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올 하반기에도 광고주들의 보수적인 광고 집행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TV와 신문 등 레거시 미디어를 중심으로 광고비가 줄어들었고, 디지털을 중심으로 효율을 추구하는 마케팅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광고회사의 미디어플래너 6명을 초청해 좌담회를 열고 올 하반기 광고 시장 전망에 대해서 들어봤다. 또한 OTT(인터넷동영상서비스) 등에 대한 마케팅 전략 및 매체별 광고 집행 계획을 논의 했다. 좌담회 참석자들의 익명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원고에서는 예명을 사용했다.

[참 석 자] 유아름 / 윤다운 / 민우리 / 박강산 / 이대한 / 오민국
*본 좌담회의 내용은 한국광고주협회 및 참여한 광고회사의 입장과는 무관한 개인의 의견임을 명시합니다.

올해 상·하반기 매체별 광고집행 계획을 비교하면?

▲유아름 = 작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가 위축됐다. 광고시장도 상반기에 하락폭이 심했고 대형 광고주들이 예산을 많이 삭감했다. 레거시 미디어들이 감소폭이 크고 디지털미디어도 감소폭 적다. 하반기는 감소폭은 줄지만 전년만큼 올라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다운 = 디지털 부문은 상대적으로 동영상광고 등 브랜딩 쪽의 감소가 심하고 퍼포먼스는 양호한 편이다. 광고주들이 상반기 줄였던 광고비를 늘리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민우리 = 상반기 광고비가 상당히 줄었다. 3~5월 관행적으로 광고하던 광고주가 TV CF 런칭을 안하거나 디지털 캠페인으로 축소했다. 경기가 회복된다는 전망이 있지 않은 이상 하반기도 비슷할 것으로 본다.

▲박강산 = 디지털 부문은 2분기 회복세를 기대했는데 여전히 좋지 않다. 3분기도 쉽지 않을거라고 보며 광고주 예산이 감소해 TV보다 디지털에서도 퍼포먼스 광고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쪽은 광고비 규모가 작아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이대한 = TV는 상반기에 전년대비 20% 가까이 빠진 것으로 본다.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던 디지털의 성장폭도 줄어서 전년과 유사하거나 소폭 증감이 예상된다. 옥외도 15~20% 정도 축소되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다.

▲오민국 = 우리 회사 기준으로 전년 대비 디지털광고 비중이 더 늘었다. TV 쪽을 아예 안하거나 디지털 늘리려는 광고주 많아졌다. 1분기 하락세를 2분기서 다소 회복했다. 하반기 여행 활성화, 오염수 등 이슈와 관련된 광고집행이 있을 것으로 본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디지털 선호 현상은 유지될지?

▲윤다운 = 제가 자문한 광고주들은 디지털 광고에 대한 호기심이 끝나가는 분위기다. 특히 타사의 광고시청률, GRP 등을 확인가능한 TV와 달리 같은 업종의 광고 데이터를 얻을 수가 없다는 점이 불만이다. 한번 체감해보자는 입장으로 디지털에 접근했다가 부정적인 내부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박강산 = 부정적인 입장이다. 광고주들이 디지털 광고에 실망하는 분위기다. 디지털렙사들도 이전처럼 성장하는 건 어렵다는 인식이다. AE들이 데이터를 요청할 때 이전에는 디지털 효과만을 요구했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TV와 디지털을 엮으려는 요구가 많다.

▲박강산 = TV가 살아나야 디지털도 같이 올라갈 수 있다. (내부자료 의하면) 구글도 동영상/DA 중 동영상 매출이 상당히 줄었다. TV가 위축되면서 영상보다 이미지, 배너 등 DA 쪽 광고가 늘어났다.

▲이대한 = 올해는 특이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TV 등 ATL매체에서 감소한 이용자·광고비는 다른 매체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올해는 이런 흐름이 안 보이고 전반적으로 감소 중이다. 광고비는 광고주가 안 쓰기 때문이겠지만 이용자들의 실종은 특이한 상황이다.

 출처 : 이미지투데이,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출처 : 이미지투데이,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시청자 감소와 고령화 추세인 TV 광고에 대한 평가

▲오민국 = TV는 콘텐츠와 디바이스를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흔히 생각하는 시청률은 디바이스의 시청률이지, 콘텐츠가 갖는 전체 시청률이 아니다. 디바이스로서 TV는 내리막일 수 밖에 없다. 방송과 유튜브가 화면크기, TV와 스마트폰이라는 매개체를 제외하고 큰 차이가 있는가? 그러나 TV의 영향력을 콘텐츠 측면에서 보면 파급력이 있다.

