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보도닷컴이 새롭게 '아카데미 인사이트'를 선보인다.

'아카데미 인사이트'는 석박사 과정의 전공자들이 직접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분야의 연구(논문)를 요약ㆍ소개하고, 업무에 바쁜 홍보인과 마케터들에게 인사이트와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속담이 있듯, 선하고 따뜻하게 웃는 낯을 두고 호감도가 낮아지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따뜻한 이미지로 호감도만 높인다고 해서, 모든 면에서 긍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을까?

한때 인터넷상에서 ‘밸런스 게임’으로 유명했던 질문이 있다. ‘착하지만 일은 못 하는 직원 vs 유능하지만 성격이 나쁜 직원 중 한 명을 고를 수 있냐’라는 것이다. 의외로 유능하지만 성격이 나쁜 직원을 고르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선하고 따뜻하기만 해서는 실질적으로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놀라운 점은, 이는 광고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뜻한 광고소구를 사용한 광고가 모든 면에서 긍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을까? 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이다. 물론 따뜻한 광고소구가 필요한 광고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광고해야 하는 제품, 혹은 브랜드 등이 ‘유능한’ 이미지여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따뜻함과 유능함, 대체 무슨 사이길래?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광고 표현 기법인 ‘따뜻한 광고소구’는 소비자의 브랜드에 관한 호감과 긍정적인 인식, 그리고 평가를 가져올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현재 많은 기업이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Aaker, Stayman and Hargerty 1986; Peter and Ponzi 2018).

따뜻함 소구 광고는 감성적이면서, 스스로에 관하여 좋은 감정을 느끼거나, 가족, 아이, 친구, 반려동물과의 관계에서 오는 긍정적인 감정을 보여주는 광고를 뜻하며, 유능함을 보여주는 광고는 기업이나 브랜드의 능력과 전문성, 효율성 등을 표현하여 브랜드의 유능함을 전달하려는 광고를 뜻한다(Aaker and Bruzzone 1981).

여기서 중요한 점은, 보상효과와 같이 따뜻함을 강조한 광고에서 따뜻함의 인식이 과도하면 유능함에 대한 인식이 낮아질 수 있고, 유능함의 인식이 과도하면 따뜻함에 대한 인식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예방초점, 즉 자신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의 부정적인 결과에 초점을 두고, 이를 피하고자 예방적으로 자기 조절을 하는 성향의 사람들에게서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Higgins 1997).

게다가 보상효과에 의해 제품과 브랜드의 유능함 인식이 감소한다면, 제품의 지각된 품질, 즉 소비자의 브랜드에 관한 품질 인식과 브랜드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쾌락적(hedonic) 제품군의 브랜드는 따뜻함 인식이 감소할 때 유능함 인식도 감소하여, 제품에 관한 소비자의 태도에 부정적인 작용을 하며(Peter and Ponzi 2018), 실용재(utilitarian)의 경우에는 브랜드의 유능함 인식의 감소가 전반적인 브랜드 평가에 더욱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따뜻한 광고소구를 사용할 때는 두 번 생각해보자

따뜻한 광고소구는 단독으로 노출될 때는 보상효과가 나타나지 않지만, 유능한 광고소구와 함께 노출되면 따뜻한 광고소구가 브랜드의 유능함 인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나타났으며 앞에서 이야기하였듯 예방초점을 지닌 소비자에게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브랜드에 관한 유능함의 인식이 소비자의 지각된 품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따뜻한 광고소구와 유능한 광고소구를 사용한 자극물을 제작하여 실제로 실험한 결과를 통해 확인되었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이 결과를 실무에서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첫째, 유능함이 중요한 분야의 광고를 제작할 때는 따뜻한 광고소구를 활용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결과를 본다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업계 모두가 유능함을 강조할 때, 색다른 변화를 주고자 따뜻함을 강조하고 싶다면, 다른 이들이 왜 유능함을 강조했는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둘째, 예방초점을 가진 사람들을 자극할만한 광고 메시지, 혹은 문구를 사용하였는지 재점검해야 한다. 예방초점의 소비자들을 자극하여 보상효과가 극대화되었을 때, 브랜드의 유능함 인식을 감소시켜 지각된 품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행연구들의 결과도 함께 덧붙여 설명해 보자면, 첫째, 쾌락적 제품군일 때는 브랜드의 따뜻함 인식을 강조하고, 실용적 제품군일 때는 브랜드의 유능함 인식을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Peter and Ponzi 2017).

둘째, 유능함을 인식시키고자 한다면 로고를 디자인할 때도 귀여운 디자인을 지양해야 한다(임혜빈, 이병관, 정지나, 박정은 and 문영숙 2020). 셋째, 럭셔리 제품군에 속한 브랜드의 경우에는 브랜드의 유능함 인식을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다(김태민 2021). 마지막으로, 강한 느낌의 제품군에는 따뜻한 광고소구 사용을 더욱 지양해야 한다(Kim and Ball 2021).

각박한 현대 사회에 사람의 따뜻한 온기는 어쩌면 마음 한편에 짧은 위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위로도 때와 장소를 잘 가려야 하는 법이다. 우리가 TPO(Time, Place, Occasion)를 맞추든 광고소구는 광고 해야할 브랜드나 제품의 특징에 따라 잘 맞추어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잘못하다간 따뜻하다고 여긴 온기에 데어 새까맣게 타들어 갈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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