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인사이트'는 석박사 과정의 전공자들이 직접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분야의 연구(논문)를 요약ㆍ소개해 업무에 바쁜 홍보인과 마케터들에게 인사이트와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얼마 전 성수동에서 우연히 뮤지컬 <마리 퀴리>의 팝업 스토어를 마주치고, 충동적으로 줄을 서서 방문해 본 적이 있었다. 최초의 체험형 뮤지컬 팝업 스토어라는 점이 꽤 흥미를 끌었기 때문이다.

뮤지컬 '마리 퀴리' 성수동 팝업스토어 전경 
뮤지컬 '마리 퀴리' 성수동 팝업스토어 전경 

팝업 스토어 안에는 11월 24일 개막하는 뮤지컬 <마리 퀴리>, 혹은 출연 배우의 팬으로서 방문한 듯한 사람들과 지나가던 길에 신기해 보였다며 한번 들러본 사람들, 뮤지컬 팝업 자체에 흥미를 느껴 들어와 본 사람들 등이 섞여 있었다. 그리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 팝업 스토어를 즐기고 있었다.

이렇듯 팝업 스토어가 이제 세대의 경계도 무너뜨린 채 함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오프라인 마케팅으로 자리 잡게 된 현 상황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또한, 팝업 스토어에서는 마지막 코스로 ‘럭키 드로우’라는 뽑기를 할 수 있었는데, 모든 참여자에게 뮤지컬 굿즈, 티켓 할인 쿠폰 등을 선물로 제공하며 팝업 스토어의 소비자가 뮤지컬 <마리 퀴리>의 관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마케팅적으로 이미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팝업 스토어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기획하고, 구성해야 할까?

소비자가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팝업 스토어가 성공한다

팝업 스토어는 짧은 시간 동안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마케팅 방식이다. 운영 기간도 짧고, 소비자가 머무르는 시간도 매우 짧다. 브랜드 공간에서의 소비자 경험이 중요해짐에 따라 브랜드는 그 시간 동안 어떻게 해야 소비자를 몰입시켜 강렬하고 긍정적인 브랜드 경험을 전달할 수 있을지 고려해야 한다.

몰입(Flow)은 칙센트미하이에 의해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동안, 마치 물이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자신이 하는 일에 빠져들어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 더 나아가 자신에 대한 생각까지도 잊어버리게 되는 심리적 상태로 정의되었다. 즐거움 또는 행복감과 같은 개념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몰입을 자주 경험할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고, 적극적으로 어떠한 활동에 완전히 몰두하여 해결하려고 노력할 때 이를 경험할 확률이 높다(칙센트미하이, '몰입의 즐거움'/2019/샘터).

한편, 스토리텔링적 측면에서 몰입(Immersion)의 개념을 정리한 자넷 머레이는 몰입을 물속에 가라앉았을 때 느껴지는 육체적인 느낌을 비유한 용어로, 정교하게 가공된 세계로 들어가는 경험이라고 정의했다. 참여적이고 몰입적인 매체는 인간의 욕망을 더욱 자극하고, 인간은 참여를 통해 더 강력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몰입 이론에 따르면 팝업 스토어에서는 소비자가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닌 ‘브랜드 공간’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제공하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행위와 서비스, 감정, 체험 등을 모두 포함하는 공간이다. 결국, 브랜드 공간은 기업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권승경 & 장동련, 2012,브랜드스페이스의 스타일과 체험요소 활용 전략 연구). 이러한 브랜드 공간 속에서의 몰입 경험은 소비자에게 더욱 즐겁고 행복한 감정을 선물하여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과 인식을 남길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브랜드의 가치와 인지도 또한 상승하도록 만든다. 팝업 스토어라는 브랜드 공간에서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를 통해 몰입 경험을 남겼을 때, 브랜드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며 팝업 스토어의 효과는 극대화된다(이승호, 2014,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이론 관점에서 본 브랜드 경험에 관한 연구)

전시와 관련된 선행연구에서도 소비자에게 몰입 경험이 중요함을 밝히고 있다. 기업은 소비자의 호기심을 사로잡을 수 있고 흥미를 조장해야 하며, 그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만족감과 내적 보상으로 이어지는 몰입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는 것이다(Csikszentmihalyi & Hermanson, 1995, Intrinsic motivation in museums: Why does one want to learn).

또한, 임승희 외(2009,. 체험전시 콘텐츠의 몰입도 분석을 위한 주관적 경험 측정. 디자인학연구, 22(4), 19-30)는 몰입을 위해서는 전시의 목표가 관람객에게 분명하게 제시되어야 하고, 전시 체험의 최고점과 마지막에 가장 강한 인상을 주어야 한다고 설명했으며, 전시 콘텐츠의 정보를 소비자의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감을 그대로 연출하는 전시와 체험적 관람이 몰입 경험을 유도하며, 신체를 이용하는 전시 연출은 소비자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어내고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오선애 외(2011, 박물관의 몰입이론을 적용한 전시 연출 환경 요건에 관한 연구. 디지털디자인학연구, 11(3). 143-152)의 연구도 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소비자가 몰입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연구에 따르면, 사례를 통해 팝업 스토어의 몰입 요소를 평가해봤을 때 모든 팝업 스토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게끔 하는 목표성과, 소비자의 수준에 맞는 정보와 체험이 제공되고 있는지를 측정한 수행성이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브랜드는 팝업 스토어 기획 시 명확한 컨셉과 스토리를 가지고 공간을 구성하고, 소비자가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적절한 수준의 정보와 체험을 제공하면서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을 향상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소비자의 능동적 체험 참여에 관해 측정했던 참여성은 표준 편차가 가장 높게 나타나 사례별로 그 차이가 컸지만, 몰입 요소가 높은 사례들은 모두 참여성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팝업 스토어가 더욱 큰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첫째, 팝업 스토어는 명확한 컨셉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소비자의 감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목표성은 팝업 스토어를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둘째, 팝업 스토어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체험은 소비자의 수준에 맞게 제공되어야 한다. 브랜드 공간에 주어진 정보와 체험을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렵다면 그들이 만족감과 내적 보상을 얻기 힘들 것이다. 이후 브랜드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지는 것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셋째, 공간 구성 및 프로그램은 소비자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작위적인 SNS 홍보보다는 소비자들이 적극적이고 자연스러운 참여를 통해 자발적으로 SNS에 업로드하고, 또 입소문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해야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소비자가 하고 싶게 만들면’ 홍보는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지극히도 당연한 이야기이다.

성수동을 걷다 보면 여러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제 팝업 스토어는 마케팅에서 디폴트가 되어버린 만큼 많은 브랜드가 팝업 스토어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팝업 스토어 전성시대에, 독보적인 화제성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몰입 이론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팝업 스토어에 적용된 몰입 요소는 고객의 경험 몰입도를 높여 긍정적이고 명확한 브랜드 경험을 남기고, 이는 소비자의 공유 문화를 활성화하여 좋은 영향을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가 앞으로 등장할 여러 팝업 스토어의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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