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광고가 디지털테크와 결합하면서 DOOH(Digital Out of Home media)로 불리며 전통 매체의 탈을 벗고 뉴미디어로 자리잡고 있다. 엔데믹과 맞물려 지난해부터 회복세인 옥외광고 시장은 최근 더욱 새로운 시도로 소비자와 광고주의 시선을 끌고 있다. 

반론보도닷컴은 'DOOH특집'을 준비하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현 옥외광고 시장의 현황 및 트렌드와 미래를 조망한다.  

① DOOH에서 DDOOH로의 진화 

② 광고주가 주목해야 할 옥외광고 켐페인

③ 스마트 옥외광고 시장, 혁신과 안전의 딜레마 

④ 엘리베이터 TV광고, 어디까지 알고 있니? 

⑤ 정교한 타겟팅, 프로그래매틱 DOOH의 세계 

⑥ '최초의 옥외 광고량 조사 머지 않았다' 

지난 7월 말, 삼성전자는 서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을 앞두고 코엑스 일대를 포함한 전 세계 랜드마크에서 디지털 옥외 광고를 집행하였다. 이번 언팩 캠페인은 서울의 강남대로와 코엑스, 남산 타워에서 시작하여 뉴욕 타임스퀘어, 런던 피카딜리 광장, 방콕 센트럴월드를 포함한 13개국 17개 미디어에서 화려한 영상을 선보였다고 한다. 이처럼 디지털 옥외 광고(DOOH)는 글로벌 캠페인의 임팩트와 대세감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도 매우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OOH(Out of Home Media)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DOOH

글로벌 통계 조사 회사인 Statista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DOOH 광고 매출액은 116억 달러로, 전체 OOH 시장 규모의 35%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DOOH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2027년에는 2020년 대비 약 2배 이상 성장한 16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7~2023 글로벌 OOH & DOOH 광고비 추이 (출처: STATISTA /2023. 4. 4., Global OOH and DOOH advertising spending)
△2017~2023 글로벌 OOH & DOOH 광고비 추이 (출처: STATISTA /2023. 4. 4., Global OOH and DOOH advertising spending)

국내 옥외 광고 시장 역시 DOOH의 성장세와 함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3조 9천억 원 수준을 기록하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DOOH의 비중이 매년 확대되어 전체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DOOH 매출액의 증가로 향후 옥외광고 시장은 연간 4조 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2023 국내 OOH & DOOH 광고비 추이(출처: 한국옥외광고센터(2022.12) 2022 옥외광고통계보고서)
△2017-2023 국내 OOH & DOOH 광고비 추이(출처: 한국옥외광고센터(2022.12) 2022 옥외광고통계보고서)

이처럼 국내외 DOOH 시장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팬데믹의 영향을 받은 2020년은 다소 주춤하였지만, 엔데믹과 함께 다시 집 밖으로 나온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광장, 쇼핑몰, 오피스,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공간에 디지털 미디어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전체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디지털 경험이 이어지게 한다는 의미의 피지털(Phyical+Digital=Phygital) 트렌드가 주목받는 것 또한 많은 광고주들이 DOOH를 찾게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미디어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에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으로

지금까지 국내 DOOH 시장의 성장은 주로 미디어의 하드웨어적 디지털화(Digitalization)에 주력해왔다. 이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미디어를 설치하거나, 기존의 옥외 광고를 더 크고 선명한 화질의 디지털 패널로 교체하여 운영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DOOH 미디어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IoT 등 여러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비즈니스의 전략, 프로세스, 서비스 등 모든 과정에서의 혁신을 추구하는 것으로, 이는 간단히 말해, 인력 중심으로 진행되던 옥외 광고 시장에서 디지털 미디어로의 체질 개선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데이터(Data)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옥외 광고의 효과를 측정할 수 있다면, 효율성과 퍼포먼스 중심의 미디어 전략 수립, 예산 편성이 가능해진다. 이는 장기적으로 광고 매체의 적정 가치를 결정하고, 타겟팅된 광고 집행을 가능하게 하여 광고주와 매체사 간의 Open RTB(Real Time Bidding) 플랫폼과 같은 효율적이고 즉각적인 광고 거래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이어서 이와 관련된 국내의 주요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한다. 

① 빅데이터를 활용한 옥외 광고의 효과 측정

옥외 광고 분야에서 광고 효과 측정을 위한 시도는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다. 학계와 업계 전반에서 다양한 방법론이 개발되어 왔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에 의존하는 결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빅데이터의 발전으로 광고 효과 측정 방식이 매우 고도화되고 있다. 

옥외 광고 주변의 유동인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주로 이동통신사의 데이터가 활용된다. 대표적으로 SKT와 KT는 가입자들의 통신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여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 얼마나 머무르며 이동하는지를 추적한다. 2011년 처음 출시된 SKT 지오비전은 전국을 50m 단위의 셀(Cell)로 분할한 뒤, 위치 기반 데이터와 공공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가공하여 API 방식으로 전달한다. 많은 옥외광고 매체사들이 위와 같은 통신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체 주변의 유동인구를 추산하여 광고주에게 결과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  출처: SKT, 지오비전 퍼즐
△  출처: SKT, 지오비전 퍼즐

