족도는 높지 않다. 특히 고학력 전문직 출신 노인들의 만족도는 매우 저조하다. 큰 비용을 지불하고 찾은 실버타운이 여전히 무료하고 덜 만족스러운 이유는 무엇일까?

△ 서비스 수준과 기대치 불일치

고학력 및 사회적 지휘 경험이 있는 노인들은 보다 고도화된 문화적, 교육적 서비스를 기대한다. 이러한 기대와 실버타운의 현재 서비스 수준 간의 불일치가 만족도 저하를 초래한다. 특히, 학습 기회, 전문가 강연, 토론 그룹 등 지적 자극을 제공하는 활동의 부족이 만족도 저하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사회적 교류의 한계

관리비를 지불할 금전적 능력으로만 입주자들이 모인 환경에서 유사한 삶의 배경을 가진 입주자들과의 교류 부족이 사회적 만족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 또, 다양하고 참여적인 사회적 활동의 부족이 입주자들의 사회적 만족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여가 및 취미 활동의 제한

취미 클래스나 맞춤형 여가 활동의 부족이 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개인의 취향과 요구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의 부재는 노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 

△ 피드백 및 의사소통의 부재

입주 노인들의 의견을 수집하고 반영하는 효과적인 피드백 시스템의 부재가 만족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운영진과 입주자 간의 의사소통 부족 또한 만족도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실버타운의 노인들(출처: DALL-E 활용 생성)
실버타운의 노인들(출처: DALL-E 활용 생성)

실버타운의 품질개선과 마케팅이 필요하다

실버타운 산업의 성장은 노인 인구의 증가와 대기업의 관심에 힘입어 가속화되고 있지만, 운영 부실과 허위 과장 광고 등의 문제로 인해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높은 관리비와 입주 비용으로 인한 실버타운 시장의 양극화는 고소득 고령자에게만 특화된 서비스로 남아, 대다수 노인에게는 실질적인 선택지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노인들은 현재의 거주지에서 노후를 보내길 원하며, 실버타운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와 현실 사이에 큰 간극이 상당하다. 특히, 고학력 및 전문직 출신 노인들 사이에서는 문화적, 교육적 프로그램의 부족, 사회적 교류의 한계, 개인 맞춤형 여가 활동의 부재, 효과적인 피드백 및 의사소통 시스템의 부재 등으로 인해 만족도가 매우 낮은 상황이다. 결국 중저가형 실버타운과 고가형 실버타운 모두 노인들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으며 개선이 요구된다.

앞서 언급한 실버타운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실버타운 산업은 더욱 다양하고 창의적인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입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마케팅에 있어서도 기존 실버타운을 이용하는 노인들의 페인 포인트를 적극 고민해서 매력적인 효용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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