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인사이트'는 석박사 과정의 전공자들이 직접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분야의 연구(논문)를 요약ㆍ소개해 업무에 바쁜 홍보인과 마케터들에게 인사이트와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딥러닝(Deep-learning) 기술의 고도화로 미디어 산업계는 앵커, 아이돌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가상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가상 캐릭터는 스태프나 매니저와 같은 관리 인력이 필요 없는 시간적·물리적 제약에 자유로운 존재이다. 이뿐만 아니라 공인이라면 조심해야 하는 사생활 스캔들이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 등 사업적인 효율성이 높다는 장점을 가진다.

미디어 산업 중에서도 뉴스 분야는 긴급 재난 방송이나 심야 시간대 방송에 투입할 수 있는 가상 캐릭터에 대한 수요가 크다. 따라서 최근 국내외 뉴스 채널은 AI 앵커와 같은 가상 캐릭터 상용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외 뉴스 채널 중 일본 공영방송사 NHK, 중국 국영방송사 CCTV 등에서 AI 앵커를 선보였으며, 국내에서는 MBN 김주하 AI 앵커, YTN 변상욱 AI 앵커, 그리고 인포스탁데일리 김현욱 AI 앵커 등이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김주하 AI 정오뉴스 (출처=MBN. (2021.7.19.). URL: https://tv.naver.com/v/28028932)
김주하 AI 정오뉴스 (출처=MBN. (2021.7.19.). URL: https://tv.naver.com/v/28028932)

AI 앵커와 같은 AI 가상 캐릭터가 앞으로 기존 미디어 체제를 대체할 수 있을까?

딥러닝이라는 기술적 토대가 마련된 현시점에 내릴 수 있는 답은 AI 가상 캐릭터가 거부감 없이 미디어 이용자에게 수용될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간과 AI 가상 캐릭터의 유사성

불쾌한 골짜기 효과(Uncanny Vally Effect)를 들어본 적 있는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인간과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마치 인간처럼 행동하는 대상에게 호감을 보이다가 대상이 인간과 거의 유사한 정도에 도달하면 불쾌함을 느끼게 된다. 한편 인간과 유사한 정도를 넘어 인간과 매우 똑같은 수준에 도달한 대상에게는 호감을 더욱 느끼게 된다. 대상이 사람과 거의 유사한 정도에 도달했을 때 불쾌함을 느끼는 영역을 불쾌한 골짜기라고 한다.

불쾌한 골짜기 효과는 의인화된 캐릭터나 창조물이 극사실주의적인 모습을 추구할 때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설명한다.

출처=Seyama, J. I., & Nagayama, R. S. (2007). The uncanny valley: Effect of realism on the impression of artificial human faces.
출처=Seyama, J. I., & Nagayama, R. S. (2007). The uncanny valley: Effect of realism on the impression of artificial human faces.

인간다움과 매력성을 어필해야

첫째, 불쾌한 골짜기 효과에서 알 수 있듯이, 로봇이나 AI 가상 캐릭터 등 인간의 모습을 바탕으로 한 대상을 받아들일 때 중요한 것이 바로 외면의 인간다움(Humanness)이다. 뉴스 분야의 AI 앵커일 경우 외형뿐만 아니라 뉴스를 전달하는 음성의 인간다움 또한 중요한 요소이다.

둘째, 단순히 인간의 모습과 유사한 것을 넘어 미디어 이용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캐릭터 고유의 매력성(Attractiveness)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사람들은 특정 대상에게서 매력을 느끼면 해당 대상을 일관성 있게, 긍정적으로 평가하려는 태도를 갖게 된다.

AI 가상 캐릭터가 보이는 인간다움과 매력성은 AI 가상 캐릭터에 대한 이용자들의 선호도를 높일 수 있다.

AI 가상 캐릭터: 미디어 산업 전반으로

고정민과 이도연(2023)의 연구는 AI 앵커에 대한 선호도뿐만 아니라 신뢰도가 AI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를 지속적으로 시청하려는 의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AI 앵커의 외적인 인간다움과 매력성을 통해 선호도를 획득할 수 있으나, 이가 AI 앵커에 대한 신뢰도로 직결되지는 않았다.

신뢰도는 시청자에게 AI 앵커가 뉴스 정보원으로 기능하는 과정에서 획득하는 정보원 공신력이며, 이는 뉴스 자체의 신뢰도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AI 가상 캐릭터가 향후 미디어 산업에 본격적으로 투입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선호도를 충족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신뢰도를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신뢰 전이(Trust transfer) 이론에 따르면 특정한 대상에 대한 신뢰를 다른 대상이나 객체를 통해 추론하게 된다. 따라서 AI 가상 캐릭터의 신뢰도가 곧 해당 미디어에 대한 이용자의 신뢰도까지 이어질 수 있다.

더불어 공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미디어 고유의 기능을 고려했을 때, AI 가상 캐릭터가 전달한 메시지가 미디어 이용자를 설득하는 효과 또한 신뢰도와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AI 가상 캐릭터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외적인 인간다움과 매력성을 구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해당 산업 전반의 특성을 반영하여 전문적으로 특화된 캐릭터를 구상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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