최근에는 택시를 활용해 유동 인구 데이터를 산출하고자 하는 시도도 있다. 서울 시내 2,000여대의 택시탑 미디어를 운영하는 모토브는 각 택시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유동인구, 차량 속도, 조도, 미세먼지 등)를 수집한다. 모토브는 택시 주변 반경 25m 내의 맥 어드레스 장치 개수를 읽어내어 주변 유동인구를 집계한 후 해당 데이터 위에 동일한 시간과 동일한 지역의 통신사 데이터(성별, 연령별 가중치)를 매칭하여 권역별 또는 도로별 유동인구와 데모 데이터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유동인구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수집 센서의 신호 수준이 콘크리트를 뚫지는 못하기 때문에, 건물 내 상주인구를 제외한 보행자와 운전자, 버스 탑승객 중심의 유동인구가 수집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  출처:모토브 
△  출처:모토브 

위와 같은 유동인구 집계가 노출 가능한 전체 인구 수(OTS, Opportunity To See)를 나타낸다면,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광고를 보았는지를 의미하는 광고 주목률은 아이 트래킹(Eye-Tracking) 기술을 활용해 측정한다. 스타트업 애드(ADDD)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솔루션 애드아이(addd-i)는 광고판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얼마나 많은 보행자가 해당 광고를 주목했는지 파악한 후, 성별, 연령대 등을 비식별 데이터로 추출하여 광고주 등에게 제공하고 있다. 

② 디지털 방식의 광고 거래 플랫폼

디지털 광고 시장에는 DSP, SSP, DMP 등 광고주와 매체 판매자가 효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한다. DOOH 광고 시장 또한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시보드 기능과 함께 광고주나 대행사가 실시간으로 광고를 구매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도입되고 있다.

지도 기반의 옥외 광고 검색 및 구매 플랫폼인 ‘옥쇼’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광고주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옥외 광고를 집행할 수 있도록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옥쇼맵’은 포털사이트의 지도API를 활용하여 옥외 광고 상품을 안내해주는 시스템으로, 지역, 타깃, 업종 필터 등을 활용하여 원하는 지역의 DOOH 매체를 쉽게 확인하고 광고를 집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현재 개발중인 옥쇼 2.0 버전은 시간대별 유동 인구 및 주거 인구 데이터를 결합하여 광고주의 의사 결정에 필요한 더욱 세분화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 출처: 옥쇼 2.0 Ver. 예시 이미지
△ 출처: 옥쇼 2.0 Ver. 예시 이미지

③ 프로그래매틱 DOOH

프로그래매틱 OOH(Programmatic Out-of-Home)는 디지털 옥외 광고를 실시간으로 구매하고 관리하는 자동화된 광고 방식을 의미한다. 프로그래매틱 OOH는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 타겟팅, 예산 최적화, 성과 분석 등을 제공하며 광고주와 매체사 간 효율적인 광고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모든 과정은 즉각적이고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며, 광고 집행 중에도 유동인구 데이터, 날씨 정보, 특정 이벤트와 연동하여 광고를 노출을 최적화 할 수 있다. 하이브스택(Hivestack), 브로드사인(BroadSign), 무빙월즈(MovingWalls)와 같은 기업들은 프로그래매틱 OOH 분야에서 선두적인 위치에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에 진출하여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OOH 사업자이기도 한 KT가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출시한 ‘KT바로광고’ 서비스는 KT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풀스택 프로그래매틱 플랫폼이다. 이 서비스는 전국에 분포되어있는 1,300만 개 이상의 DOOH, IPTV 디스플레이와 연동하여 자동화된 방식으로 광고를 구매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KT는 애드테크 기업 아드리엘과 협업하여 실시간 온/오프라인 마케팅 데이터를 종합한 광고주 맞춤형 리포트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KT바로광고
△출처: KT바로광고

데이터 기반의 DOOH 시대를 위한 당면 과제

최근 몇 년 동안 위와 같은 데이터 중심의 새로운 시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관계자들이 체감하는 OOH 시장의 디지털 전환은 생각보다 더디게 느껴진다. 이는 디지털 전환의 핵심 부분 중 하나인 광고 효과 측정과 관련하여 명확하고 통합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신사 데이터나 지오펜싱(Geofencing) 기술로 인해 유동 인구 측정의 정확도는 높아졌지만, 옥외 광고의 형태와 종류가 너무나 다양하여 각 매체마다 최종 광고 효과를 평가하는 데 있어 의견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강남대로에 설치된 수많은 LED전광판들의 경우 설치된 방향, 형태, 크기, 높이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는다면 모두 동일한 광고 효과를 갖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각 매체 사업자들 간에 이러한 가중치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것은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광고주들은 다른 매체와 비교 가능한 객관적인 광고 효과 지표를 얻을 수 없어 옥외 광고 선택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향후 국내 OOH 시장의 신속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공급 측면이든, 수요 측면이든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압도적인 플레이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옥외 광고 시장에도 ‘구글’이나 ‘메타’와 같이 광고 효과 측정 기준과 구매 방식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등장할 수 있을까.

필자는 올해 연말에 선정될 ‘제2기 옥외광고 자유표시구역’ 사업이 OOH 시장의 발전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유표시구역 내 사업자간 협의체를 구성하여 매체를 기획할 때부터 광고 효과 측정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데이터 기반의 통합 CMS 개발, 프로그래매틱 바잉 솔루션 등을 도입한다면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옥외 광고 집행이 가능해 질 것이다. 새롭게 선정될 자유표시구역의 DOOH가 신규 매체의 임팩트 효과와 더불어 효율과 퍼포먼스까지 챙길 수 있는 성공 사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출처: 행정안전부, 2016년 지정된 강남구 코엑스 일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조감도
△* 출처: 행정안전부, 2016년 지정된 강남구 코엑스 일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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