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근로국가라는 인식과 달리 지난해 우리나라 풀타임 근로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2시간으로 OECD 평균인 40.7시간과 1.3시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한국의 연평균 실제 근로시간도 지난 20여년간 500시간 이상 감소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1일 '근로시간 현황 및 추이 국제비교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OECD 회원국들 간의 근로시간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경총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임금근로자 1인당 연간 실근로시간은 2001년 2458시간이었지만 지난 해는 1904시간으로 554시간이 짧아졌다. 같은 기간 OECD  평균 실근로시간은 1,767시간에서 1,719시간으로 줄어 한국과의 격차가 185시간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1∼2022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도 한국의 실근로시간은 2119시간에서 1904시간으로 215시간 단축돼, 해당 기간 OECD 평균(1천739시간→1천719시간)과의 격차가 380시간에서 185시간으로 줄었다.

경총은  "통계 방식 및 노동시장 환경의 국가 간 차이를 고려하면 근로시간 국제 비교는 한계가 있음에도 우리나라 전체 임금근로자의 연간 실근로시간이 OECD 평균보다 크게 높다는 수치가 오랫동안 '장시간 근로 국가'라는 근거로 활용됐으나 이제는 해당 통계로도 격차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 우리나라와 OECD 국가 임금근로자 1인당 연간 평균 실근로시간 변화 추이 (경총 자료)
△ 우리나라와 OECD 국가 임금근로자 1인당 연간 평균 실근로시간 변화 추이 (경총 자료)


2022년 주당 평균 실근로시간 韓 42시간 vs OECD 평균 40.7시간

경총은 근로시간이 짧은 파트타임 근로자를 제외한 풀타임(전일제) 근로자 실근로시간을 OECD 평균과 비교한 결과도 제시했다.  OECD가 한국의 풀타임 임금근로자 통계를 제공하지 않아 경총이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원자료를 OECD 기준에 맞춰 추출한 뒤 이를 OECD가 공표한 평균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2001년에는 한국 풀타임 근로자의 주당 평균 실근로시간이 50.8시간, OECD 평균은 40.9시간으로 격차가 9.9시간이었으나 지난해에는 한국 42.0시간, OECD 평균은 40.7시간으로 격차가 1.3시간으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7개국(G7) 중 OECD에 관련 통계가 없는 캐나다·일본을 제외하고 5개국(프랑스·이탈리아·독일·영국·미국)과 한국의 주당 평균 실근로시간 증감률을 비교해도 한국이 2001∼2022년 17.3% 감소하는 동안 나머지 5개국은 0.9∼4.6% 줄어드는 데 그쳤다고 경총은 설명했다.

임금근로자뿐 아니라 자영업자까지 포함한 '풀타임 취업자'의 주당 평균 실근로시간을 산출한 결과에서도 한국은 2001년 53.7시간에서 지난해 43.2시간으로 10.4시간 줄어든 반면 OECD 평균은 같은 기간 42.8시간에서 40.8시간으로 2.0시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한국과 OECD 간 풀타임 취업자의 실근로시간 격차는 2011년 10.9시간에서 지난해 약 2.5시간으로 줄었다.

하상우 경총 경제본부장은 "우리나라는 여러 요인을 고려하면 이제 근로시간이 OECD 평균과 비교해도 과도하게 길다고 볼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저성장 극복을 위해서는 이제 장시간 근로국가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근로시간 유연화 등 생산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을 적극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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