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광고가 디지털테크와 결합하면서 DOOH(Digital Out of Home media)로 불리며 전통 매체의 탈을 벗고 뉴미디어로 자리잡고 있다. 엔데믹과 맞물려 지난해부터 회복세인 옥외광고 시장은 최근 더욱 새로운 시도로 소비자와 광고주의 시선을 끌고 있다. 

반론보도닷컴은 'DOOH특집'을 준비,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각 분야 전문가들의 눈을 통해 현 옥외광고 시장의 현황 및 트렌드와 미래를 조망한다.  

① DOOH에서 DDOOHH로의 진화 

② 광고주가 주목해야 할 옥외광고 켐페인

③ 스마트 옥외광고 시장, 혁신과 안전의 딜레마 

④ 엘리베이터 TV광고, 어디까지 알고 있니? 

⑤ 정교한 타겟팅, 프로그래매틱 DOOH의 세계 

⑥ '최초의 옥외 광고량 조사 머지 않았다' 

선거를 앞둔 모 정당의 선거전략포럼에서 위치데이터를 이용한 선거정책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 비식별화한 이동데이터의 분별점들을 분석하면 해당 유권자의 연령/성별/학력/소득수준을 파악할 수 있고, 이런 조건을 예측해서 지역별로 군집화할 수 있다면 군집별 정치성향에 대한 추정이 가능하여 지역별 섹터를 구분화하여 정책을 효과적으로 수립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물론 시간이나 비용 등 여러 가지 이유에서 이러한 선거전략 수립이 가능하지는 않았지만,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선거 기획 아이디어였다. 진정한 의미의 정치공급자 관점에서 수요자 관점으로 정책 전환을 시도한 노력이었다.

옥외 광고시장의 패러다임의 변화는 글로벌 팬데믹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온라인에 광고의 주도권을 빼앗긴 후로 옥외 광고시장에서는 디지털 기반의 다양한 형태들의 디스플레이 광고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그 효과성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옥외광고의 혁신, 규제 완화부터

과감한 아이디어들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날개를 펼치는데 반해 관련 제도와 법령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팬데믹 시기에 사람들의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기자 온라인 광고시장이 더욱 힘차게 약진하였고, 옥외 광고 시장의 혁신은 더디기만 했다.

이제 혹한기가 끝났으니 옥외 광고시장에도 훈풍이 불 준비가 되었을까?

디지털 기반의 옥외 광고의 선봉에는 스마트 사이니지(Smart Signage)가 있다. 스마트 사이니지는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실시간 정보나 콘텐츠를 표출하고, 실시간 커넥티드 기술을 이용해서 주변의 사람, 사물과 상황에 반응하여 정보를 주고 반응을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또 AI기술로 분석하여 상호작용하게 하는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단순히 광고의 한 형태라고 표현해도 될지는 일단 나중에 생각해보기로 하자.

△ 티맵모빌리티 자료
△ 티맵모빌리티 자료

지하철이나 버스 승강장에 설치된 옥외광고물이 주변을 이동하는 사람의 홍체를 인식해서 이 사람의 성별/연령/직업/소비성향 등을 프로파일링한 후 맞춤 광고 영상을 노출하거나, 서울시청 청사의 대형 유리창에 플렉서블(flexible)한 투명 LED디스플레이를 부착해 재해/재난 등 긴급한 알림을 송출하거나, 캠페인 영상을 노출하는 형태도 상상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카메라로 개인의 안면을 인식하거나 홍체를 인식하는 것은 개인정보 침해의 이슈 때문에 불가능 하지만, 그 과정에서 스마트 사이니지 광고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6월 서울공항리무진은 외부디스플레이에 동영상 광고를 하겠다고 국토부로부터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받았다. 공항버스 옆면에 LED디스플레이를 부착해 동영상광고를 표출하는 형태다. 자동차관리법에 교통수단에 전광류광고는 금지되어 있어 규제샌드박스를 통해서 시도하는 것이다.

이동하는 교통수단인 버스나 택시의 유리창과 옆면에 필름 형태의 가벼운 투명 디스플레이를 부착해 동영상 광고를 노출하고, 이를 통신사의 이동데이터와 실시간으로 결합하면 앞서 말한 스마트사이니지에 훨씬 가까운 형태가 된다.

△ 티맵모빌리티 자료
△ 티맵모빌리티 자료

통신사는 비식별화한 실시간 이동데이터를 갖고 있다. V2X 기술을 활용하면 이동수단이 위치한 장소에 군집한 대중(소비자)이 어떤 소비성향을 갖고 있는지 순식간에 파악할 수 있다. 이 데이터는 분석하고 업데이트하면 할수록 정교해진다.

서울시는 서울에 있는 7만여대 택시의 OBD(On Board Diagnostic, 차의 상태를 진단하고 알려주는 기기) 데이터를 갖고 있다. 승객이 탑승한 시각, 좌표와 하차한 시각, 좌표 데이터를 모두 갖고 있다. 한 스타트업이 이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 시점에서 어느 좌표에서 승객이 탑승할 확률을 계산해서 기사에게 안내하는 매칭 시스템을 테스트한 결과 예측 정확도는 98%이상이었다. 이동데이터와 위치데이터를 매칭하는 기술은 이미 우리 곁에 와있다. 관련 법과 규제가 뒷받침되면 혁신이 더 빨리 다가온다는 뜻이다.

이동하는 교통기관에서 노출되는 동영상 매체는 전에 없던 마케팅 플랫폼이다. 위치하는 시간과 좌표에 노출 가능한 트래픽(고객)을 데이터로서 수집가능하고, 상황에 맞는 타겟마케팅이 가능한 솔루션을 광고주에게 제공 -> 결과 도출 -> 분석 -> 업데이트 -> 광고를 반복함으로서 이 플랫폼을 고도화시켜갈 수 있다. 이 데이터는 방대해지고, 매우 빠르게 스마트해지며, 매우 날카롭게 타겟팅하는 맞춤형 솔루션이 된다.

갈 길 먼 옥외광고 규제 완화 

기존 업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옥외광고물법이 개정되었다. 한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이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규제가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 무분별한 LED패널로 인한 수면 방해에 대한 염려때문에 낮과 밤의 조도를 철저히 지켜야하고, 운전자의 시선을 방해한다며 자동차 등 이동수단에 부착하는 전광류광고는 여전히 금지하고 있다.

규제샌드박스 제도가 도입되고 나서 제 1호 규제샌드박스 안건으로 선정된 뉴코에드윈드는 이륜차 배달통에 LCD디스플레이를 설치해 실시간 광고를 하겠다는 비즈니스 모델로 실증특례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역시 운행중에는 광고를 금지하는 등의 추가 규제를 두었고 2년이 지나고나서도 규제가 풀리지 않자 회사는 소리없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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