특히 TV가 가진 확연한 장점이 가시성이다. 3억을 집행했는데 유튜브에 광고 집행을 하면 팀원도 사장도 못 봤다고 한다. 이런 부분은 옥외도 마찬가지지만 TV는 가시성이 높고 광고주의 체감 만족도가 높다. 광고 수용성 태도를 봐도 TV에 대한 신뢰가 높고 디지털은 허위광고, 사기 등 부정적 인식이 있다. 2049 타깃이라도 예산이 되면 TV를 같이 집행하는 것이 맞다.

▲유아름 = 상반기 콘텐츠를 보면 닥터 차정숙, 낭만닥터 김사부, 구미호뎐 3개의 실시간 시청률 총합이 32%가 나온다. 방송사가 만드는 콘텐츠 파워는 여전히 강력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매체 이용행태가 변했으니 방송사도 콘텐츠를 어떤 식으로 유통할지 고민해야 한다. 방송사를 보면 한 콘텐츠를 두고 TV광고 파는 팀과 유튜브 유통팀, 예능 광고팀 등 나눠져 있다. 방송사가 통합해서 관리하면 더 좋은 광고 재원이 나올 것 같다.

▲민우리 = 10년 전인 2013년과 올해의 채널별 평균 시청연령을 비교해 봤다. 채널별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4~7세 정도 연령이 높아졌다. 반면 특정 채널은 11세가 나왔다. 실제로 그 채널에 대한 광고주들 반응도 부정적이다. TV 광고가 액티브시니어를 타깃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 방송사도 유튜브로 콘텐츠를 유통해 보완하려고 시도 중이다. 2049타깃이라면 TV와 디지털의 믹스가 필요하다.

▲이대한 = 주변만 봐도 실시간 TV 시청자가 급감했다. 프로그램 재방송을 유튜브 숏폼으로 요약해서 보는 시대다. 소비력있는 50대 이상 시니어 대상 매체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49 타깃이라면 온니 디지털은 아니지만 TV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거라 본다. 물론 예산에 다라 다르다.

▲윤다운 = 최근 2030 여성이 타깃인 광고주를 자문한 바 있다. 예산이 적어 2030이라면 TV보다 디지털광고를 집행하라고 추천했다. 집행 후에 윗분들이 하나도 못 봤다며 광고효과에 의문을 갖는다는 피드백이 왔다. 디지털 특성상 타깃(2030 여성) 대상으로 광고가 집행되었기 때문인데 결국 TV로 방향을 전환해야 했다. 그런 내부적인 문제도 광고 집행에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편집자주 = TV-디지털 통합 광고판매에 대해 지상파방송 관계자는 이전부터 자주 제시돼온 의제지만 OTT 멤버십과 콘텐츠 홀드백, 기존 관계사들과의 계약 등 유통 구조상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광고가 없는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 증가 현상을 어떻게 보는지?

▲윤다운 = 데이터를 보면 유튜브의 최대 도달 추정치가 감소하는 추세다. 구글에 무한정 광고 집행했을 때 최대 도달률이 90%로 추정되는데 지금은 80%대까지 내려왔다. 유튜브도 고령화 진행중이다. 10~20대 타깃은 광고단가가 불합리한 경우가 많다. 메타(SNS)나 틱톡을 추천하고 있다.

▲유아름 =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는 전체의 20% 수준이며 20대는 30%가 넘는다. 우리는 동영상광고 집행시 SNS도 꼭 같이 하고 있다. SNS는 구독요금제와 관계없이 피드에 노출된다.

유튜브의 광고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는지? 효과는 있는가?

▲윤다운 = 광고주가 렙사에서 받는 (유튜브의) 임프레션(광고 노출 횟수) 수치를 인구 수로 나누면 방송의 GRP와 유사한 개념이 된다. 광고주 데이터로 비교 조사를 해보니 편차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GRP 대비 1/2 정도로 계산하면 체감상 비슷하다고 본다. 
*GRP(Gross Rating Point) : 일정기간동안 집행된 특정 광고 또는 프로그램·채널 등의 시청률 합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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